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전자발찌 찬 성범죄자의 일상

법무부 블로그 2009. 9. 30. 16:44

 

  

 

  

 

지난 9월 1일 일명 전자발찌로 알려진 전자감독 제도가 시행 1주년을 맞았습니다. 전자감독 대상자들은 지난 1년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가상인물 A씨를 통해 전자발찌 부착자의 일상을 그려 보았습니다.

 

 

 

아동 성범죄로 징역1년을 선고받은 A씨는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집행유예 확정을 받은 날, 그는 주소지 관할 보호관찰소로 가서 신고서를 작성하고 각종 준수사항이 적혀 있는 서약서를 제출했습니다. 보호관찰관은 그의 발에 전자발찌를 채우고, 이동시 항상 휴대해야하는 ‘휴대용추적장치’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집에 ‘재택감독장치’를 설치했지요. 그리고 비로소, 그에게 행복한 외도가 허락됐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제일 먼저 목욕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물속에 들어가면 전자장치가 고장 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됐지요. A씨는 휴대용추적장치에 있는 긴급발신 버튼으로 보호관찰관에게 물어봤습니다. 휴대용추적장치는 단순히 위치정보만 주는 것이 아니라 문자 메시지 수신, 긴급발신, 수신통화 기능도 지원되거든요. 다행히 전자발찌는 완전한 방수가 된다는 말에 편안한 마음으로 목욕을 했습니다.

 

 

 

다음 날 오후, 낮잠을 자고 있던 A씨의 귀를 간질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창문을 열자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지요. 아동 성범죄로 수감생활을 했고, 또 보호관찰 상태였지만, A씨는 습관적인 욕망에 젖어들어 한 여자아이를 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절대 출입해서는 안 되는 어린이 보호구역까지 침범했지요. 그 순간 A씨의 휴대용추적장치로 문자메시지가 전송됩니다. 제한구역에 들어갔으니 즉시 나오라는 경고 문자였지요. 하지만 A씨는 그 명령에 불응하고 아이에게 점점 더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 (가상화면)

 

그 시각 서울에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에선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1차 대응을 위해 A씨 휴대용추적장치로 전화를 해보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긴급 상황이라 판단된 직원은 담당 보호관찰관 PDA에 A씨의 현 위치를 전송해주고, 마침 근처에 있던 보호관찰관은 즉시 A씨를 찾아내 자칫 범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을 막았습니다.

보호관찰관은 출입금지 위반 시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가석방을 취소하고 다시 교도소에 들어갈 수 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또 전자발찌를 훼손, 분리하거나 전파방해를 하는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음을 알리고, 전자감독에 모범적으로 응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동경로 최소 1분단위로 검색(가상화면)

 

△대상자 위치를 번지수까지 알 수 있음(가상화면)

 

 

 

사회봉사명령 수행 날. 꾀가 난 A씨는 자기 대신 사회봉사를 해 줄만한 사람을 찾았습니다. 아무나 가서 봉사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생각했지요. 그러나 막상 수행 장소에 도착해보니, 그곳엔 ‘원격감독시스템’이 있었습니다. 협력기관 담당자 컴퓨터에 특수 프로그램이 설치되어있어 사회봉사명령 대상자가 제 시간에 도착했는지, 사회봉사명령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대리인이 온 건 아닌지, 사진으로 찍어 보호관찰소로 보냅니다. 첨단 IT 기술이 접목된 유비쿼터스 보호관찰 시스템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A씨의 휴대용추적장치로 문자메시지가 전송됐습니다. 이쪽으로 문자도 오나? 확인해보니 다음날 있을 수강명령에 대한 안내문자였습니다. A씨는 사회봉사명령과 함께 40시간의 수강명령을 받은 상태였지요. 40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하루에 8시간씩 5회 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연속으로 받을 수 없고 반드시 5주 간격을 둬야하므로 간혹 교육일정을 깜박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문자메시지 덕분에 다음날 수강프로그램에 참가하고, 강의, 집단토론, 역할극 등에 참가했습니다. 역할극을 할 때, 돌아가신 어머니 역할을 하던 A씨는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얼마나 마음아파하고 안타까워하셨는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A씨는 집중보호관찰 대상자기 때문에, 보호관찰관으로부터 월 4회 이상 대면접촉, 월 2회 이상 생활근거지 현지방문을 받습니다. 처음엔 귀찮다고 생각한 보호관찰관이었지만, 차츰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나눠보니 그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 바로 보호관찰관이었습니다. A씨는 사회에 잘 적응하고 싶다며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보호관찰관은 A씨를 노동부 산하 고용지원센터에 찾아가 취업을 협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A씨는 안정된 삶을 꿈꾸며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