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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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하얀 선의 유혹, 밟거나 혹은 넘거나

법무부 블로그 2009. 3. 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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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 즈음에 참 신기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동이 트기 전에 대로변의 큰 건물 옥상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정지선을 지키는 차량을 찾는 것이었는데, 정지선을 지키는 사람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단다. 하루 종일 기다려서 정지선을 지키는 사람이 나타나면 냉장고를 선물로 주었지만, 반대로 정지선 지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주고 싶은 냉장고를 그대로 짊어지고 방송국으로 돌아오기가 일쑤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한때 사람들에게 ‘양심 냉장고’라는 단어가 양심을 찌르는 단어가 되었다.


일본의 질서정연한 도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 국민 스스로가 부끄러움을 느끼게도 해주었던 그 프로그램 덕분에 당시 정지선 지키기가 생활화 되었다고는 하는데, 지금 도로를 보면 그때의 정지선 지키기도 ‘반짝’ 유행을 타고 말았던 것 같다.

 

자동차 안에 갇힌 양심

요즘엔 정지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차량이 민망하다.

너나 할 것 없이 정지선을 위반하는 차량들로 인해 그것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차량을 보는 것이 더 신기하게 느껴지고 있다. 다른 차들은 다 지나가는데 나 홀로 정지선을 지키고 서 있노라면 바보가 된 느낌이고, “너 초보구나?”하는 비웃음이 들리는 것 같다는 사람도 있다. 


정지선 지키기는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신호위반’과 같은 교통 법규에 비해 단속수위도 낮고 가벼워 보이는 법규이지만 지키지 않으면 보행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운전자들 모두가 이 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자꾸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버스와 택시는 “마이 웨이~!”

도로에서의 정지선이 얼마나 잘 지켜질지 관찰한 결과, 아래의 사진에서처럼 승객의 안전을 제일 먼저 걱정해야하는 택시와 버스가 정지선을 위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차에 탄 고객의 안전은 물론이거니와 횡단하고 있는 보행자의 안전을 가장 잘 지켜 주어야 하는 교통수단임에도 불구하고 택시와 버스가 일반차량보다 그 수가 더 빈번한 것을 보니, 대중을 위해 만들어진 교통수단이 이제는 대중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로 변질되어 버린 지 오래인 듯 했다.

횡단보도 위해 떡하니 서있는 차량을 보면 보행자가 어떻게 건너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  도대체 얼마나 목적지에 빨리 가려고 잠시도 못 참고 정지선을 넘어와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횡단하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서 있는 자동차가 민망하진 않을까?

파란불에서 노란불로 바뀌는 찰나는 ‘빨리 지나가세요!’ 가 아니라, ‘이제 멈추세요.’라는 뜻이다. 하지만 무시하는 건지 모르는 건지 노란불에서 액셀을 더욱 밟아대는 차들의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큰길은 무섭고 작은 길은 우습고

도로위의 자동차가 정지선을 지키듯, 횡단보도 위의 보행자도 무단횡단을 삼가야 한다.

지난여름, 주요 대학가와 번화가에서 무단횡단 사례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 전반적으로 교통량이 적고 대학가와 인접한 부분에서 무단횡단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고 교통량이 많은 큰길에서는 상대적으로 무단횡단 횟수가 적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법무부, 법사랑 행복한 세상, 2008)

큰길에서의 무단횡단은 무섭고, 작은 길에서의 무단횡단은 우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한 예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위험한 발상이다. ‘무단횡단’은 <대한민국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10대 중과실>중 하나임을 꼭 명심해야 한다.

 

 

도로위의 흰 선은 생명선

언제쯤이면 자동차들은 정지선의 중요성을 습관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며, 보행자들은 횡단보도에서 마음 놓고 보행자의 권리를 보호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운전자가 운전자의 자유를 누리려면 정해진 규칙을 잘 지켜야 함은 물론이고, 보행자가 보행자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횡단보도 안에서 신호를 잘 지켜 횡단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운전자든 보행자든, 지금 필요 한건 딱~ ‘냉장고’ 가격만큼의 양심이다.

운전자는 기다림의 미학을, 보행자는 정해진 곳으로 횡단하는 여유를 가진다면 선진 교통질서를 이룩할 수 있지 않을까.

 

 

 

 

글|고효정 ˙ 정책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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