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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한국이민학회 취재

법무부 블로그 2008. 11. 27. 15:44

 

 

                                                                                                                     

 

  

 

                                   

                                                                           글 | 윤태희 기자 · 서울유석초

 

지난 11월 21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3층 세미나실에서 법무부 출입국 및 외국인정책본부 후원의 한국이민학회 정기세미나가 있었다.

 2007년 2월 한국기술교육대 유길상 교수를 초대 회장으로 설립된 한국이민학회는 2004년부터 다양한 주제의 국제회의 및 학술대회를 개최해 왔으며, 이번 정기학술대회는 ‘ 다문화사회의 사회통합정책 ’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 세미나는 총 4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학술, 언론, 청년 층등의 자리를 꽉꽉 채운 다양한 참여자가 돋보이는 행사였다.

조금 늦은 자리여선지 세미나 장 안은 많은 사람들이 발표자의 내용에 집중되어 있었다. 주위에는 모두 이민자의 권리와 법 관련 담당자이거나 박사님들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내용도 초등부인 나에게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주어진 책자를 읽어가며 열심히 들은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부 : 대상별 이민정책과 사회통합

 중간부터 듣기 시작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김현미 교수는 ‘ 틀에 맞히고자 하는 이기적 통합 ’을 지적하였다.

결혼을 통해 이주하게 된 베트남, 중국등지의 이민자들에게 우리 한국어와 한국의 가부장적인 문화틀에서의 적응도만을 잣대로 사회적인 통합을 강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는 불법 중개자들을 양산해낸 결과를 가져왔으며, 단지 한국의 저 출산 위기나 돌봄 노동을 해결하는 ‘대체인력’으로만 취급되는 이민자들이 아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존중되어 한국사회에 발휘될 수 있을 때 진정한 사회적 통합의 시너지가 발휘될 것임을 강조했다.

 가끔 명절때면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인 며느리의 김치 솜씨라든가, 시골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심이나 효심을 화제로 다룬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외국인 며느리들이 가지고 있는 그녀들만의 전통요리 솜씨와 장기자랑이 마을 사람들의 특별한 강좌로 사랑받고 있다는 소식도 화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어서 인천대 법학과 노영돈 교수는 재외동포정책의 검토와 사회적 통합에 대해 발표를 했다. 다문화사회에서의 국내중심의 외국인과 한민족 통합을 지적하면서 재외동포에 대한 인식의 변화뿐 만이 아닌 시스템적으로 외교통상부와 법무부의 역할 구분의 필요성과 재외동포전담기구의 필요성을 촉구하였다. 일본의 ‘다문화공생’을 통해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문제를 공존공생의 시각으로 이끌어가는 정부주도의 역할을 예로 들며, 이민자들의 지식과 부의 정도에 따라 차별적으로 대우하기 보다는 사할린동포 3만 명 시대 중국인, 러시아인 등에게도 F4비자에 대한 동등한 자격 부여를 위한 정책 실현을 희망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윤인진 교수는 ‘새터민’ 으로 불리우는 북한 이주민의 사회적 배제를 지적하면서 'long time, long place'의 문구를 인용하여 자칫 양극화의 희생이 될 수 있을 새터민들의 남한 사회의 적응과 자기 개발이 될 수 있는 경제구조적 사회분위기 형성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특히 새터민 청소년층의 사회적 배제 문제의 시급함을 지적하며, 현재의 정부지원책이 적응만을 위한 투자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했다.

 실제 교육복지지정학교에서 근무중이신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체육담당인 선생님은 새터민 청소년 중 17살의 한 학생에게 쉬는 시간이면 보충 수업을 해 주셨다고 한다. 북한에서 배운 교육 과정을 모두 무시하고, 남한의 초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부터 따로 수업을 하면 할 수록 더욱 걱정이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학생의 미래에 대한 꿈과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남한 정부가 알아서 자신들을 지켜줄 기대만 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막연하게 정부만을 의지하는 탓에 앞으로의 사회가 걱정된다고 하셨다. 그릇된 새터민17살의 청소년 의식을 바로잡아주기 위해 매일 본인의 수업을 마치고 별도의 교육을 아끼지 않는 선생님의 노력에 힘이 되는 정책을 기대해 본다.

 

2부 : 대학원생 특별 세션

 해외에서 이민족들의 인권문제를 연구하는 한국인 대학원생들을 통해 이민자인권문제에 대해 더욱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듀크대학의 권준희 학생은 중국 조선족 노동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유입과정에서의 갈등문제를 거론하였는데, 불법이주 시장과 불법 체류자들의 추방에 대한 전략과 준비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통해 결국 국제미아로 전락될 수 밖에 없을 이주자들과 그들이 찾는 한국이란 나라가 돈버는 수단에 불과한 곳으로 인식되는 현실적 안타까움을 정리했다.

 UCLA의 김재은 학생은 냉전 및 포스트 냉전 시기의 남한 중심으로 ‘초국경적 민족’만들기라는 제목으로 과거 법이 정부정책에 따라 오용되었던 한국의 정치과정으로 많은 혼란이 초래되었다고 지적하면서, ‘ 동포 ’라는 말이 갖는 상징성에만 관료적으로 규정시키기보다는 우리 사회 내에서 새로운 규정, 정의, 정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3부 : 이민자 사회통합을 위한 정책방향

 법무부 사회통합과 차용호사무관은 한국사회 다문화 논의의 문제점을 양과 질, 이민에 대한 고민 등이 부재된 현실을 지적하며, 중앙부처들의 각기 다른 사회통합 용어의 개념 정리의 필요성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특이한 한국 사회만의 성향이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기도 한 현실에서 이미 이민대국이 현실화된 미국의 경우 독자적인 이민법을 가지고 있으며, 캄보디아의 경우 자국 안정보호를 위해 국제결혼을 금지하는 법등 해외 이민정책 연구의 중요성과 사례들을 모델로 이민자에 대한 한국적 개념정립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4부 : 한국이민학회 정기총회를 마지막으로 오늘의 세미나는 마무리 되었다.

 알듯 말듯한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동안에 참 많은 것들을 배운것 같다. 

다문화사회에 있어 이민자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적 통합의 바람직한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각 계의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가는 진지한 시간이었다.

 얼마 전 출입국사무소에 방문했을 때 외국인 근로자들이 불법체류자로 수갑을 찬 채로 강제퇴거를 당하는 위협적인 장면을 보기도 했지만, 불법외국인 노동자들이 합법적 절차에 의해 퇴거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외국인 보호소에 있는 불법체류자들은 위협적인 감독관들을 경험한다고 했다. 지금의 H-2비자와 같이 법무부의 제도적 노력으로 불법체류까지 하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고, 소수의 약자이기 때문에 무시될 수 있는 인권이 보호 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의 역할은 중대하다. 배제학당을 가면서 우연히 보게 된 현수막에는 ‘ 외국인 한글 교실’이라고 적혀 있었다. 순간 한글을 배우기 위해 이곳까지 외국인들이 찾아와야 하나 싶었다. 가까이 있는 외국인들은 그래도 괜찮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안정된 국내 정착을 위한 보살핌의 환경이 너무 까다로운 것은 아닌지 생각되었다. 그들이 있는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글 교육이 이뤄진다면, 한글을 떠나 ‘한국’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여름방학 때 갔던 강원도 양구의 모 초등학교 친구 2명의 어머니가 일본, 필리핀 사람이었다. 그 두 분은 학교 14명의 학생들에게 일본어, 영어를 가르치며 반대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세미나 시간 내내 그 어머니들이 생각났다. 그 두 분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우리에게 나눠주고 있었고, 그 활동을 통해 한국어도 배워가며 한국을 알아가고 있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우리 학교에도 필리핀 어머니의 자매가 있고, 동생의 유치원에도 러시아인 남매가 있다. 하지만 우리학교나 동생의 유치원에는 한국어가 서투른 이 친구들이나 부모님을 위한 강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물론 지역 동사무소나 구청, 복지관도 마찬가지이다. 지역 복지관이나 시설은 토요 휴무제가 되면서 주말에 문을 열어주지 않아 선의의 뜻을 가진 교육 봉사자들도 장소를 구하는데 굉장한 고생을 한다. 우리 사회를 찾은 손님들을 역으로 이해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부족하다. 오늘의 세미나 주제는 ‘사회적 통합’정책이었지만, 그 전에 진정한 약자를 위해 가장 가까이서 배려할 수 있는 마음과 그들의 숨은 장점을 역으로 배울 수 있는 겸손한 장의 마련이야 말로 지구촌 시대 ‘ 우리가 하나 ’임을 느끼는 통합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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