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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으로 주민 갈등을 극뽁~! 여주보호관찰소

법무부 블로그 2015. 9. 14. 17:00

 

지역이기주의를 풀어낼 방법, 소통!

중학교 때 사회 교과서에서 배웠던, ‘NIMBY현상이라는 말을 기억하시나요? 처음 들으면 난해할 수 있는 이 용어는 ‘Not In My Back Yard’의 약자로서, 자신의 지역에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기피하는 지역이기주의를 뜻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소위 말하는 혐오시설이 입주하는 것을 반대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집값 하락이나 지역의 치안 등, 시설을 기피하는 이유도 다양한데요. 교도소나 구치소, 보호관찰소와 같은 법무부의 교정·보호시설들 역시 지금까지 이러한 기피 대상들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민들의 반대 없이, 오히려 열렬한 환대를 받으며 지역사회에 정착한 보호관찰소가 하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수원보호관찰소 여주지소(이하, 여주보호관찰소)’인데요! 보호관찰소라는 시설이 두 팔 벌려 환영할만한 시설이 아니었음에도 성공적으로 이전에 성공한 까닭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여주로 향했습니다.

 

 

여주보호관찰소에서는 커피 무료제공은 물론, 다양한 전시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소통의 힘을 보여 준 여주보호관찰소

범죄자 세 명중 한 명이 1년 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요즘의 사회적 현실 속에서,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보호관찰의 역할은 점점 강조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에 따라, 현재 많은 보호관찰소들이 인력 충원과 시설 노후화에 따른 이전을 필요로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관련이 있는 보호관찰소가 내 집앞에 들어오는 것을 쉽게 허락할 주민은 없을 겁니다. 실제로, 시설 이전문제를 두고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월활한 이전을 진행하지 못하는 곳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여주보호관찰소도 초기의 이전 논의 단계에서는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을 겪었습니다. 아무래도 치안 문제를 염려하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존재했는데요. 이에 여주보호관찰소는 시 의회 의원, 시민단체 전문가, 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12명의 다자간협의체를 구성하여, 10여 차례 이상의 깊은 논의를 거친 끝에 공동체 구성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여주보호관찰소의 개방시설 안내 표지판

 

특히, 협의 과정에서 보호관찰소는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계획들을 제시했는데요. 주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범죄예방 건축설계기법인 셉테드(CEPTED)를 건축 과정에서 적용하고, 헬스장, 정보화교육원, 탁구장, 북카페 등의 다양한 주민친화시설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여주보호관찰소는 점차 기피시설이라는 불명예를 탈피해 갔습니다. 지난 827, 이전식에 방문한 김현웅 법무부장관 역시 축사에서 주민들과의 화합을 통해 보호관찰소 이전에 성공한 전국 최초의 사례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여주보호관찰소가 운영 중인 주민친화시설들은 인근 시민들에게 정말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헬스장과 탁구장에서 열심히 운동을 한 후에, 정보화교육장과 북카페에서 지식까지 쌓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친화시설들은 단순한 보여주기 식의 겉치레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주민친화시설의 모습. 차례로 헬스장, 정보화교육장, 탁구장, 북카페

 

취재 과정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 역시 주민친화시설들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여줬는데요. 여주보호관찰소 탁구장에서 레슨 강사로 일하는 송익현 씨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보호관찰소 주민친화시설에서 탁구 강사로 일하는 송익현 씨

 

Q. 보호관찰소 입주 과정에는 주민들의 보통 주민들의 반대가 뒤따르기 마련인데요. 여주보호관찰소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A. 주민들의 반대는 대부분 보호관찰소가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재범률이 감소하도록 노력하는 곳인데도 말이지요. 저도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우리 지역에 보호관찰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좋습니다.

 

Q. 주민친화시설이 멋지게 꾸며져 있는데요. 주민들이 자주 사용하시나요?

A. 아무래도 저는 이곳에서 탁구 레슨을 하고 있기에 많이 사용합니다. 요즘 생활체육이 인기임에도 마땅히 할 데가 없었는데, 보호관찰소 주민시설 개방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주민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언제나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여주보호관찰소는 청사 내부를 다양한 예술 작품으로 꾸미고, 명사 초청 강연 등의 문화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등, 주민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소통하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괜히 시민들의 환영을 받는 것이 아니겠죠?

 

 

여주보호관찰소,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거듭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했듯이, 사람들은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 협력하며 살아갑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결국 어느 곳엔가는 필연적으로 타인이 꺼리는 시설이 생길 수밖에 없을 텐데요.

 

여주보호관찰소는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 있는 지역이기주의 현상을 지혜롭게 해결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다른 기관에서도 여주보호관찰소의 사례를 참고하여 갈등을 좁혀나가는 방법을 찾길 바랍니다. 앞으로 다양한 기관들이 주민들과의 소통과 화합을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의 갈등을 줄여 나가면서 지역이기주의라는 말 자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길 바라봅니다.

 

취재 = 7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남장현(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