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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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아이들, 이곳에 모이면 방학이 즐거워진다!

법무부 블로그 2012. 1. 26. 17:00

 

 

겨울 방학이 한창인 요즘,

학생들은 지난 학기 때 부진했던 과목을 보충하느라,

또는 평소에 하고 싶었던 활동들을 하느라 무척이나 바쁜 모습입니다.

제 학창시절의 방학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방학의 여유도 없이 분주한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엄마의 입장에서는 새 학년 새 학기를 앞둔 겨울방학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한데요,

겨울 방학을 아주 뜻깊게 보내고 있는 착한 학생들이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모인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보았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이곳은 서울 목동에 위치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3층의 '이민통합지원센터'.

문을 빼꼼이 열고 들어가 보았는데요,

'열공 모드'에 빠진 학생들은 제가 온 것도 모르고 열심히 공부중입니다.^^

 

 

 

 

 

 

사실 이곳은 우리나라로 이주해온 결혼 이주 여성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함께 정보도 나누고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도 자원봉사를 하며 모이는

일종의 '사랑방'과도 같은 곳인데요,

지난 2009년 겨울방학부터는 매 방학마다 이곳 사랑방을

엄마들 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에게도 자리를 내어주어

함께 모여 공부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공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름도 정다운 '도란도란 공부방'!

 

이번 겨울방학에도 중학생, 초등학생으로 나뉘어

화, 금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간씩 공부방을 열고 있는데요,

제가 찾은 날은 중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날~

모두들 차분히 앉아 수학 문제를 진지하게 풀고 있는 모습입니다.

 

 

 

 

   

"자, 이걸 각각 인수분해 하면 어떻게 될까?

다시 한번 풀어볼래? 그렇지, 아주 잘했어."

 

저도 중학생 아이 둘을 키우고 있어서

중학교 교재들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는데요,

좀 창피한 이야기지만 학창 시절부터 수학을 포기했던(?) 저는

요즘 아이들 교재가 어찌나 어려운지 가르쳐 줄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랍니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차분한 목소리로

중학생 동생들에게 천천히 알려주고 있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바로 공부방의 선생님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입니다.

 

 

 

 

 

 

 

 

 

이제 곧 고3이 된다는 진명여고 최지원 학생은

중 2 승철이의 수학 공부를 가르쳐 주고 있었는데요,

이곳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정기적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계신 엄마 덕분에

이번 봉사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멘토가 된 최지원 학생(고2, 왼쪽)과

학습 지도를 받고 있는 홍승철 학생(중2, 오른쪽)

 

"제가 누굴 가르친다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동생들이 잘 따라주고 이젠 친해져서 보람도 있고 즐거워요.

이제 고3이 되니까 그동안 배워왔던 것을 아이들한테 가르쳐 주면서

저 스스로도 복습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 고3 최지원 학생-

 

"고등학생 누나들이 공부를 가르쳐줘서 더 이해가 잘되는 것 같아요.

선생님같은 딱딱함이 아니라 나이 차이가 얼마 안나니까

더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아요."

- 중2 홍승철 학생-

 

승철이의 어머니는 일본에서 오신 ‘야마구찌 히데꼬’ 씨로

결혼이민자 네트워크의 전 회장과 현재 대학 강사 등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고 계신 분입니다.

승철이는 방학이면 이곳 공부방에서 열심히 공부도 하고

한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엄마의 모습을 보며 뿌듯한 마음도 든다고 하네요.

 

 

 

 

 

▲ 은주, 은희, 혁진 삼남매와 학습 지도를 맡은 선진주 학생 (오른쪽에서 두번째)

 

삼남매의 공부 지도를 맡은 고3 선진주 학생 또한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계신 엄마의 모습을 보며

평소에도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처음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우리와는 다를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전혀 다르지 않은 귀여운 동생들이예요.

아이들의 고민들을 나누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진정한 멘토가 되고 싶어요."

 

은주네 삼남매의 어머니 또한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자원봉사도 열심히 하고,

현재 결혼 이민자 네트워크 회장으로 활동 중인 ‘멜로디아’ 씨 (필리핀)인데요,

결혼이민자들의 고충을 함께 나누며 한국에서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돕는

든든한 큰 언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엄마 멜로디아 씨 (필리핀)와 은희, 은주 자매

 

'결혼이민자 네트워크'를 비롯해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도란도란 공부방을 만들게 된 계기를 들어볼까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방학을 좀더 보람있고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고민하던 중, 지역의 고등학생들이 학습 지도 뿐 아니라

또래의 고민을 상담해 주며 멘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란도란 공부방'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들이나 참가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좋아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고요,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와 더욱 소통하고

통합되어 가는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사회통합팀 김영민 반장 -

 

 

 

 

 

 

 

 

 

취재 내내 밝은 모습으로 한데 어울려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저는 정말 흐뭇했는데요,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다문화'의

차별이나 편견이라는 건 전혀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오히려 '다문화 가정'이라는 이름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나 싶기도 해서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보듬어야 할 우리 대한민국의 사랑스런 아이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모두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인재로 자라나길 바랍니다.

 

 

 

 

* '도란도란 공부방'에서 함께 공부해요 *

 

 

1. 일 정 : 2012.1.6.(금) ~ 2012.2.24.(금)

2. 시 간

- 월요일 오전 10:00~13:00, 오후 14:00~17:00

- 화요일 오후 14:00~17:00

- 금요일 오전 10:00~13:00, 오후 14:00~17:00

3. 장 소 :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3층 이민통합지원센터

4. 선생님 : 고등학생 (한국)

5. 대 상 : 한국에 체류하는 모든 다문화가정 자녀

6. 신청방법 : 직접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3층 사회통합팀 방문

                   전화로 신청하기 (02-2650-6228)

 

 

글/사진 = 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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