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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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의 힘은 폭력 아닌 상상력!

법무부 블로그 2009. 6. 17. 10:07

 

  

 

 

2008년 한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악플을 달아본 경험이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학생 15.5% 정도가 ‘경험이 있다’고 대답 했다. 또한 ‘자신의 게시판에 달린 댓글 때문에 불쾌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은 44.8%로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냈다.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악플 한 두 개 정도는 ‘경험삼아’ 달아 보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인터넷 이용자들은 악플을 ‘놀이’라고 말한다. 당장 자극적인 악플을 달면, 그 밑에 더 자극적인 악플이 달리는 순환을 그들은 놀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정작 글을 쓴 당사자는 재미가 아닌 아픔을 느끼게 되는 그들만의 씁쓸한 놀이일 뿐이며, 남의 상처를 나의 놀이로 변이시키는 이기적인 행동에 불과하다.

 

칼로 사람을 찌르는 것 보다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더 쉽다는 말이 있다.

칼은 상대방을 해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찌르는 느낌과 소리 등을 온 감각을 통해 전달받기 때문에 상대방을 해치는 당사자도 감정적인 충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총은 먼 거리에서 손가락 하나만 까딱 하면 총알이 알아서 날아가 사람을 해치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상대방의 고통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나는 다치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순식간에 ‘죽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 바로 ‘총’인 것이다.

   

사이버세상은 어떨까? 상대방이 보이지 않는 먼 곳에서 ‘언어’로 된 총알을 쏘아대면 나는 상대방이 어떤 상처를 받는지 알 수 없다. 총알(언어)도 무한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음먹고 공격하면 여럿 ‘죽일’ 수도 있는 공간이 사이버세상이다. 이곳에서는 기관총이 부럽지 않다.

사이버 세상은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다. 대학생 10명 중에 1~2명은 총을 쏴 본 경험이 있고, 인터넷 이용자의 절반 정도는 총알에 부상을 입어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문명의 이기’라고 불리던 사이버세상이 전쟁터가 되어 버린 걸까? 정말 신중히 생각해 볼 일이다.

 

그밖에 나도 모르는 사이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는 내 정보,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성인 음란물이 청소년에게 주는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 직접적인 악플은 ‘총알’이 될 수 있겠지만, 정보 유출이나 음란물처럼 우회적으로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역시 악플 만큼이나 큰 폐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사이버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가 꼭 하나 다시 되뇌어야 할 것이 있다. 인터넷의 가장 큰 무기는 무한한 상상력이라는 것이다. 남을 비방하고 남에게 모욕을 주는 것이 자신의 ‘능력발휘’가 될 수는 없다. 시공을 초월하여 의견을 교류하고 그렇게 모인 아이디어는 상상력을 통해 재창조 된다. 사이버세상의 진정한 힘이자 무기는 바로 그것이다.

초창기 인터넷은 ‘무한의 공간’ , ‘정보의 바다’로 불리며 상상력을 증진 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통했지만 지금은 그 좋은 사람들, 반짝이는 세상, 번득이는 아이디어들이 폭력과 범죄에 가려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끝이 없는 공간에 난무하고 있는 총알을 거두고, 길 잃은 주민등록 번호의 길을 찾아주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상대방에게 예의를 표하고, 사과할 줄 아는 여유를 갖고, ‘폭력과 그에 따른 합병증’을 쏙 뺀 튼튼한 사이버 세상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버의 힘은 폭력 아닌 상상력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숨표’하나가 절실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