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용어로써 '승낙'은 어떤 의미일까?

 

 

 

‘승낙’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인데요, 상대방이 하는 무엇을 내가 동의하는 의미로 생각하실 거 같습니다.

 

하지만 법률용어의 ‘승낙’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의 승낙이란, 자신의 법익( 법적으로 보호되는 이익, 가치)에 대한 훼손을 허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 인간이 가진 생명 ·신체 ·명예 ·자유 등을 훼손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강간죄에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면 강간이 성립하지 않으며, 절도죄에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면 절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가 어떠한 상황에서 해도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일정한 능력이 요구됩니다. 우리 인간의 소중한 법익을 훼손할 수 있는 행위이니 조건이 필요하겠죠? 즉 다른 사람의 법익 훼손에 대해 승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적정한 연령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형법은 합법하게 승낙할 수 있는 연령의 한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②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제274조(아동혹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16세 미만의 자를 그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한 업무에 사용할 영업자 또는 그 종업자에게 인도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 인도를 받은 자도 같다.

 

 

이처럼 16세 미만의 자와 합의된 성관계를 하였어도, 이는 범죄가 성립되고 처벌받게 됩니다. 16세 미만의 자는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기 때문에 일정한 한계를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승낙자에게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사는 수술 전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할 의무가 있으며, 이로써 환자가 수술 여부에 대해 주체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실제 판례에 의하면, 의사의 오진으로 피해자에게 수술승낙을 받았다면 이는 부정확 또는 불충분한 설명을 근거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유효한 승낙이라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윤리적인 행위에 대한 승낙은 인정될까요? 당연히 인정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폭력조직 내에서 규칙위반자에게 신체상 위해를 가하는 행위는 피해자의 동의에 의한 것이라도, 반윤리적이라는 점에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와 공모하여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보험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면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법한 목적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승낙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12.11. 선고 2008도9606 판결)

 

 

 

마지막으로 ‘추정적 승낙’도 존재합니다. 이는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승낙하지는 않았지만, 행위 당시의 사정을 상대방이 알았다면 당연히 승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의 부재중에 남편에게 온 긴급한 편지를 무단으로 개봉하여 긴급용무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는 승낙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인 줄 알았지만, 막상 파고드니 까다롭지 않나요? 하지만 우리 생활과 긴밀한 연관이 있으니 관련 내용은 상식으로 알고 계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럼 저는 또 다른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글 = 제16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서윤덕(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