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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부모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법무부 블로그 2010. 5. 11. 08:00

이정진 보호직 책임관

 

청소년 문제는 어른의 문제 

어릴 때 동네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정신없이 놀다가도 부모님에게 야단맞을 걱정에 저녁 먹기 전에 집으로 달려가곤 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을 보면 학업 때문에 늦게 귀가하는 일이 흔해졌다. 그러다 보니 늦은 귀가가 아무렇지 않게 되어버렸고, 늦은 시간까지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도 많아졌다.

 

늦은 시간까지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흔히 말하는 불량 학생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고, 이는 일탈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청소년의 일탈과 비행은 청소년 스스로가 야기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른들의 문제일 가능성도 매우 크다.

 

가정에서 부모는 자녀를 바로 잡지 못하고, 학교에서 교사는 학생을 감당해내지 못한다. 또 돈 벌기에 급급한 어른들은 청소년을 유흥문화나 건전하지 못한 환경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건강한 가정에서 건강한 자녀가

10년 넘게 소년보호관찰 업무를 담당해 온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비행청소년의 가정은 대부분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는 자녀를 출산하여 양육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고스란히 자녀에게 물려주기도 한다. 부부나 가족 사이의 갈등,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심리적인 스트레스, 가정폭력, 경제적인 갈등 등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고스란히 자녀에게 전가된다.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부모는 자녀에 대한 책임감이나 의무감을 다하기보다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녀로 하여금 가정을 뛰쳐나가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청소년 범죄, 예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2009년 범죄백서」에 따르면 비행으로 소년원 등에 입원하기 이전단계에 가출·성경험·음주·흡연 등의 일탈행동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통계에 의하면 소년원에 들어온 학생 중 남학생은 76.8%, 여학생은 90.2%가 가출 경험이 있으며, 흡연자는 남학생 86.2%, 여학생 91.5%에 달했다. 즉, 소년원에 들어오기 이전 청소년들의 행동을 통해 더 진전된 비행을 저지를 것이 충분히 예측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일탈행동이 발생한 이후에도 대부분의 경우 부모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자주 목격되었다.  

 

 

 

'부모 자격증'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복잡한 사회공동체 속에서 청소년 비행의 원인을 어느 한가지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사회의 최소단위이며 기본적인 생활의 단위인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성장하는 청소년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부모들도 여러 가지 난제들을 안고 살아가겠지만, 부모는 적어도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자녀에 대해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책임감이 비행청소년을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을까? 필요하다면‘부모 자격증’이라도 만들어 시행해야 할 것 같다.

 

 

 

어버이날 아이들로부터 카네이션을 받으며, 과연 나는‘부모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반문하게 되었다. 자녀는 부모의 불합리한 모습에 가정을 버리기도 하고, 집을 단순히 숙식을 해결하는 곳으로만 여기기도 한다. 청소년들이 고민을 해결하고 부모를 자신의 보호자, 동반자로 받아들이도록 부모들은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