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사회를 경악하게 한 범죄관련 증후군

법무부 블로그 2016. 1. 21. 09:00

 

 

증후군이란 병적인 증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손목터널 증후군 처럼 신체에 이상을 동반하는 증후군은 우리가 흔히 겪는 병이기도 한데요. 이런 신체의 이상을 동반한 증후군 말고, 사회적 영향에 따른 성격 이상과 같은 증후군이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후군들은 잘못하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큰데요.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소재로도 자주 사용되는 범죄 관련 증후군들을 찾아봤습니다.

 

거짓말을 진실이라 믿는 병 리플리증후군

 

 

 

영화 화차는 여주인공의 리플리증후군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거짓을 말하면서 자신도 그것이 진실이라 믿고, 거짓말이나 거짓된 행동을 상습적으로 하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리플리 증후군은 과거 미스 리플리라는 mbc드라마에서부터 영화 화차(2012)’, ‘거짓말(2015)’, ‘멜리스(2016개봉예정)’ 등에서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리플리증후군의 공통적인 특성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는 것, 현실 도피의 열망이 아주 강하다는 것,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가 될 텐데요. 현실에서의 결핍을 거짓말로 가리고, 그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어버림으로서 현실을 도피하는 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결국에는 자신이 만든 거짓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분간할 수 가 없어서 잘못을 하고도 잘못한 것을 모르고, 범죄를 저지르고도 범죄를 저지른 줄 모르는 상태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 세계를 믿는 것만으로도 무슨 범죄가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생각할 게 아닙니다. 영화 화차에서 주인공 경선(김민희 분)은 자신의 불우한 환경을 감추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살인이라는 범죄까지 저지른 상태였으며, 자신이 죽인 사람의 신분으로 살면서 문호(이선균 분)와 결혼까지 약속하게 됩니다. 리플리 증후군 환자가 타인의 삶이 자신의 삶이라고 믿어버리고 타인을 해치게 될 가능성을 보여준 아주 무서운 영화였습니다.

 

친구들끼리 하는 작은 거짓말이 죄가 될 수는 없지만 수사를 방해하는 거짓말이나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는 거짓말은 당연히 범죄가 됩니다. ‘리플리증후군은 단순한 거짓말을 넘어 병증을 얘기한 것이므로, 죄값을 묻는것과 동시에 적절한 치료도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관심을 얻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병 뮌하우젠 증후군

뮌하우젠 스스로 자해를 하거나 꾀병을 부리면서 타인에게 관심을 얻었을 때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타인의 몸에 해를 가하고, 그것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도 있는데, 이를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대리가 붙던 붙지 않던, 뮌하우젠 증후군은 관심 받고 싶은 욕구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과거, 아픈 아들의 이야기를 블로그로 써 오던 한 파워블로거가 사실은 아들을 아프게 함으로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함이었다는 충격적인 실체가 밝혀진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과 동정을 받기 위해 아들을 일부러 아프게 한 비정한 엄마였다는 게 세상에 알려지면서, 뮌하우젠 증후군이라는 병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호킹박사의 두 번째 아내이자 간호사였던 일레인은 대리뮌하우젠 증후군으로, 포킹박사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해왔습니다.

 

리플리증후군이 허언증이라면, 뮌하우젠 증후군은 과도한 관심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과학자 스피븐 호킹박사의 간호사이자 아내였던 일레인역시, 루게릭병으로 온 몸을 사용하지 못했던 호킹 박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사람들 앞에서는 그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즐겼다는 사실은 이미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대상으로 폭행이나 죽음에 이르게까지 할 수 있는 아주 무서운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리셋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병 리셋 증후군

리셋증후군은 컴퓨터를 리셋하듯이 현실도 리셋할 수 있다고 믿는 증상입니다. 흔히 인터넷 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중독 증상이 심해져서 현실과 가상 세계는 다르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인터넷으로나 할 수 있는 일들을 현실에서 저지른 후, 리셋할 수 있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입니다.

 

 

네이버 웹툰 기기괴괴루시드컨이라는 에피소드에서 리셋증후군을 만날 수 있습니다.

 

리셋증후군의 문제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냥 리셋 해 버리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범죄를 저지르고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군요. 네이버의 기기괴괴라는 웹툰에서도 리셋증후군을 다룬 에피소드가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요. 꿈이라는 것을 자각한 상태에서 꿈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루시드컨이라는 기계를 이용해 꿈 속에서 갖은 범죄행각을 저지르지만 결국에는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해 현실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이 또한 폭행이나 살인, 성폭력 등 상상으로 저지를 수 있는 모든 범죄를 현실에서, 현실이 아니라는 착각 속에 저지를 수 있습니다. 이 병은 1990, 일본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문명의 이기가 만든 심각한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은 손목 터널 증후군, 만성피로 증후군 등 크고 작은 증후군 하나쯤은 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증후군은 단순한 병이 아닌, 사회 자체를 무너트리는 아주 무서운 증후군들입니다. 이러한 증후군이 왜 생겨나는지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의 진심과 관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들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쌓으며 살아왔다면 그들은 결코 무서운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병들어가는 사회 속에서 내 가족과 이웃은 내 무관심 속에 병들어가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8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원지연(일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