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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서 받는 입국심사 궁금하지 않니?

법무부 블로그 2010. 3. 24. 08:30

항구에서 받는 입국심사 궁금하지 않니? 

 

 

 

 

출입국관리사무소, ‘항구’에도 있다!

 

‘인천항’에 배가 들어온다. 가장 바빠지는 이들은 누구일까? 바로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 여객선이든 화물선이든 배에는 사람이 타고 있기 마련이고 그들이 한국 땅을 밟으려면 반드시 입국심사를 거쳐야만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인천항의 입국심사는 ‘인천공항’의 그것과 같은 듯 다르다는데. 그들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천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입국 도장만 1년에 ‘70만 번’

 

먼저 ‘여객선’을 타고 들어오는 승객. 2009년 한 해 73만여 명의 승객이 여객선을 타고 인천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이들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이들과 똑같은 절차를 밟는다. 출입국 심사대 앞에서 한 사람 씩 심사를 받는 것. 이 경우 심사관의 업무는 인천공항의 직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입국 도장만 ‘70만 번’ 이상 찍은 셈. 물론 도장만 찍는 것은 아니다. 정기적인 육을 통해 습득한 최신 정보로 무장한 직원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입국에 부적절한 이들을 걸러다.

 

 

▲ 인천광역시 중구에 있는 ‘인천항’ 입국장

 

 

‘배’ 입국심사는 사람과 어떻게 다르지?

 

두 번째는 화물선의 선원들. 화물선은 출발지 항구를 떠나기 전, 선박의 선장 또는 운수업자가 전자 출입항예정신고서를 인천항 출입국사무소에 의무적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전자 출입항예정신고서에는 해당 선박에 승선하는 선원의 명단이 기재되어 있다.

 

화물선이 인천항에 도착하면 검색 및 심사를 하는데, ‘서류심사’와 ‘선박 승선검색’ 두 가지가 있다. 보통은 서류심사를 하지만, 해당 선박이 관리대상 선박이거나 승선자 중 관리대상 선원이 있는 경우 등 승선검색이 필요할 때는 직접 배에 올라타 선박검색 및 심사를 수행한다.

 

“입국허가 없이 입국시도를 했거나, 상륙허가를 받고 배에서 내린 후 다시 배에 올라 돌아가지 않았던 사람들 등 국익위해자들을 ‘관리대상 선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관리대상 선원’이 타고 있는 선박을 ‘관리대상 선박’이라고 합니다”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이문한 서무실장이 익숙지 않은 단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줬다.

 

선박으로 직접 심사를 나가야 하는 경우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윤덕삼 계장은 “부두에 접안해 있는 선박과 달리, 해상에 정박해 있는 선박은 작은 배를 타고 나가 해당 선박으로 옮겨 타야 한합니다. 이 경우 날씨가 안 좋으면 거친 풍랑으로 인해 미끄러져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곧 이어 “하지만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직원의 안전을 고려하여 풍랑이 심한 날에는 가급적 서류심사로 입출항수속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 인천항에 정박 중인 대형 여객선 모습

 

 

한 번에 500명이 내리는 ‘크루즈’ 심사는 어떻게?

 

마지막의 경우는 ‘크루즈’라 불리는 관광선의 승객들이다. 500인승 이상의 관광선의 경우, 어떻게 입국심사를 할까? 이때는 출장(?) 심사를 나가기도 한다! 해당 관광선에서 승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미리 인천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심사 편의를 부탁하는 협조공문을 보내기도 하는데, 요청 이유가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인천항 바로 전 항구인 중국 천진항으로 직원이 직접 출장을 가기도 한다. 출장 직원은 천진항에서 해당 관광선에 올라타고, 승객들과 함께 배를 타고 인천항으로 들어온다. 배 타고 들어오면서 입국 심사를 하게 되는 것.

 

윤덕삼 계장은 “관광선은 ‘바다 위의 특급호텔’ 이라 불립니다. 관광선 승객의 경우 잠시 배에서 내려 한나절 관광을 즐긴 후 다시 배를 타고 출국하는데, 500명이 넘는 승객이 한꺼번에 하선해 다른 여객선 승객들과 뒤엉켜 심사를 받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래서 한시라도 빨리 밖으로 나가 인천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하자는 이유에서 천진까지 출장을 가는 겁니다.” 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아빠 직업 때문에 아들이 왕따가 되기도!?

 

인천출입국관리소 직원들만 겪을 수 있는 인상적인 일도 있을 법 하다. 재미있었던 경험을 얘기해달라는 부탁에 잠시 생각에 빠졌던 윤덕삼 계장이 뭔가 생각난 듯 눈을 반짝이며 말을 꺼낸다.

 

“북한 선박이 1~2주에 한 번 정도 비정기적으로 들어와요. 의류, 규사, 농산물 등을 싣고 오는 수출입용 선박인데 북한 선박의 경우 매 번 직원이 승선해 탑승자를 일일이 확인하죠. 그런데 한 번은 북한 선박이 이른 아침에 들어오게 된 거예요. 평소보다 집에서 일찍 나서는데 막 잠자리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아들아이가 왜 그렇게 빨리 출근하냐고 묻더라고요. 아빠가 북한에서 오는 배를 타야하는데, 아침 일찍 도착예정이라 일찍 나간다고 했더니, 아들이 친구들한테 다짜고짜 아빠가 북한 배를 타려고 일찍 나갔다고 한 모양입니다. 졸지에 간첩 아들이 돼버렸죠. 하하~”

윤 계장은 “그 일로 아들이 얼마간 ‘왕따’가 되었었다”고 덧붙이면서도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녀석한테 왜 그런 얘기를 했느냐고 물어보니 아빠가 하는 일이 자랑스러워서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그 날, 제 일에 대한 자부심을 한 번 더 가지게 되었죠.” 행복한 아빠, 윤 계장의 말이다.

 

도움말|이문한 서무실장, 윤덕삼 계장 (법무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