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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대에 대학 다니던 방법?!

법무부 블로그 2009. 8. 7. 10:49

 

엄마 시대에 대학 다니던 방법?!

 

우리 엄마가 대학을 다니던 1980년에는 대학생 과외나 아르바이트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정 형편이 힘든 사람은 아예 대학을 포기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버는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여학생들은 한 반에 3분의 1정도만 대학을 가고 대부분 취직을 하여 돈을 벌어서 시집 갈 준비를 하거나 살림살이에 도움이 되는 것이 보통이었다고 한다. 우리 엄마의 친구와 사촌 언니의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 해 보기로 한다.

 

 

1970년대에 엄마의 사촌언니는 그 당시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 시험에 떨어져서 재수를 하게 되었는데 이모부가 사업 부도와 사기 등으로 집이 홀딱 망하여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대학 공부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결국 가난 때문에 친척 도움으로 정부종합청사에 있는 고시국에 임시직으로 들어가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는데 그 돈이 남동생 공부도 시키고 한 달을 살아가는 생활비를 겨우 할 정도였다. 이모부는 매일 술을 드시고 전혀 생활비를 벌지 못하는 아버지로서 살고 3남 3녀와 할머니까지 9식구가 사촌언니의 월급으로 억지로 사는 꼴이 되었다. 결국 사촌언니는 완전히 학업을 포기하고 계속 생활비를 벌었고 40세가 넘도록 결혼도 못하고 일만 하다가 목 디스크로 일을 그만 두었지만 임시직이어서 퇴직금도 없이 나왔다. 다른 형제들은 모두 일류 대학을 나와서 지금 나름대로 자신의 직위와 돈을 벌어 잘 살지만 그 사촌누나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제일 잘했지만 대학을 포기하여 원하는 일을 영원히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수지침도 배우고 친구 집에 가서 지내기도 하다가 방송통신대학을 뒤늦게 다녀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 상담을 하는 일을 한다고 한다.

 

55세가 되도록 결혼도 못하고 원하는 생활도 이룰 수 없었다. 어쨌든 정말 뛰어난 한 사람이 가난하여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었는데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그 사촌누나는 그때 힘들더라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좀 더 많은 정보와 방법을 알아보지 않고 쉽게 학업을 포기한 것에 대해 속상해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봤던 우리 엄마는 우리에게 늘 이 이야기를 해 주면서 옛날에는 공부하고 싶어도 공부 못하는 시절이 있었는데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신다.

 

 

1980년 우리 엄마의 대학교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언니와 여동생 등 다섯 자매가 겨우 살았다고 한다. 큰 언니가 다행히 시집을 가서 형부의 배려로 엄마와 자매가 큰 언니 집에 함께 살 정도로 힘든 상태였다. 그래서 감히 대학 등록금을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가정형편이 힘든 사람에게 작은 이자로 등록금을 대출 받아 졸업 후에 원리금과 이자를 갚는 조건으로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래서 그 친구는 4년을 무사히 졸업하고 2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 학자금 대출 받은 것을 다 갚았고 나중에는 돈을 더 모아 개인 사업을 하여 큰 언니 집에서 나와 아파트도 사고 엄마도 모시고 나와서 당당하게 살고 있다. 물론 이 친구도 결혼은 하지 못한 채 나이 많으신 엄마를 홀로 모시며 효도 하면서 살지만 자신의 대출금과 살아갈 준비를 하느라 정신없어 결혼할 시기를 놓쳤다고 한다. 엄마는 한 번씩 우리가 애먹이고 속상하면 그 친구에게 ‘무자식이 상팔자야!’ 하지만 진짜는 아닌 것 같다.

 

 

이 두 상황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꿈꾸었던 멋진 인생을 포기하고 힘들게 살아야만 했던 그 분들이 너무 불쌍하다. 만약에 가난하지만 않았더라면 의사가 되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고 대출금을 갚으면서 자신이 스스로 살아갈 준비를 하기 바빠서 결혼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을 것이다. 공부해서 열심히 살 의지가 있고 살 준비를 하는 사람에게는 국가가 기회를 주어야 한다. 학자금만 대출해 주어서는 바로 먹고 살 수 없는 사람에게는 그것도 부족하다. 최소한 생활 할 수 있는 만큼의 생활비도 함께 대출을 해 주고 나중에 돈을 벌게 되면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갚아나가기만 하면 되도록 해주는 여유를 주면 결혼도 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면서 다 갚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선진 외국에서는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복지가 상당히 잘되어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외국제도 사례의 시사점

- 학자금 대출상환을 소득의 발생시점과 연계

-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

- 대출자의 소득포착 및 원리금상환이 국세청을 통해서 이루어짐

(학자금대출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세체계와 연계 필요)

 

 

우리나라의 학자금 대출 제도도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하면서 또 다시 선진 외국의 사례처럼 새 단장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학교를 다니면서 등록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취업을 한 후에도 기간 조정을 통해 등록금을 갚을 수 있게 된다고 하니, 공부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했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을 것 같다.

학생은 말 그대로 배우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가 두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능력 있는 사람인데 옛날처럼 돈이 없어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것은 결코 행복한 가정과 밝은 사회가 될 수 없다.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훗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정유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