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1345 외국인종합안내센터.
이곳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이야깃거리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그 이야기 속으로 함께 가보시죠!
* * *
상담원 : 반갑습니다. 1345 안내센터 여은아 입니…까?
고객 : 아니….
상담원 : 죄송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이런… 또 실수다…. 정말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실수를 해버렸군.
자기 이름을 고객에게 묻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많진 않지만 상담에 익숙해지다 보니
정말 부끄럽게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상담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주위를 기울여 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경청.
언젠가 QA 시간에 무척 강조해서 들은 기억이 난다.
작년 이맘때쯤 상담 사례를 작성할 때는 신입이었고 상황이 딱한 외국인들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잘 안내해야 하다는 의무감이 강해
하나 하나 매번 경청하고 주위를 기울였던 것 같다.
지금은 무척이나 상담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졌지만…
뭔가 하나 빠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번은 이런 적도 있다.
중국어 전화가 들어왔다.
받자마자 한국어로 말씀을 하셔서 한국어 전화로 착각한 것부터가 실수였다.
고객 : 칭구꺼 되요?
상담원 : 고객님, 친구꺼요? 친구꺼는 안되세요. 본인이 오셔서 업무를 처리하셔야 합니다.
고객 : 어… 칭구꺼 안되요?
상담원 : 안됩니다. 본인 오시라고 하세요.
고객 : 칭구꺼 안되요? 칭구꺼요~.
계속되는 고객의 질문에 나는 언성을 좀 높여서 강하게 말했다.
상담원 : 안됩니다. 본인 아니면 안되세요!
고객 : 칭구꺼 안대요? 칭구꺼(중국어) 눌렀는데….
상담원 : (아뿔싸!) 아… 중국어요? 중국어 됩니다. 편하게 말씀하세요.
▲ 출처: 구글이미지
미안한 마음에 내가 아는 모든 중국어의 경어와
각종 미사어구를 총동원하여 상담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무척이나 부끄럽고 당황스러웠고 나중에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조금만 더 귀 기울이면 조금만 더 경청하였다면
나도 그분도 더 유익한 상담이 되었을텐데…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상담을 시작하던 처음 그때로 돌아가 생각한다면 나도 고객도 더 만족하지 않았을까?
물론 처음으로 돌아간다고 다 좋다는 건 아니다.
처음을 생각하면 겸연쩍은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입사하고 얼마 안돼서 카드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더 큰 혜택을 줄테니 카드를 발급 받으라는 전화였다.
바쁜데 계속되는 설명에 전화도 안 끊어서 계속 짜증을 냈는데
마지막으로 그 상담원이 말한다.
“그럼 다음에 신청하시면 더 좋은 혜택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짜증만 내던 나는 이젠 끝났다 싶은 마음에 무심코-
“감사합니다. 여은아였습니다.”라고 말해버렸다.
오~ 끝인사를 왜 내가 했는지….
이 얘기를 한 선배에게 했더니 본인은 신입 때 중국 집에 전화해
무심코 “메모 가능하십니까?”라고 말했다 한다.
우리의 직업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가 보다.
상담원 여은아
* 이글은 2011 외국인종합안내센터 1345 상담사례집의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1345”는 재한외국인의 국내 생활적응에 필요한 민원상담과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관련 정보 등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18개 언어로 언어장벽 없이
전화종합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콜센터입니다.
외국인종합안내센터에서는 하이코리아(Hi Korea, www.hikorea.go.kr) 포탈 웹서비
스로 출입국·체류 안내, 출입국관리사무소 방문예약 및 전자민원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일반전화와 휴대전화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지역번호 없이 1345로 연결됩니다.
-해외에서 이용 시 +82-1345(지역번호 없음)
-상담시간: 평일 09:00~22:00 (야간 18:00 이후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안내 운영)
-자동응답서비스(ARS) 안내사항
1번 : 출입국관리사무소 위치, 사무소별 관할구역 및 근무시간 안내
2번 : 사증신청 결과 조회
3번 : 외국인 퇴직신고 및 방문취업동포 근무처 팩스 신고
0번 : 상담원 연결
-다국어 상담 : 1345 연결 후 ARS 안내에 따라 원하는 언어의 번호를 누르고 *표를 누르면 이용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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