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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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재활원, 성남지청 검사'이모' 오던 날

법무부 블로그 2011. 5. 31. 17:00

 

"이모, 이건 또 뭐에요?"

“새 책상, 피아노, 책! 우와, 신난다, 이모!"

 

들뜬 목소리가 가득한 이곳은 몸과 마음이 많이 불편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입니다. 바로, 경기도 성남에 있는 소망재활원(중원구 금광동)인데요. 이곳에 거주하는 어린이와 성인은 대략 100여명 정도가 되며, 대부분이 중증장애(지체, 뇌병변장애 등)를 앓고 있습니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서로를 언니, 형, 누나라고 부르며 가족처럼 지내고 있지요.

 

지난 5월 16일,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이하 '성남지청') '누리나눔 봉사단'이 소망재활원을 방문했습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과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번 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변찬우 성남지청장, 민영선 부장검사(봉사단 부단장), 김학정 사회복지사(단장)를 비롯하여 검사, 수사관, 실무관 등 총 13명이 이었습니다. 봉사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소망재활원의 환경개선과 각 생활방의 생활을 보조하며 편안하고 더불어 쾌적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인 '누리나눔 휴게실'과 '늘푸른 교실'의 벽면을 아름답게 꾸미기도 했습니다.

 

 

▲누리나눔 휴게실 벽면을 꾸미는 봉사단

 

 

출산휴직을 마치고 첫 출근한 여검사도 한달음에 봉사단에 합류했는데요. 복도에서 걷기가 불편한 이에게 부축 해 주고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빠듯한 근무시간임에도 자청해서 나눔의 손길을 함께 하려는 마음가짐이 아름답습니다.

 

 

▲장애인들의 이동을 도우며 말동무를 해주고 있는 봉사단

 

 

1층에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한 입소자들이 거주하는 방이 있었는데요. 나란히 놓여있는 침대 한켠에서 누워있는 장애인의 팔다리를 정성껏 주무르는 봉사단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곧이어 혼자 식사를 하지 못하는 중증질환 환자를 위해 식사보조를 시작했는데요. 누군가 보니, 힘든 봉사임에도 함박꽃 미소를 간직한 성남지청 김경아 실무관이었습니다. 봉사단 기록일지에도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을 보니, 김경아 실무관은 봉사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식사보조중인 김경아 실무관

 

 

식사를 담당하는 재활원 직원은 입소자들의 영양관리에 온갖 정성을 쏟습니다. 중증장애인들의 건강 회복을 위해 미음이나 죽에다 몸에 좋은 귀한 식품을 가루로 만들어 섞어 주기도 하고요. 간 고등어 몇 마리를 접시에 놓고 일일이 뼈를 바르기도 합니다. 24시간 누워있는 환자를 위해 욕창방지용 매트에다, 이중으로 특수매트까지 세심하게 깔아 준 걸 보았습니다. 엄마의 정성과 손길로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힘겹게 사는 그들이 웃을 수 있는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늘푸른 교실 현판식

 

 

이날은 봉사자들과 재활원 식구들이 함께 꾸민 ‘늘푸른 교실’ 현판식이 있었습니다. 누리나눔 봉사단은 환경개선 사업 외에도 ‘늘푸른 교실’ 현판식에 맞추어 정성껏 마련한 지원금과 법무부 발간 도서를 전달했습니다.

 

 

▲지원금과 법무부에서 발행한 도서를 전달식. 변찬우 성남지청장(좌)과 김주영 소망재활원장(우)

 

 

새 책장과 책상, 의자, 희망나무로 단장한 늘 푸른 교실(프로그램실)에서 법무부가 기증한 도서와 지원금으로 꿈과 희망을 키워갈 재활원 식구들을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봉사에 참여한 '누리나눔' 단원에게 봉사단 살림 꾸려가는 비결을 물었습니다. 함께 한 검사는 “지청장님께서 아예 월급 수당을 떼서 봉사단에 보태 주시곤 합니다. 직원들도 꽤 호응이 좋은 편이지요." 하고 살짝 귀띔 해주었습니다. 지청장님부터 시작하는 나눔이라니! 성남지청 직원들이 남달리 봉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변찬우 지청장은 "사무실에서도 각자 일이 있지만, 현장에 나와 보니 우리가 이웃에게 해야 되는 또 다른 역할이 있구나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이야기했는데요. 몸과 마음, 그리고 정성스런 손길들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순간을 바라보는 그의 눈길이 흐뭇해 보였습니다.

 

 

▲2층 프로그램실 리모델링 전후 비교 (출처 : 소망재활원 홈페이지)

 

 

재활원 거주자 대표인 김치경씨(남. 31)를 만났습니다. 17년전, 중2때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고, 안타깝게도 하반신 장애라는 중상을 입었는데요. 현재는 의지와 희망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핸드페인팅 및 비즈공예가이기도 하고요. 시(詩)에도 재능이 있는 팔방미남입니다.

 

“장애인들은 단지 거동이 불편할 뿐, 외면하거나 무시하려는 선입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치경씨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을 볼 때 선입견 없이 차이를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는 작은 소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 2008년 장애인 예술제 문학부문 최우수작. 김치경 시인의 '비즈'

 

 

김씨는 마음 속 깊이 소망 하나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고를 당하기 전의 평범했던 가족, 사고 후 홀로 남아 달라진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글로 모아 책으로 발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훗날, 힘겨운 현실을 극복한 강원래 형처럼 많은 장애우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김치경씨의 소원이 머지않아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재활원 거주자와 직원과 봉사자들은 모두 한마음일 것입니다. 가족처럼 정성을 아끼지 않으니 고맙고, 아픈 몸으로도 잘 견디고 있으니 고맙고, 자주 찾아와주니 고맙고……. 서로의 소중함을 알고 고마움을 전하다보니, 서로에게 건네는 희망의 미소도 잃지 않습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미소가 아닐까요.

 

봉사를 마치고 야근을 위해 사무실로 바삐 복귀하는 성남지청 직원들. 우리 사는 세상에서 지위고하를 떠나, 일방적인 봉사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 소망재활원: http://www.withsomang.com  

031-741- 3001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 3957

* 수원지검 성남지청: http://www.spo.go.kr/seongnam  

 

  

취재,사진 = 김순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