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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의 국내 송환 비하인드 스토리

법무부 블로그 2015. 9. 30. 09:00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죄인 16년 만에 국내 송환

최근 갑자기 뉴스에 다시 등장하며,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이태원 살인사건입니다. 19974,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당시 홍익대학교 학생이던 조중필씨가 칼에 무참히 찔려 살해당합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은 두 명. ‘아더 패터슨과 그의 친구 에드워드 리였습니다. 이 둘은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서로 범인은 상대방이며 자신은 목격만 했다고 주장했죠. 그러다 에드워드는 98년 무죄를 선고받고, 이에 패터슨은 검찰에서 살인혐의로 재수사를 받던 도중 99년 미국으로 도주했습니다.

 

 

연합뉴스

 

그 후로 16년이 흘렀습니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이 사건이 잊혀져 갔지만, 법무부는 끝까지 그를 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15923,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죄인 패터슨이 드디어 국내로 송환되었습니다.

 

범죄인을 송환하기 위한 법무부의 노력

아무리 범죄인이라 해도 다른 나라의 국민을 우리나라로 송환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법무부는 그 동안 패터슨을 송환하기 위해 ‘007 작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미국 법무부와 긴밀하게 공조하여 패터슨의 소재 파악을 추진해 왔는데요. 200910, 드디어 패터슨의 소재를 확인하고 즉시 미국에 패터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습니다. 국제공조의 중앙기관인 양국 법무부 간의 협력이 빛을 발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115, 패터슨은 드디어 미국 내에서 체포됩니다. 그는 당시 체포된 후 곧 범죄인인도 재판에 회부됐고, 201210월에는 미국 법원에서 범죄인인도 허가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습니다. 패터슨은 범죄인인도와는 전혀 별개의 제도인 인신보호청원을 제기하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송환을 저지하고 지연시키려 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파렴치한 태도로 일관한 그를 붙잡기 위해 법무부는 더욱 은밀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합뉴스

 

범죄인인도 청구 이후 법무부는 수차례 미국 워싱턴 DC와 서울을 오갔습니다. 바로 미국 법무부와 실무협의를 개최해 패터슨 사건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 관계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기 위해서였는데요. 패터슨의 송환을 위해 미국 재판에 꾸준히 대응해 온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패터슨이 제기한 인신보호청원이 최근 미국 법원 항소심에서 기각되고 재심 신청도 기각됨에 따라 패터슨을 송환할 수 있는 계기가 극적으로 마련됐습니다. 법무부는 이를 놓치지 않고 미국 당국과 집중 협의한 끝에 패터슨을 전격 송환하게 됩니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중에서 네이버 영화검색

 

죽은 자는 있으나, 범인은 없었던 사건비로소 실마리 찾다.

사건 당시 대학생이던 피해자 고 조중필 씨는 어린 나이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살해됐습니다. 가족들과 그의 억울한 사연은 당시 뉴스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전 국민의 분노를 사기도 했죠.

 

이에 법무부는 단순히 범죄인의 송환 업무를 진행한다는 차원을 넘어, 해외 도피 등의 이유로 범죄인이 처벌받지 않는 사각지대를 없애 형사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자 다짐했습니다. 이는 조중필 씨를 비롯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중에서 네이버 영화검색

 

미국 역시 이태원 살인사건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관심과 공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패터슨이 자국민임에도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이는 그 동안 쌓인 한미형사사법 당국 간의 깊은 신뢰가 낳은 결과였습니다. 이렇게 미국으로의 도주 후 무려 16년 이상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패터슨의 건은 드디어 종결을 향해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법무검찰은 패터슨이 범죄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사건 이후 18년이 지났지만, 과학수사기법 역시 다양한 발전을 이뤄온 만큼 반드시 유죄를 밝히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범죄 후 해외도피도 끝까지 찾아낸다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가슴 아픈 세월이었을 16……. 드디어 그 고단한 슬픔의 시간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번 한국과 미국의 사법공조로 패터슨은 곧 대한민국 법의 심판대에 오르고 곧 처벌을 기다리게 됩니다. 아쉬운 점 역시 존재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아들을 떠나보내고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피해자 가족들의 심정 역시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겠지요.

 

그렇지만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의 책무가 아닐까요? 범죄를 저지르고 범인이 도피할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범인을 검거하여 그 죗값을 치르게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 법무부의 방침입니다.

 

 

안양 환전소 살인사건 최세용 송환()모습과 김성곤()송환 모습 연합뉴스

 

패터슨의 국내 송환 이전에도 법무부는 안양환전소 살인사건의 용의자 최세용과 김성곤을 도피국인 태국, 필리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추적 검거하여 국내로 송환하였습니다. 과거에는 범죄 후 해외 도피를 하면 절대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범죄자들 사이에 퍼져 있었을지 모르나, 이제는 범죄인이 도피할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법무부는 국제공조 기관으로서 외국 공조기관 및 법집행 기관과의 네트워크 확대 국내 유관기관과의 협력 강화 국가별사안별 맞춤형 송환 추진 등의 노력을 통해 해외로 도피한 범죄인들에 대한 송환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입니다.

 

= 7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준영(일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