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무질서한 사이버세상, 공식을 바꿔 봐!

법무부 블로그 2009. 6. 17. 10:09

  

 

 

 

사이버의 힘은 누구에게 한정되어 있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용자 모두에게 공통으로 주어진 힘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그 힘을 남용하여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있으며, 이런 행위는 건강한 사이버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질서한 사이버세상은 허무다. 서로를 존중하고 약속한 법을 지킬 때 힘이 생긴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사이버 질서 확립을 위해 애쓰고 있는 법무부와 각종 포털, 인터넷 이용자들의 모습을 찾아보고, 최전선에서 바라보는 사이버 범죄 현장, 사이버 법질서 홍보대사의 인터뷰 등을 통해 건강한 사이버 문화 정착의 가능성과 미래를 그려본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했던가? 우습다. 지금은 발 없는 말보다 더 빠른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로로 쭉쭉 내달리는 영화, 음악, 책등의 저작물들은 발 없는 말 정도는 이미 가뿐하게 제쳐 버리고, 전 세계를 향해 급속도로 내달리고 있다. 그 속도에 멀미가 날 지경이여서 부작용에 속병을 앓는 사람도 허다하다. 예상 못한 부작용이 점점 커지면서 네티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들은 힘과 뜻을 모아 그 무한 질주에 제동을 걸고 있다.    

 

 

   

 

 △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양심 선언을 한 네티즌

  

얼마 전, 영화 『워낭소리』의 불법 유포로 인해 전국이 들썩 거렸다. 팔순 노인과 늙은 소의 인생을 공짜로 사려 하다니! 네티즌은 분노했다. 일부는 ‘이게 웬 떡인가!’라는 생각으로 재빨리 다운을 받기도 했겠지만, ‘개념 없다’는 식의 반응도 상당수였다.

 

한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워낭소리를 다운로드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생각 없이 불법 다운을 받았지만, 곧 그것을 지웠으며 다운로드 한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그 행동 자체로 영화 관계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관람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 되었음을 사람들 앞에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값을 받겠다는 의미의 이 글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으며 베스트 블로거 뉴스에 올랐다. 이 글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도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 포스팅의 댓글

 

글쓴이와 같은 심경으로 함께 슬퍼하고 함께 반성하는 댓글이 많아졌다는 것은 저작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스스로 다운로드를 해보고, 피해도 당해보고, 어떤이가 그로인해 힘들어 하는 것을 지켜보아 온 네티즌들은 이제 파일 공유가 아닌 저작권자의 마음을 공유하는 눈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손가락을 스스로 조절하고 있다.  

 

 

 

저작권자의 마음을 공유하는 것은 영화팬들만의 현상은 아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음악팬 층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한국 가요계가 불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한국 문화콘텐츠진흥원, 저작권 및 음악관련 단체 등이 함께 ‘불법음원근절국민운동(불끈 운동)’를 진행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 운동은 원더걸스, FT아일랜드 등 아이돌이라 불릴 만한 가수들이 홍보대사로 위촉 되었고 자동으로 그 홍보대사의 팬클럽에서는 ‘불끈 운동’의 모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 알소동 사이트 메인화면

 

기업이나 단체에서 시작하여 개개인을 독려하는 불법 음원 근절 운동도 있지만, 어떤 단체의 도움 없이 개인이 벌이는 <음반사기 캠페인>도 있다. 바로 ‘알소동 (www.alsodong.com)’ 이라는 음악 사이트에서 진행하고 있는 장기 이벤트이다. 특히 이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음악 저작권협회와 음원 관련 협의를 이끌어 내어 국내외 가수들의 라이브 동영상을 자유롭게 볼 수 있게 하는 모범적인 사이트의 초석이 되고 있다.

 

목적이 있는 기업이 아닌, 순수하게 음악이 좋아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운영자 안병훈(부산 동주대학 실용음악과 겸임 교수)대표는 이곳을 통해 <음반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2005년 가수 나얼의 리메이크 음반을 시작으로 지금은 53번째 음반을 소개하고 있다. 이미 휘성, 나얼, 김범수, 박효신 등의 여러 가수들과 기획사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사이트로 알려져 있으며 그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Alsodong.com 안병훈 대표 

 

△ 알소동 사장님과 2AM

 

Q.
음악 사이트 ‘알소동’,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 했나요?
A.

저희는 처음에 다음(Daum)안에서 운영되는 카페였습니다. 포털사이트가 음악으로 광고 수익을 얻지만 저희는 ‘카페’였기 때문에 저작권료를 내고 싶어도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징수규정이 없었어요. 방법을 찾기 위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수차례 통화 끝에 독립 사이트를 만들어 명확한 징수규정에 따라 금액을 지불하라는 권고를 받아서 독립 사이트로 올해 봄에 새 둥지를 틀게 된 것입니다. 물론, 독립 사이트 운영하는데 돈이 들지만,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다른 수입원이 있기 때문에 벌이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카페 운영방식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Q.

<음반사기 캠페인>은 무엇인가요?

A.

말 그대로 ‘괜찮은 음반은 사서 듣자!’는 캠페인입니다. 요즘 네티즌들은 돈 주고 살만한 것이 없어서 음반을 안산다고 말을 하는데 그런 네티즌들에게 돈을 주고 살 만큼의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음반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전에 한 인디가수 분이 앨범을 처음 냈을 때 1달 동안 팔린 게 100장이 안 됐었는데 음반사기 캠페인 이후 8천7백장을 팔았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좋아서 소개를 한 건데, 이렇게 큰 결과가 생겼다는 것에 저 또한 많이 놀랐습니다.

그 이후로 더 책임감 있게 음반을 소개하려고 노력합니다. 요즘에는 신뢰도 많이 얻어서 저의 음반 소개를 기다리는 회원 분들도 많이 생긴 것 같아 책임감이 더 막중해 집니다.

Q.

앞으로의 계획?

A.

저희 ‘알소동’은 많은 기획사와 가수, 작곡가 분들과 깊은 유대감으로 이어져 있는 곳이며 인터넷을 통하여 지금까지 음악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많은 일을 했었고,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음악 산업의 활성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법무부와 국민들도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디지털의 발달로 소비자의 소비 패턴도 짧아졌다. 안병훈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음반 하나가 나오기까지 뮤지션들과 기획사는 상당한 기간의 노력과 금전을 쏟아야 하는 반면, ‘소비만 있고 소장이 없는 문화’에 익숙해 진 국민들은 이런 노력들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씁쓸해 했다. ‘알소동’ 카페를 운영하던 시절,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나 특정 가수에 대한 비하로 인해 게시판에서 팬들 간의 싸움이 난 적도 있었고, 그로 인해 가수들과 기획사로부터 전화를 받은 경험도 허다하다고 밝히며 순탄치 않은 세월을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멈추지 않는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것은 그가 가진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 뜨거운 사랑의 표현이다.

 

 

 

 

2005년에 조사한 영화진흥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온라인 다운로드 이용자의 65.3%는 그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그것이 불법이거나 불법으로 논란이 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이용하는 사용자가 78%에 달한다고 했다.

2009년 현재, 영화 불법 다운로드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용자는 27.4%인데, 이에 비교해 보면 4년 사이에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7.4%는 물론 적은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앞으로 4년 후 2013년의 통계를 기대해 볼만 하지 않을까?

 

음악도 마찬가지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경제적 여건까지 챙기는 꼼꼼한 팬 층에서는 팬클럽을 주축으로 음반사기 운동을 한다. 돈을 내고 당당히 음반을 샀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불법 음원이 공유되어 있으면 정중하게 삭제 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뒤에서 몰래 다운받은 음악을 듣는 것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정직한 팬으로 남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IT강국이란 명함아래 불법으로 얼룩졌던 대한민국이 그 이면까지 깨끗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 위해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다. 아직은 우리나라 영화, 내가 좋아하는 팬만 챙기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도 인식이 변화하는 사이의 과도기라고 생각 하자. 그 변화가 더디든 빠르든 간에 변화에 밀려가고 끌려가는 것 보다는 내 스스로 인정하고 수용될 때 변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를 만드는 것은 국민이며 올바른 사이버 문화를 만드는 것은 건강한 정신을 가진 네티즌이다.

현재가 다소 삐걱거릴지라도, 꿈틀대는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우리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