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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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물질대회? 그런 것도 있나?

법무부 블로그 2010. 4. 14. 16:00

해녀, 수형자 등 모두가 참여한 ‘지방기능경기대회

 

 

 

'해녀의 고장' 제주도에서 최고수 해녀를 뽑는 '제주해녀물질대회'가 열렸습니다. 이 대회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전국 16개 시·도에서 일제히 열고 있는 ‘지방기능경기대회’의 특성화 차원에서 마련한 대회로, 올해 4년째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해녀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고령화되고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대회가 꽤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법무부, 무기수도 ‘지방기능경기대회’ 나간다? 

 

20세 때 살인을 저지르고 무기징역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10여년의 시간을 그저 허무하게 보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

깨닫고 반성하는 시간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새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기수인 제게 새 삶이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무기수 박모씨의 이야기입니다.

박모씨는 20세 때 살인을 저지르고, 무기수가 되어 실의의 나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용접기술을 배웠고, 전기용접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용접산업기사를 차례로 취득했고, 지난 4월 12일 ‘2010년도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해 금상(1등)을 수상했습니다. 이로써 오는 9월에 열리는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전권을 따내 전국 1위를 놓고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무기수가 우승해서 얻는 건 무엇일까?

 

 

무기수의 경우 20년 이상 교도소에서 사는 것이 보통인데, 기술을 잘 연마했다고 도움되는 게 있을까? 이 질문에 영등포교도소 직업훈련과 이해익 교위는 “무기수도 교정교화가 잘 이루어질 경우 ‘감형’이 되어 유기수가 되기도 합니다. 기능공의 경우 기능훈련 성적이 양호한 것이 도움이 되지요. 전국경기대회에 참가하고, 우승하는 것은 희망이 없던 무기수들에게 큰 희망으로 작용하게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에 또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아무리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감형’까지 해주는 건 너무 큰 혜택이 아닐까? 그러자 직업훈련과 진해운 과장이 기능대회 준비 과정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기능대회를 준비하는 수형자들을 ‘기능공’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야외 실습 8시간을 포함해 하루 평균 13~14시간을 훈련합니다. 실내에서도 도면 분석 등 꾸준히 연습하지요. 그 과정을 최소 3년간 해야 합니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담당코치(직업훈련교사)가 도와주지만 대회준비는 철저하게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진 과장의 말에 따르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격증부터 따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수형자들이 도전과 좌절과 희망을 맛보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회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영광이며,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모든 열정과 꿈을 쏟아 붓게 된다고 하더군요. 어떤 일을 하며 살아나가야 할까 고민이 많은 수형자들에게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며, 무엇보다 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모범적으로 ‘기능’을 익힐 경우 가석방 시기가 앞당겨지는 등 이점이 많아 수형자들은 꼭 한번 출전해 보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서울특별시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직접 가보니...

 

▲ 작업 전 ▲ 작업 후

 

서울특별시 지방기능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는 용산공고 1층에는 타일 분야의 최고 기술자를 뽑는 대회가 한창이었습니다. 경기는 사흘 동안 이뤄졌는데요, 첫날엔 볼 수 없었던 타일 벽이 마지막 날엔 디자인과 색깔까지 입혀져 세워져 있었습니다. ‘2010’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는 타일벽에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줄눈의 간격이 일정했습니다. 또 멀리서 보니 마치 그림을 그린 듯 입체적이고 정교해 보였습니다.

 

타일 경기장 건너편은 가구 경기장이었습니다. 뿌연 먼지와 시끄러운 기계소리가 가득해 귀를 막고 콜록콜록 기침을 했습니다. 첫날 만났던 참가자를 찾아가 작품을 봤더니 서랍이 달린 예쁜 ‘테이블’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솔직히 첫날엔 나무만 자르고, 뭘 만드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데 완성품은 방에 놓고 싶을 정도로 예쁜 테이블이었습니다.

 

 

1등한 수형자가 32명?

 

4월 12일 입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23개 교정시설에서 188명의 수형자가 출전했는데요 장식미술, 자동차 정비, 용접 등에서 109명이 입상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금상 32명, 은상 27명, 동상 29명, 우수상 21명이었으며 이 중 금·은·동 수상자는 오는 9월에 개최되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수형자들은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한다고 하니, 무척 안타까운 일입니다. 9월의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