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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에 낙서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법무부 블로그 2015. 1. 7. 17:30

 

 

최근 경남 합천군 해인사 내 전각 벽에서 이상한 낙서가 발견됐는데요.

해인사에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이 보존되어 있는 장경판전이 있는 곳이니만큼

그 역사적‧문화적 의미가 아주 깊은 곳이지요.

그런데 이 해인사 대적광전을 비롯한 사찰 내 외벽 22곳에

누가 ‘侍天主造化定永世不亡萬事知, 至氣今至願爲大降(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지기금지원위대강)’이라는

한자 21자를 T자 모양으로 적어 놓았습니다.

 

 

▲ 출처: YTN 2014-11-26

 

이 낙서를 한 범인은 바로 40대 여성 김 모씨로,

이 여성은 기도문을 적으면 악령을 쫓아낼 수 있다는 생각에 낙서를 했다고 하는데요.

비록 악의적인 목적으로 낙서를 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답니다.

 

자, 그럼 먼저 ‘문화재보호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문화재보호법이란, 말 그대로 문화재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법률로,

문화재의 지정과 보존, 수리 및 관리, 반출과 훼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해인사 전각에 한문 낙서를 한 것은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 문화재보호법 제3조(문화재보호의 기본원칙)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은 원형유지를 기본원칙으로 한다.

§ 문화재보호법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① 국가지정문화재(중요무형문화재는 제외한다)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1. 제1항에 규정된 것 외의 지정문화재 또는 가지정문화재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

2. 일반동산문화재인 것을 알고 일반동산문화재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 

       

유형문화재 256호인 해인사 대적광전을 비롯한 전각 22곳에 낙서를 한 것은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문화재보호법 제 92조에 의해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처벌을 받게 된답니다.

 

그렇다면 몇 년 전 일어난 숭례문 방화 사건의 범인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일까요?

2008년 국보 1호인 숭례문에 불을 놓아 타게 한 방화범 또한 문화재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답니다.

    

§ 문화재보호법 제94조(「형법」의 준용)

다음 각 호의 건조물에 대하여 방화, 일수(溢水) 또는 파괴의 죄를 범한 자는 「형법」 제165조·제178조 또는 제367조와 같은 법 중 이들 조항에 관계되는 법조(法條)의 규정을 준용하여 처벌하되, 각 해당 조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1. 지정문화재나 가지정문화재인 건조물

2. 지정문화재나 가지정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건조물

§ 형법 제165조(공용건조물 등에의 방화)

불을 놓아 공용 또는 공익에 공하는 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 또는 광갱을 소훼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숭례문은 국보 1호로서 우리나라 국민 모두의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엄청난 중요성을 가진 국가지정문화재에 불을 지른다는 것은 큰 죄이므로 이같은 처벌을 받게 된 것이지요.

 

그렇다면 외국에서는 문화재 훼손에 대해 어떻게 처벌할까요?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콜로세움에 낙서를 새긴 관광객에게

2만유로(2700여만원)의 벌금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답니다.

이 러시아인 관광객은 콜로세움 1층 내부 벽에 돌 조각으로 자신의 이니셜 ‘K’를 새기다 적발되었다고 하는데요,

올해만 해도 콜로세움을 훼손하려다 적발된 외국인 관광객이 5번째에 이를 만큼 문화재 훼손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중국은 더욱 심각한 문화재 훼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원래 ‘장성보호조례’에 따르면, 중국의 만리장성에서 낙서 등을 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으로 최고 600만원을 물어야 했습니다. 개인의 경우 최저 1만위안(약 121만원)에서 최고 5만위안,

법인이나 단체·기관 등은 최저 5만위안에서 최고 10만위안에 이르는 높은 벌금이었는데요.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리장성에서의 낙서가 줄어들지 않아 훼손 정도가 더욱 심해지자

결국 중국 정부는 가장 낙서가 많은 만리장성 무티아뉴 구역에 ‘프리 낙서 존’을 조성하고

전자 낙서벽을 설치하기까지 했답니다.

 

문화재는 어느 한 사람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아끼고 보존해야 할 모두의 것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고 오래 남아 있기 위해서는 ‘나 혼자쯤이야’라는 생각은 버려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