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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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그녀와 “통~ 하였느냐?”

법무부 블로그 2009. 9. 9. 13:42

 

 

 

 

화 한 시간 전, 스튜디오에 따스한 불이 켜지고 분주해진 스태프들 사이에서 익숙해 보이는 긴장감과 열기가 가득 분출된다. 기기 점검, 음향. 카메라 테스트, 대기실에서의 준비 등 각자에게 주어진 짐을 풀어 놓느라 정신이 없는 스튜디오 내부. 외부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패널로 신청한 많은 참가자들이 미리 방송국 로비에 와서 이름표를 받고 그들 방식대로 녹화에 들어가기 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초조하신 듯 연신 손을 가만히 놔두지 못하시는 할아버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로비에 앉아 책을 읽는 아저씨, 계속 위치를 바꾸어 가며 이름표를 다는 아주머니, 함께 신청하여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 등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분위기를 뿜어내며 녹화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설레 보이는 눈빛과 적극적으로 보이는 당당한 기운이었다.

 

KBS1 TV의 5천만의 아이디어로 녹화현장을 찾은 김희주 기자가 대기실에서 시민 제보자를 만났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제보자는 구로에 사는 임민정씨다. 훤칠한 키에 흡사 연예인처럼 보이는 외모를 갖춘 임민정씨는 한 아이를 둔 한 집안의 가장이다. 김희주 기자는 녹화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는 임민정씨와 인터뷰를 시도했다. 

 

 

 

 

Q : 임민정씨께서 제안하신 아이디어는 어떤 것인가요?

A : 정말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하철의 아이들 전용 칸을 만들자는 겁니다. 전용석이 아니라 전용 칸이죠.

 

Q :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게 되셨나요?

A : 한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특히, 요즘 지하철 냉방시설이 너무 좋아져서 한 여름에도 오한을 느낄 정도입니다. 약 냉방 칸이라는 게 따로 마련되어있지만 어린이들에겐 그것도 지나칩니다. 지하철을 한 번 타고 나면 집에 와서 아이가 열이 40도까지 오르거든요. 이건 무척 심각한 수준 아닙니까. 어린이를 위한 약 냉방, 약 난방 칸이 따로 마련되어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조용한 지하철에서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온통 사람들의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부모들은 죄책감을 갖게 되고 아이를 데리고 탄 것만으로도 눈치를 봐야합니다. 사실 가해자는 없어요. 모두가 피해자일 뿐이죠. 그래서 더더욱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실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을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자 하시는 의도가 매우 좋은데 평소 법 정책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A : 법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법과 관련이 있는 것이었나요? 하하. (웃음) 이제 보니 그런 것도 같네요. 하지만 저는 그저 살아가면서 느낀 불편함을 호소하려고 이렇게 나온 것뿐이에요.

 

Q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법 정책에 관심이 없는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말씀이신 것 같네요. 이렇게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 매우 긍정적입니다. 쌍방향이 소통할 수 있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법 정책에 관련된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딱딱할 수 있지만 저를 보세요. 저처럼 법과 관련 없는 사람도 실생활의 아이디어만으로도 이렇게 참여를 할 수 있고 결국 제 생각이 법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Q : 마지막으로 임민정씨의 아이디어가 채택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으세요?

A : 제 아이디어가 채택이 될지 안 될지는 잘 모르지만 꼭 채택되어 실제로 정책에 반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은 어른들만을 위한 세상입니다. 어린 아이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이 세상은 무척 불편하고 어려운 곳이에요. 제 아이디어가 정말 채택되어 실제로 지하철역에 변화가 생긴다면 저는 둘째아이를 낳을 생각입니다. (웃음)

 

 

 

녹화 시간이 다가 오고 스태프의 말에 맞추어 스튜디오 안으로 입장한 패널들의 몇몇 얼굴에선 긴장한 표정이 비춰지기도 하였지만 준비된 의자에 앉자 바로 진지한 모습이었다. 녹화 전 방송국 로비에 가득 차 있던 열기를 뚫고 패널로 참석한 4인을 미니 인터뷰해보았다.

 

  

아이디어 제안이

                   대중화 되었으면...

                                          -성동구,김경미 씨

 

“KBS 설문 조사에 등록하여 메일을 받아 참가하게 되었어요. 취지는 좋은 것 같아요. 특히 무작위로 선출하고 평가한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좋은 방향인 것 같고 앞으로도 이러한 생활 속 아이디어 제안이 대중화되어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인식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법이 약자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 노원구, 김종오씨

 

“법은 사회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이고 이것이 제대로 펼쳐지고 운영되어야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법을 악용하는 권력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경우 약자가 피해를 받게 되는데 법 기관에서 이를 견제하고 약자들 입장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지 못하도록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효율적으로 정책들이 움직였으면 

                                         - 수원시, 이대수씨

 

“다른 교양 시사 프로그램에 비해 참신한 것 같지만, 실제로 느끼기에 시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나 정책들이 실생활에서 잘 적용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도 하고 채택될 확률도 그리 많은 것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라는 점은 정책들이 조금 효율적으로 조정되거나 움직였으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서민이 대우 잘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 영등포구, 한맹임씨

 

“저는 직업상 ‘복지’와 관련된 주제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최근 노인 장기 요양 등급제도가 실시되면서 제가 근무하는 기관에 하루 한 끼 밥을 드시러 오시는 기초 생활 수급자들 중 많은 분들이 더 이상 이런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되었어요. 바로 이 제도 때문에 ‘등급’을 받지 못해, 자격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죠. 저희가 제공하는 한 끼로 하루를 근근이 이어나가는 분들인데 이제 한 끼 조차 먹을 수 없게 되었다니 너무 속상합니다. 많은 서민들이 살아가면서 이러한 불편함과 비효율성을 호소하고 있지만, 약자라는 이유로 무시되기 일쑤고 점점 벌어지는 빈부 격차에 괴리감만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서민들의 정책안이 잘 반영되고 그에 따라 서민이 대우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쌍방향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은 그러한 시청자의 소망을 풀어주는 소통의 장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 곳을 통해 단순한 애청자의 자세에 그치지 않고 직접 방송 출연도 신청하고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필요한 정책 제안들이 무엇이 있는지 관심 가지고 귀 기울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니 시민 사회가 훨씬 더 성숙해진 것 같았다. 방송에서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더 많은 정책들이 제안되어 우리의 울타리를 스스로 고치고 보완해나가는 멋진 주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글 | 김태준 김희주 최으뜸 정책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