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콘의 브라우니가 대세라고 합니다.
브라우니의 견주 정여사는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물어~ 물어~ 브라우니'를 외치죠?
▲ 출처: KBS 개그콘서트 '정여사' 코너 中
어제 3시쯤이었나 봅니다. 12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녀가 길을 가고 있더군요.
길가 코스모스를 손으로 매만지기도 하고, 빨갛게 익은 감을 올려다보며 입맛을 다시기도 하고요.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인 듯 등에는 앙증맞은 가방을 메고서 말이에요.
모든 게 너무나 평화스러웠지요.
그 순간, '왈~ 왈~'
골목에서 찢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어 애완견 한 마리가 무서운 기세로 달려 나왔습니다.
그 개는 망설임도 없이 소녀에게 덤벼들었습니다.
다리를 물린 소녀는
'으악~~' 소리를 지르며 골목을 달아났습니다.
기세가 오른 개는 소녀의 다리를 문 채 놔 주지 않았습니다.
차 안에서 범행 현장을 목격한 저는
차 문을 열고 소녀에게로 달렸습니다.
그러나, ‘야! 저리가!’라는 한마디로
사건은 바로 종결되었습니다.
저보다 한발 앞서 외출 중이던 개 주인의 외침이 사건을 해결한 것이었죠.
아이는 다행히 다리가 아니라 바지를 물린 듯 상처는 없었습니다. 너무나 위험천만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올랐죠…….
브라우니, 물어! 물어!를 외치는 정여사의 말을 듣고 정말 브라우니가 사람을 물면 어쩌죠?
▲ 출처: 조이뉴스 24 (편집)
===================■ 정여사의 형사적인 책임 ■===================
◈ 브라우니를 시켜 사람을 물게 했다면?
평소 브라우니 견주 정여사는 가게 점원 송병철에게 감정이 많았죠.
산 물건에 하자가 있어 바꿔 줄 것을 여러 번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시당하기 일쑤였죠.
진상녀라며 창피까지……. 결국 정여사는 앙심을 품게 됩니다.
정여사는 매일 브라우니에게 훈련을 시킵니다.
‘물어! 브라우니!’를 신호로 공격신호를 내리는 거죠.
정여사의 지시에 따라 브라우니가 송병철을 물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 출처: 이데일리
개를 도구로 이용한 상해죄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처럼 정여사가 고의적으로 사람을 물게 할 목적으로
브라우니에게 훈련을 시키거나 지시를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하겠죠.
§ 형법 제257조 (상해)
①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목줄을 풀어 놓았는데 브라우니가 사람을 물었다면?
요즘 브라우니의 인기에 힘입어 정여사도 주가가 많이 올랐죠.
인터뷰 요청도 쇄도하고, 여기저기 출연 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죠.
어느 날 예능 출연에 바빴던 정여사는 브라우니의 목줄을 묶는 것을 깜빡하고 말았죠.
마침 송병철이 개콘 출연을 위해 바삐 길을 가고 있었죠.
목줄이 풀린 브라우니가 송병철에게 달려들어 물어 버렸다면......?
실수로 풀어놓은 브라우니가 사람을 물었다면
정여사는 상해를 입힌 책임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허술하게 묶었을 경우도 마찬가지죠.
형사(刑事)상 자신의 개가 남을 공격한 데 대해서는
‘과실치상’죄가 적용되고요, 보통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창원지방법원은 2003년 6월,
집에서 키우는 개가 사람을 물어 상해를 입힌데 대해
견주인 정모(45)씨에게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진돗개를 키우고 있으면
평소 집에 출입하는 사람에 대하여
위해가 가지 않도록 개줄이 풀리지 않게 단단히 묶는 등
위험발생을 미리 막아야 할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점이 인정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죠.
▲ 출처: 구글이미지 (편집)
포항지방법원 형사2단독은 2011. 8. 중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개 주인 J(56)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금고 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J씨가 개 관리자로서 묶어 놓은 끈이 풀리지 않게 하는 등
사람을 해치지 못하도록 해야 함에도 사전에 안전을 도모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 아트 놀이터에서 아이를 공격하는 진돗개 (출처: 2012.7.19자 연합뉴스)
§ 형법 제266조 (과실치상)
①과실로 인하여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 형법 제268조 (업무상 과실․중과실 치사상)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정여사의 민사적인 책임 ■===================
◈ 손해배상 책임
개콘 출연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길을 가던 송병철,
느닷없이 달려든 브라우니에게 다리를 물려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됐죠.
봉변을 당한 송병철은 브라우니의 견주 정여사에게 어떤 민사상 배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 진돗개에게 물린 상처 (출처: 연합뉴스)
브라우니가 사람을 물었다면 정여사는 형사책임과 별도로 민사상 손해도 배상해야 하죠.
이때 손해배상 범위는 상대방의 치료비, 일실손해, 정신상의 위자료를 포함합니다.
다만, 브라우니가 피해자 송병철을 물게 된 과정에서 송병철에게 과실이 있었다면
견주인 정여사는 그 과실의 비율만큼 손해액의 감액을 주장할 수 있겠죠.
창원지법 민사 3단독은 2006.11.10. 자신의 6살인 딸이 개에게 얼굴과 다리 등을 물리자
견주인 Y씨 부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개 주인에게 2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민사4부(김정욱 부장판사)는 2011.6.8 산행 중
우리를 탈출한 개에게 물려 상해를 입은 양 모(41.여)씨가
개 주인 김 모(46)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는 1,39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죠.
§ 민법 제759조 (동물의 점유자의 책임)
①동물의 점유자는 그 동물이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동물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그 보관에 상당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점유자에 갈음하여 동물을 보관한 자도 전항의 책임이 있다.
국내 애견 인구는 1천만 명, 애견 수는 약 500만 마리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하죠.
그러나 우리의 애견문화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개콘에서 정여사는 브라우니를 끌고 다니면서 점원인 송병철을 협박하죠.
실제라면 보기만 해도 위협적인 상황 아닌가요?
<애완견 기를 때의 매너>
1. 산책을 갈 때는 목줄은 꼭 한다. (큰 개일 경우는 입마개도 꼭 한다.)
2. 산책 갈 때 배설물을 치울 준비는 꼭 하고, 산책 중 애완동물이 배설했을 경우, 반드시 바로 치운다.
3. 공공장소, 애완동물이 가면 안 되는 곳은 데려가지 않는다.
4. 애완동물을 데리고 탈 수 있는 대중교통도 규정을 준수해 가방 등에 넣어서 데려간다.
5. 운전할 때 애완동물을 안고 하는 행위는 위험하므로 안전을 지킨다.
6. 애완동물도 하나의 생명체이므로 소중히 여기고, 산책, 예방접종 등을 준수한다.
7. 애완동물을 키울 때는 책임이 따른 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8. 모든 사람이 나처럼 애완동물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자.
나에게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애완견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칼이나 총과 다를 바 없는 '위험한' 것일수도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 출처: 페이스북 '브라우니' 페이지
꼴불견 정여사들~ 브라우니! 물어! 물어!
사진= 알트이미지
기사= 군산보호관찰소 보호주사 임춘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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