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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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과 눈싸움? 안 해봤음 말을 하지 말어~!!

법무부 블로그 2010. 4. 27. 11:00

교도소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 험한 곳을 지키는 사람들은 얼마나 카리스마 넘치고 무서울까?

괜히 흉악범과 기싸움을 하다가 큰 일이 일어난 적은 없을까?

군산 교도소의 김태원 교사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보았다.

 

 

수용자와의 눈싸움... 결과는? 

교도관 즉, 교정직 공무원은 공무원 시험을 거쳐 선발되며 본인의 희망과 각 교정기관의 상황을 고려해 근무지에 배정된다. 교도관의 계급은 교도, 교사, 교위, 교감, 교정감 등으로 나누어진다.

 

인터뷰를 진행한 김태원 교도관은 현재 교사이다. 수용자들은 그를 ‘교도관님’, ‘교사님’ 또는 ‘부장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가 유도가 4단이에요. 그만큼 운동으로 몸을 다져왔던 터라 수형자를 상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 자신했는데 막상 수형자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마주하니 그 눈빛에 위압감이 약간 느껴지더라고요. 결론적으로 제가 이겼어요! 아닌 척 하느라 조금 힘은 들었지만요. 하하~”

 

김 교사가 처음 수형자를 마주했던 느낌을 말하며 쑥스러운 듯 웃는다.

 

“그런데 ‘죄가 밉지, 사람은 밉지 않다’ 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열과 성을 다해 교화를 하면 수형자들도 마음을 움직이더라고요. 가끔 ‘사회에 나가게 되면 가만두지 않겠다.’ 며 이를 가는 수용자들도 있지만 막상 수형기간을 마치고 나면 고마워하는 이들이 더 많아요. 교도관으로 일하면서 이런저런 일도 많지만 수형기간을 마친 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람되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어려움들은 잊곤 한답니다.”

 

 

밤을 지키는 베트맨으로, 낮을 지키는 수퍼맨으로~!

김길태 사건과 같은 흉악사건을 접하는 가장들이라면 모두 가족 걱정에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건들을 최대한 예방하려면 수형기간 중의 교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태원 교사.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교정기관들은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한다.

 

“교도관들이 교정교화에만 전념해야 하는데 다른 잡다한 일들을 하느라 그렇지 못할 경우가 많아요. 근무체계도 일반 직장인들처럼 규칙적으로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는 24시간이 조금 넘게 근무하는 야근, 그 다음 날은 비번, 또 그 다음 날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해요. 그렇게 계속 반복하죠. 이렇듯 근무시간이 들쭉날쭉하니 육체적으로 도 힘이 들어요. 하지만 교도관은 밤엔 베트맨이, 낮엔 수퍼맨이 되어야 하죠.^^”

 

 

잘하는 것도 많은데... 묻히면 속상해!!  

교도관으로서 생활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언제인지를 묻자, 교도소와 관련된 크고 작은 잘못들로 인해 다른 잘 한 일들이 소리 소문 없이 묻혀 버리는 순간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길태 사건을 접하고 가족 생각이 물론 가장 먼저 들었어요.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교도관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많이 들었지요. 김길태가 수형기간을 거쳤던 교도소의 교도관들이 그의 교화에 온 힘을 다했을 텐데 그렇게 또 다시 범죄를, 그것도 이전보다 죄질이 나쁜 범죄를 저질렀으니 그 교도관들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이건 조금 다른 얘기인데, 작은 일 하나로 교도관들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일삼는 수형자들도 가끔 있어요. 최선을 다해 교화에 힘쓰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정말 맥이 빠지죠.”

 

김 교사가 씁쓸한 표정으로 덧붙인다.

대화를 거의 마칠 무렵, 김 교사의 휴대폰이 울린다.

 

“군산교도소에서 수형생활을 했던 사람인데 소주 한 잔 하자고 전화했네요. 운수회사에 취직해서 택시 운전을 하게 되었대요. 말투가 밝은 걸 보니 잘 지내고 있나 봐요. 사회에 나와서 잘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는 너무 고마워요. 그런데 이렇게 잊지 않고 연락을 주니 조만간 제가 소주 한 번 크게 사줘야겠어요. 하하~”

 

잠시 우울했던 김 교사의 표정이 금세 밝아진다.

그는 천상 교도관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