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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이끼>를 ‘영어’로 소개하는 남자

법무부 블로그 2010. 7. 29. 08:00

  

 

미국 유명 엔터테인먼트 잡지 <버라이어티>의 한국 통신원, 영화 주간지 <씨네21>의 영화 칼럼니스트, 한국 영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웹사이트 ‘코리안 필름’ 운영자, 경희대 연극영화과 강사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달시 파켓을 아시나요?

 

청년시절 달시 파켓은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런데 유학 온 한국 친구들과 사귀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싹텄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한국에 오게 되었는데, 처음엔 오래 머무를 생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와 한국인 아내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 어느덧 10년이 넘는 세월을 한국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와 한국인 아내, ‘너는 내 운명’

 

 

“인디애나 주립대에서 러시아문학을 전공할 때 처음 한국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성실하고 적극적이면서 매사에 호기심이 강한 친구들을 보면서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았어요. 90년대 초반에 러시아에서 살다가 동유럽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체코에 갈 계획이었는데, 여행경비를 마련하려고 잠시 한국에 머물게 되었지요”

1997년 8월, 한국에 온 달시 파켓은 고려대학교에서 영어강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미국인 친구 중에 영화광이 있어서 그 친구와 함께 한국 영화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렵 열린 부산 국제영화제에도 다녀오고, 점차 한국영화의 역동성과 다양성에 매료되기 시작했지요.

 

“제가 처음 본 한국영화는 <서편제>였는데, 예술적 성취를 위해 딸의 눈을 멀게 하는 아버지가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거부감이 강했어요. 나중에 영화진흥원에서 자막 입히는 일을 하면서 다시금 보게 되었는데, 그때만큼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공감이 가지 않았어요”

 

한국영화에 푹 빠져 사는 달시 파켓.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뭘까요?

 

“1998년에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참 좋았어요. 그 영화 때문에 오늘의 제가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죠. 두 남녀 주인공이 사진관 소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처럼 장난치는 모습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아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창 열애 중이었던 달시 파켓에게 큰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입니다. 달시 파켓은 1998년 3월, 영국인 친구가 운영하는 대학로 카페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그 카페에서 일하는 지금의 아내를 보고 한눈에 반해 3년 동안 연애를 했고, ‘너는 내 운명’을 확신해 결혼했다고 합니다.

 

 

똑똑, 당신께 한국영화를 권합니다!

 

달시 파켓은 한국에 온 지 1년 정도 흘렀을 때 ‘코리안 필름’ 이라는 웹 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영어권 문화의 외국인들에게 한국영화를 알리고자 시작한 일이었지요. 코리안 필름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하루 4천여 명이 방문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되었지요. 2004년에 영국의 <스크린 인터내셔널>이 사이트를 보고 한국통신원을 제안했고, 달시 파켓은 그렇게 본격적으로 영화와 관련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후에 미국의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잡지 <버라이어티>의 한국 통신원, 영화 주간지 <씨네21>의 영화칼럼니스트, 영화진흥위원회의 영어자문위원, 유수의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등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영화 전문가의 반열에 오른 그는 1년에 200편 정도의 영화를 본다고 합니다.

 

그의 영화평론은 분석적이고 섬세하면서도 미래를 조망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행간마다 한국영화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엿보입니다.

 

“외국인이 한국영화를 볼 때 관점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으로서 보편적 ‘이해의 틀’은 같다고 봅니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교도소를 나오는 금자에게 두부를 주는 까닭을 이해하는 외국인은 드물 거예요. 그렇지만 그것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죠.”

 

 

좀 더 깊이, 영화 속으로

 

 

 

방대한 영화의 세계를 여행하던 달시 파켓은 요즘 ‘넓이의 세계’에서 ‘깊이의 세계’로 들어서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영화를 통해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을 만들어 왔는데, 최근에는 강의와 집필에만 몰두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년 뒤에는 미국에서 영화학 박사과정을 밟을 계획이에요. 영화에 대해 좀 더 깊이 공부를 해볼 생각입니다.”

 

한국에 산 지 10년이 넘었으니 한국이름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한 영화감독이 달시란 이름에서 착안한 ‘박달수’란 이름을 지어준 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 이미지하고는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이름을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요? 도달할 ‘달(達)’에, 자세히 볼 ‘시(視)’. ‘달시’란 이름이 좋은 것 같아요”

 

종종 익숙하게 걷던 길에 갑자기 큰 빌딩이 생겨 어리둥절하기도 한다는 달시 파켓씨. 그는 한국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보다는 ‘다이내믹 코리아’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고, 오래오래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달시 파켓이 웹의 바다에 띄운 한국영화의 창

                                     ‘코리안 필름(www.koreanfilm.org)’

 

지구촌 사람들에게 한국영화를 알리는 친절한 길라잡이 달시 파켓. 그가 한국영화에 대해 알고 싶었으나 막상 정보를 얻을 길이 없어 지난 1999년에 문을 연 영문 웹사이트가 코리안 필름이다. 이 공간에 접속하면 최근에 개봉한 한국영화 소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한 토론의 장, 연도별 한국영화 리뷰, 한국 배우와 감독 소개, 영화제 소식, 평론과 칼럼 등 영양 만점의 정보를 고루 얻을 수 있다. 

 

이 글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출간하는 잡지인

‘공존’[12호]에 게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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