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짜장면’이 ‘자장면’으로 바뀐 이유.

법무부 블로그 2010. 4. 14. 11:00

당신은 정상인입니까, 비장애인입니까?

 

 

 

사진 ⓒ 오픈애즈 

 

4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선물을 받지 못한 남녀가 자장면을 먹는 ‘잔인한 날’이다. 그런데 문득 옛날엔 짜장면이라고 썼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자장면이 됐을까 궁금해졌다. 우리에게 대표적 외식문화로 자리 잡은 자장면!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자장면의 우리말 표기는 ‘짜장면’이었다. 그러던 것이 1986년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되고 1989년 외래어 표기법에 중국어가 포함되면서 ‘자장면’으로 표기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발음하고 있고, 메뉴판에 여전히 ‘짜장면’으로 표기해 놓은 음식점들도 많다.

  

TIP

자장면의 외래어표기법 깊이 알기

 

자장면은 한자로 ‘炸醬麵’ 이라고 쓰고, ‘자지앙미엔(Zhajiangmian)’이라고 읽습니다.

자미앙미엔을 알파벳을 이용해 그 발음 그대로 표현하면 ‘Zha'로 시작되는데,

이렇게 시작되는 경우 외래어표기법에서는 한국어 ‘자’로 표현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외래어표기법은 세계 각 국의 다양한 말과 언어를 한국식으로 표현할 때 일종의 규칙을 정해놓은 것인데요,

자세한 사항은 ‘국립국어원홈페이지(http://korean.go.kr/09_new/)’ 또는 ‘가나다전화(1599-9979. 02-771-9909)’를

이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말에는 사람들의 생각이 실린다.

 

아주 어렸을 때만 해도 ‘장애자’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했다. 당시에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모두 다 그렇게 불렀고 그렇게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렀고 현재는 ‘장애자’라는 말이 더 어색하게 들린다. 한때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르기도 했으나 ‘장애우’라는 말은 동정심이 내포되어있는 말이라 하여 장애인들이 달갑지 않게 생각해, ‘장애인’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한다. 예전에 쓰던 말인 ‘불구’나 ‘맹인’ 역시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으로 정정되었다.

또 다른 예로, 예전에는 장애인이 아닌 사람을 ‘정상인’이라는 말로 불렀다. 그러나 이 말 역시 장애인을 비정상으로, 장애인이 아닌 사람을 정상으로 차별하는 느낌을 줬기 때문에 ‘비장애인’이라는 용어로 바뀌게 되었다.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최근에는 ‘살색’이라는 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모 회사 광고에서 ‘살색’이라는 명칭을 썼다가 논란이 되어 결국 ‘살구색’으로 시정한 사례도 있었다. 그만큼 말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도 굉장히 민감해지고 언어사용에 있어서도 차별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반두비>의 한 장면

 

 

다문화 가정, 용어는 바뀌었는데 생각은?

 

말을 바꾸면서 인식이 바뀐 위의 사례와 달리, 말은 빨리 바뀌었지만 인식은 여전히 뒷전인 말도 있다. ‘다문화 가정’은 과거 혼혈인 가정, 국제결혼 가정 등으로 불렸지만, 최근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로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로 쓰고 있다. 이 말은 2003년 건강가정시민연대가 국제결혼, 혼혈아 등의 차별적 용어 대신 ‘다문화 가족이나 다문화 가족 2세’로 부르자고 제안함으로써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용어가 바뀐지 얼마 안 되어서 일까? 얼마 전 아주 놀라운 신문기사를 읽게 되었다.

 

장애인 신문 2009.9.21. http://www.welfarenews.net/news/news_view.html?bcode=20623

   

인터넷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이 신문에는 “오늘 수업 후에 조사할 것이 있으니 다문화 애들 잠깐 남아있어”라고 말한 선생님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다문화는 정책상의 구분이며, 아이를 부를 때는 이름을 부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이 선생님은 과거 ‘코시안’, ‘혼혈아’라고 부르던 것과 같은 의미로 ‘다문화’라는 말을 쓰고 있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조차 이러한데, 우리나라 사람들 중 몇 명이나 ‘다문화 가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아직도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 대해 무시와 거리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진 ⓒ 오픈애즈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 수는 약 120만명에 달한다. 이제는 ‘우리와 다른 그’가 아닌 ‘우리’안에 모두가 포함될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장애자’가 세월이 흘러 ‘장애인’으로, ‘살색’이 ‘살구색’으로 바뀐 것처럼 '혼혈인 가정‘에서 ‘다문화 가정’으로 용어가 바뀌었으니 이제는 생각을 바꿀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