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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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시범고등학교, 어떤 수업을 하나?

법무부 블로그 2011. 7. 4. 08:00

 

저작권과 함께하는 고등학생들의 하루

 

 

학교에서 사용하는 수업자료 PPT

친구들과 함께 PMP로 보는 영화

옆의 짝지가 재미있게 보는 무협 만화

이것의 공통점은? 바로 ‘저작권’입니다.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그리고 학교 안에서도 ‘저작권’은 언제나 함께 하고 있는데요. 창작자의 고유 권한이며 우리 모두 지켜주어야 할 저작권! 하지만 무분별한 인터넷 불법복제 등으로 인하여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 학생들은 P2P 공유 사이트를 통해 좋아하는 가수들의 음악을 몰래 받기도하고, 인터넷에서 소설을 다운 받기도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계속되는 노력으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점점 널리 퍼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어느 것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인지 구분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은데요. 이러한 학생들의 저작권법위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007년부터 ‘저작권 지킴이 연구 시범학교’를 지정하여 저작권 교육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충남외국어고등학교도 시범학교 중 한곳인데요. 어떤 저작권 관련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취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생활경제 수업 시간에 배운 Copyleft & Copyright

 

 

Copyleft & Copyright에 대해 설명하는 조태원 선생님

 

 

5월의 어느 날, 3학년 5반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볼 수 있었습니다. 생활경제 과목을 담당하시는 조태원 선생님께서 카피레프트와 카피라이트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시고 계셨습니다.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저작권’ 이야기를 애플과 삼성의 소송 사건을 화제로 제시하자,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의 눈동자가 밝아졌답니다.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러분은 소설책 10권을 한 번씩 베껴 써본 적 있나요?”

 

소설가 조정래 씨의 경우가 그 질문의 답이었습니다.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의 소설책으로 유명한 그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책에 대한 사후 저작권을 상속하는 조건으로 자신이 쓴 소설책을 베끼도록 하였답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상속하는 것 보다는 ‘베껴쓰는 행위’를 시킴으로서 창작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게 하고, 그로서 저작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 것이지요. 이번 저작권 수업을 진행한 조태원 선생님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interview | 조태원 (충남외국어고등학교 교사)

 

Q : 생활경제 시간에 이렇게 저작권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A : 저는 3학년 6개 반의 생활경제 수업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일상과 관계있는 내용이라서 그런지 학생들이 저작권 수업에 관심이 많았고, 어떤 친구들은 수업 직후 신문을 통해 관련 내용을 수집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재미없고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고, 알게 된 지식에서 더 많은 저작권 지식을 알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보면 참 흐뭇합니다.

 

Q : 현재 본교 인성교육부장으로 재직하고 계신데, 학생들에게 어떠한 방법으로 저작권 교육을 실시하실 건가요?

A : 우리 학교의 경우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만든 자체 동아리를 합해 저작권 연합 동아리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학생들의 저작권 관련 활동을 지원하고 평소 교과 시간을 통해 저작권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소년·소녀, 저작권과 일촌 맺다

같은 날 오후, 학교 대강당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청소년이 알아야 할 저작권’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주실 정애리 강사님이셨습니다.

 

“제목도 저작권이 인정될까요?”

 

강사님의 첫 질문은 강당에 모인 학생들을 한순간에 황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곧 한 소설가의 책 제목과 비슷한 여자 아이돌 그룹 이름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목은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친구들의 한숨이 들려오기도 하였습니다.

 

 

▲강당에서 저작권 강의를 듣고 있는 충남외고 학생들

 

해리포터 시리즈를 창작한 조엔 K.롤링 작가의 저작권료가 1주일에 무려 60억 원이라는 이야기에 친구들의 입이 떡 벌이지기도 했습니다. 만약 그녀의 창작물을 저작권으로 지켜주지 못했다면, 60억 원이라는 큰 돈이 공중으로 사라졌겠지요? 생각만 해도 아찔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자주 저지르는 실수 중에, 유명 가수의 음악을 배경으로 해서 영상 또는 댄스UCC를 만들어 올리는 것이 있는데요. 이 역시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몇 년 전 가수 손담비 씨의 ‘미쳤어’ 댄스를 따라한 5세 여아의 동영상이 저작권 침해 사례가 되어 많은 합의금을 지불했다고 하는데요. 가수의 음악을 이용한 경우 저작권법위반이 될 수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겠습니다.

 

 

 

동아리 시간, 저작권을 말하다!

 

 

▲카피레프트와 카피라이트에 대해 토론중인 동아리 ‘The Link’

 

충남외국어고등학교는 저녁 시간에 많은 동아리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각 동아리에 ‘저작권 활동관련 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하였고, 이를 실천할 경우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뚜렷해짐에 따라 학교 내 여러 동아리가 연합하여 '저작권 연합 동아리'를 만들고 저작권 지키기를 실천하고 있기도 합니다. 학생들 스스로가 저작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게 놀랍기도 하지요?

 

많은 동아리 중, 2달에 한번 씩 학생들의 생각을 담은 시사 잡지를 만드는 ‘The Link’에서는 그 어떤 동아리보다 저작권에 대한 자기검열을 확실히 하고 있는데요. 지난 5월호에서 "선생님의 시험지도 저작권에 해당되는가?"와 관련된 칼럼을 작성하기도 했고, 잡지에 사용되는 사진이나 참고 문헌 등을 명시하는 등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충남외고 시사잡지 동아리 ‘The Link’는 회의중!

 

충남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의 저작권과 함께하는 1일 어떠셨나요? 생활 속에서 무심코 흘려버리면 하루에도 참 많은 저작권을 침해하기 일쑤입니다.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보면서, ‘나는 오늘 하루 얼마만큼의 저작권을 침해했는가?’ 또는, ‘나는 오늘 하루 얼마만큼의 저작권을 지켜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자기 자신을 반성 또는 칭찬할 수 있는 하루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여러분이 지금 보시는 이 기사와 사진도 저와 법무부에 저작권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주세요!^^

 

 

 

이미지 = 알트이미지

취재.사진 = 김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