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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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타블로 사건과 비슷했던 ‘서동과 선화공주’

법무부 블로그 2010. 9. 8. 11:00

 

 

 

 

“선화공주랑 서동이랑 얼레리~ 꼴레리~.”

“밤이면 밤마다 서동을 만난다네요! 얼레리~ 꼴레리~ ”

 

 

신라 서라벌의 골목길이 아이들 노래 소리로 소란스럽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예쁘기로 소문난 선화공주가 서동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노래입니다.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 선화공주의 아버지인 신라 왕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왕은 무척 화가 났지요. 믿었던 딸이 밤마다 몰래 남자를 만나다니! 더구나 이 사실을 온 서라벌 사람들이 다 알게 되었다니! 창피해서 길거리를 다닐 수도 없습니다. 왕은 선화공주를 궁궐에서 쫓아내고 먼 시골로 귀양을 보냅니다.

평생 궁궐에서 편안하게 살아왔던 선화공주는 자기의 처지에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리고 거짓 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찾아 꼭 복수하고야 말겠다고 결심합니다. 궁궐에서 부모님 말씀에 따라 조용히 지내온 자신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사람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거짓 소문을 퍼뜨린 서동, 넌 명예훼손 감이야!

 

그러던 어느 날 선화공주 앞에 이웃나라 백제에서 왔다는 잘생긴 청년이 나타났습니다. 어려움에 빠진 자신을 친절히 돌보아 주는 백제 청년에게 선화공주는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지요. 하지만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공주는 곧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청년의 이름이 바로 서동이라는 것이지요.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을 궁궐에서 쫓겨나게 만든 노래를 지어 퍼뜨린 것도 바로 서동의 짓이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그 후 선화공주와 서동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지만, 이것이 현대 사회에서 일어난 일이었다면 선화공주는 서동을 고소했을 지도 모릅니다. “서동, 당신이 나에게 저지른 짓은 절대 용서 받을 수 없어! 넌 명예훼손죄로 감옥에 가게 될 거야!” 서라벌의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을 나누어 주며 선화공주의 명예를 훼손시킬 수 있는 거짓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한 서동. 만약 고소를 당한다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받기 충분해 보입니다.

 

그런데 서동처럼 거짓 사실을 유포하는 사람들이 오늘날에도 참 많습니다. 흔히 악플러로 지칭되는 사람들을 보면 ‘카더라’식의 소문을 많이 퍼뜨리는데요. 유명한 연예인을 비롯해 일반인들의 미니홈피를 찾아가 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적고 욕을 하며 협박을 하면 명예훼손죄로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이냐, 사문서위조냐......!

 

요즘 이목이 집중된 사건 중에 ‘타블로 학력 의혹’ 사건이 있습니다. 타블로(본명 이선웅)씨는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멤버인데요. 미국 명문 대학인 스탠버드 대학에서 3년반만에 학사와 석사를 모두 마쳐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네티즌들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3년반만에 학·석사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며 입학시기와 졸업시기에 행적이 불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신문사를 통해 공개된 타블로의 성적이 조작되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이 타블로의 어머니 등 가족까지 비방하자 타블로는 너무 ‘심하다’며 22명의 네티즌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했습니다. 그러자 지난 3일, ‘상식이 진리인 세상’(이하 상진세) 인터넷 카페 회원 4명이 서울중앙지검에(서울 서초구 서초동) 타블로를 학력위조 관련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또는 사문서 부정행사죄)로 고발하기도 했지요.

 

또 타블로에 대한 공방은 네이버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와 ‘타진알(타블로의 진실을 알려드립니다)’의 공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타진요의 회원수가 12만 8천명, 타진알의 회원수가 1만 2천명인 것을 본다면 이 사건이 얼마나 네티즌들 사이에 이슈가 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누구의 말이 맞는지에 대한 진실은 검사의 조사를 통해 나아가 법원에서 심리를 통해 판가름나게 됐습니다.

 

 

 

 

 

 

양쪽 모두 상처뿐인 싸움

 

서동요를 처음 들었을 때 선화공주는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그리고 선화공주를 얻기 위한 계략이었지만, 선화공주가 그 노래를 듣고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걸 알았을 때 서동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아팠을까요. 거짓된 사실을 퍼뜨리는 것은 명예를 훼손당한 당사자나 명예훼손을 한 사람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입니다.

 

타블로의 사건 역시 한창 수사 중에 있지만, 타블로와 네티즌 양쪽 모두 상처 받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부디 이번 사건이 잘 마무리 되고, 나중엔 잘잘못을 떠나 화해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서로 상처 내는 일도 없겠지요.

 

법무부 법교육팀

법무부·소년조선일보 공동기획

 

● 헌법 짱 퀴즈 !

 

안타까운 서동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던 선화공주, 서동을 용서해주기로 결심합니다. 선화공주는 신라의 법정에서 또렷하게 이야기 합니다. “서동의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 서동의 죄는 밉지만 서동을 사랑합니다.” 이제 서동은 어떻게 될까요? 큰 죄를 지었는데 피해자가 용서한다고 죄 값을 치르지 않아도 될까요?

 

① 선화공주가 용서하면 서동은 처벌을 받지 않아도 된다.

② 용서를 받아도 처벌을 피할 수는 없다.

 

정답은 아래를 드래그 하세요.

 

①번 ‘선화공주가 용서하면 서동은 처벌을 받지 않아도 된다’ 

선화공주가 서동이 처벌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법정에서 이야기했다면, 서동은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을 할 수 없는 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죄를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라고 합니다. 하지만 보통의 다른 죄들은 피해자가 용서하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피해자의 의견에 따라 정상을 참작하여 좀 더 약한 처벌을 할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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