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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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돈이 쌓이는 마을, 적은리

법무부 블로그 2009. 9. 30. 16:24

 

 

 

시원한 바람, 바짝 다가선 산, 청명한 하늘...... 어느새 가을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삼태기 모양을 닮아 무엇이든 쓸어 모으기 때문에 돈이든, 곡식이든 많이 모인다는 마을 적은리에도 가을은 찾아왔습니다. 논에는 벼이삭들이 고개를 숙이고, 마을 사람들은 벼 수확을 앞두고 낫과 탈곡기를 정비합니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찾듯 편안한 마음으로 첫 여행을 떠납니다. 2년 연속 범죄 없는 마을로 유명한 탓인지, 강아지도 길거리에서 실례를 범하지 않을 듯(?) 깨끗하고 정갈한 모습에서, 동백기름으로 가지런히 머리를 빗어 올린 어머니의 쪽진 머리가 생각났습니다. 어머니 품을 파고들 듯 범죄 없는 마을 직은리를 다녀왔습니다.

 

   

 

1년 동안 단 한 건의 범죄도 일어나지 않은 마을, 그래서 나라에서 표창하고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간판도 세워줬습니다. 주민수 42명, 평균 연령 65세, 버스는 하루에 4대밖에 안 다니지요.

외관만큼이나 소박한 이 마을에는 없는 것이 많습니다. 요즘은 어느 동네마다 다 있는 슈퍼가 없고, 아이들이 없으니 학교가 없고, 그리고 집집마다 대문이 없습니다. 대문이 없어 불안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마을 부녀회장 이명숙(58)씨는 “뭐 와서 훔쳐 갈 것도 없고요, 맨날 보는 사람들이라 그런 걱정 안 합니다” 하며 웃었습니다.    

 

적은리는 삼태기 모양이라서 뭐든 쓸어 담기 때문에 돈이 많이 모이는 마을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쌓을 적(積)’에 ‘은 은(銀)’자를 쓰는 마을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죠. 이명숙 씨는 “우리가 잘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한테 빌어먹고 살지는 않아요. 우리 자식들도 외지에 살지만, 다 자기 먹을 만큼 벌고, 빌어먹지 않아요” 했습니다.

적은리에 없는 것 또 하나, 이 마을사람들은 욕심이 없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것만 가질 뿐, 남의 것을 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 같이 저렇게 편안한 표정들인 가 봅니다. 

 

 

 

귀농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김덕자(71) 할머니는 “2005년 식목일 때 우리 마을에 산불이 났어. 그 때 집이 스물여덟 채였는데 여섯 채 남고 싹 타버렸어. 집이 탄 사람들은 저 위에 폐교에서 공동생활을 했는데, 그 때 남은 여섯 채 집에서 밥이며, 김치며, 물이며 얼마나 열심히 갖다 줬나 몰라. 지금은 다들 잊고 살지만, 참 고마운 일이었지” 하며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 기억에 잊혀 진 양양 산불은 천년의 사찰 낙산사를 태우고, 양양의 17개 마을을 화염 속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낙산사의 복구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을 정도로 당시의 화마는 무시무시한 것이었습니다.

 

 

 

해가 지고 주위가 어스름해지자 마을회관에 쿵덕쿵덕 음악소리가 들렸습니다. “♪손 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으대~ 봉선화라 부~르으리~♪” 마을의 유일한 오락시설이라 할 수 있는 마을 회관 노래방 기계가 작동한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노래를 찾을 때 노래방 책 대신 벽에 걸려있는 달력을 뒤적거립니다. 달력 뒷장에 마을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곡목과 해당번호가 써 있기 때문이죠. ‘울고 넘는 박달재’, ‘청춘아 돌려다오’, ‘섬마을 선생님’ 등 대부분 트로트였습니다.

 

 

 

적은리는 연속 2년째 범죄 없는 마을로 선정된 곳입니다. 2009년 범죄 없는 마을은 전국 199개입니다. 범죄 없는 마을에 대해 마을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김태래(52) 이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범죄 없는 마을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몇 년 전 저희 마을이 선정된 적이 있어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엔 경찰서장의 추천으로 상을 받았습니다.

 

Q. 작은 마을이지만 싸울 때도 있을 텐데, 어떻게 해결하나요?

주민 대부분이 할머니인데, 싸울 땐 항상 저를 부릅니다. 그러면 이쪽 가서는 저쪽이 잘못했다 그러고, 저쪽 가서는 이쪽이 잘못했다 그러면서 풀어드립니다. 그리고 마을이 워낙 작아서 등지고 오래 지낼 수가 없어서 누군가는 반드시 풀려고 나섭니다.

 

Q. 앞으로도 범죄 없는 마을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실 건가요?

올해 상 받으러 갔을 때 8년 연속 선정된 마을이 있더라고요. 저희 마을은 10년에 도전해보려고요. 그리고 내년도 선정되면 ‘3년 연속 범죄 없는 마을’이라고 써있는 깃발을 받게 됩니다. 마을의 명예지요.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볼 겁니다.

 

 

 

 

             

놀거리

◦ 바다낚시: 선상에서 즐기는 바다낚시, 물치항, 오산항, 남해항, 동선항 등에서 가능.

◦ 체험마을: ‘송천리 떡마을 체험’ ‘석교리 음식체험’ ‘서림리 해담마을 농촌체험’ 등.

◦ 양양송이축제: 9/25~9/29(5일간), 올해는 신종 인플루엔자로 축소 시행

 

볼거리

◦ 낙산사: 관동팔경의 하나로 유명한 사찰, 화재 후 90%이상 복구되었음.

◦ 하조대: 환상적 일출 명소, 애국가에 나오는 소나무(일명 애국송)가 눈길을 끎.

◦ 물치항: 양양군 가장 북쪽에 위치한 항구로 저렴하고 싱싱한 회를 맛 볼 수 있음.

◦ 오색약수터: 우리나라 탄산약수의 대명사, 위장병․신경통 등에 좋다고 알려짐

◦ 오색주전골: 가까이서 가장 낮게 단풍을 관람할 수 있는 등산코스. 약 1시간 소요

 

먹거리

◦ 뚜거리탕: 양양 남대천에서 잡히는 작은 민물고기, 추어탕처럼 갈아서 얼큰하게 먹는다.

◦ 오색돌솥밥: 오색약수로 만든 돌솥밥, 밥에 푸른빛이 돌며 감칠맛이 난다.

◦ 특산품: 송이버섯, 연어, 은어

 

잠자리

양양군청에 허가받은 숙소가 전체 672개, 강현면은 109개 있음.

 

교통편 

○ 고속도로 이용시

  ◦ 영동고속도로 현남 IC → 7번국도(양양방면) → 양양대교 → 낙산 → 정암2리 삼거리에서

    ‘적은리’ 방면 좌회전

○ 국도 이용시

  ◦ 한계령(44호국도) → 양양시내통과 → 낙산 → 정암2리 삼거리에서 ‘적은리’ 방면 좌회전

  ◦ 미시령 → 속초통과 → 물치회센터통과 → 정암2리 삼거리에서 ‘적은리’ 방면 우회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