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간의 비극! 존속살해와 비속살해

 

 

“전남 완도 일가족 사망 사건, 어린이의 자유의지가 묵살되어도 괜찮나”

 

지난 6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전남 완도 일가족 사망 사건>입니다. 5월 20일,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떠난 광주 일가족 3명이 행방불명된 뒤 전라남도 완도군 송곡 선착장 앞 바다 속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사건이죠.

 

 

하지만 이 사건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6월 29일 시신 3구를 발견하고, 다음날 6월 30일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한 결과, 조유나 양과 그의 어머니의 부검에서 수면제가 검출되었기 때문이죠.

 

 

특히 확보한 CCTV 영상에서 체험 학습의 본 취지와 달리 조 양의 아버지가 ‘수면제, 완도 앞바다 물 때, 익사의 고통’ 등을 검색한 정황과, 실종 전날 밤 조 양이 축 처진 채로 어머니의 등에 업혀 나오는 장면 등이 발견되면서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일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전남 완도 일가족 실종 사건’은 당사자들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전남 완도 일가족 사망 사건’으로 잠정적으로 결론지어졌죠.

 

 

▼ MBCNEWS - “기어 위치는 P지만..” 실종가족 수색 현장 브리핑
https://youtu.be/WnvFpG5eY8A
 
▼ JTBC - ‘완도 일가족 사망’ 블랙박스에 담긴 마지막 대화...“이제 물 찼다”
https://youtu.be/SVFcg1tPLy0
 
▼ JTBC – 완도 일가족 부검서 수면제...‘극단 선택’ 잠정 결론
https://youtu.be/sfhZpSKnbxU

 

 

이 사건을 두고 여론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생활고로 인한 가족의 비극을 안타까워하는 시선도 있었고, 삶에 대한 자녀의 선택권을 박탈한 부모의 행동을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존속살해(자녀가 부모를 살해하는 경우) 범죄를 강력히 처벌하듯이 비속살해(부모가 자녀를 죽이는 경우) 역시 엄중히 처벌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습니다.

 

 

오늘은 이과 같은 가족 간의 비극, 존속살해와 비속살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존속 : [법률] 부모 또는 그와 같은 항렬 이상에 속하는 친족

* 직계 존속 : [법률] 조상에서 직계로 내려와 자기에 이르는 사이의 혈족. (부모, 조부모 등)

* 비속 : [법률] 아들 이하의 항렬에 속하는 친족을 통틀어 이르는 말

* 직계 비속 : 자기로부터 직계로 이어져 내려가는 혈족. (아들, 딸, 손자, 증손 등)

 

 

 

존속살해, 살인에 패륜까지

▲연도별 존속범죄 추이(2012~2017) ⓒ연합뉴스

 

 

‘존속살해’란 자신 혹은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하는 것을 뜻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자신의 어머니 아그리피나를 해친 로마의 황제 ‘네로’, 아버지 수문제와 형을 살해한 중국의 ‘수양제’ 등이 있죠. 우리나라에도 재산을 빼앗을 목적으로 부모님과 아내, 두 살배기 딸까지 살해한 ‘김종무’, 역시 돈 때문에 부모와 형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박재박’, 100억의 재산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한 뒤 집에 불까지 지른 ‘박한상’ 등 패륜 범죄자들이 있습니다.

 

 

존속살해의 처벌 및 형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존속살해는 살인죄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죄질이 특히 무거워 형량에 차이가 있는데요.

 

 

우선 살인죄(형법 제250조 1항)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하지만 존속살해죄(형법 제250조 2항)는 보통 살인보다 형을 가중해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며,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256조). ‘미수범 역시 처벌’하며(형법 제254조), 존속살해를 ‘예비·음모한 자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습니다(형법 제255조).

 

▼ tvN 벌거벗은 세계사 – 어머니를 죽일 기회만 노리는 네로와 아들 머리 위에 있는 아그리피나
https://youtu.be/yAnrlxWrH9w
 
▼ 키스토리아 – 폭군 수양제; 2부 찬탈과 폭정
https://youtu.be/eQ7OnwVGRkk

 

 

 

부모의 자녀 살해, 동반자살? 비속살해?

▲ 3년간 존속살해&비속살해 범죄 추이(2016~2018) ⓒ연합뉴스

 

 

 

그렇다면 비속살해는 무엇일까요? ‘비속살해’는 존속살해와 반대되는 말로, 자신의 직계비속인 자녀를 살해하는 것을 뜻합니다. 사실 비속살해는 존속살해처럼 명칭이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존속과 반대되는 말이 비속이기 때문에 비속살해로 통용되는 것이죠. 또한, 존속살해와 달리 가중처벌 조항이 없어, 일반 살인죄(형법 제250조 1항)가 성립한답니다.

 

‘전남 완도 일가족 사망 사건’ 역시 경찰에 의해 잠정적으로 조 씨 부부의 자녀 살해 후 동반자살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죠.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은 2018년부터 ‘자녀 살해 후 자살’을 아동학대 사망 원인에 포함해 조사해왔는데요. 조사 결과 아동학대 사망자 중 직접적인 비속살해가 원인인 경우는 △2018년; 28명 중 7명(5건) △2019년; 42명 중 9명(6건) △2020년; 43명 중 12명(12건) 등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처럼 경제난이나 개인의 신병을 이유로 부모들이 일방적으로 먼저 자녀들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바로 이 지점을 두고 비속살해의 법적 처리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자녀의 자기 결정권(혹은 선택권)이 존중되지 않은 상황에서 엄연히 살인에 가까운데, 이를 동반자살이라고 보긴 어려우며, 비속살해라고 본다고 해도 가중 처벌 없이 일반 살인죄(형법 제250조 1항)가 성립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이죠.

  

 

▼ 한국경제 - 완도 이어 세종서도…비속 살인 후 극단선택 이대로 괜찮나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2072594287
 
▼ JTBC – 빚 때문에... 어린 두 자녀 한강에 던져 살해한 20대 아빠
https://youtu.be/H2JLPS3Ht9w
 
▼ ‘자녀 살해 징후’ 미리 찾아야... “자식은 소유물 아냐”
https://youtu.be/XgiieWazBD8
 
▼ JTBC - ‘자녀 살해한 부모’ 처벌 강화법, 국회 발의돼 있지만...
https://youtu.be/VBE21305924

 

물론 대부분의 존속살해와 비속살해가 도덕적‧사회적으로 질타 받으며 엄중한 처벌을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부모를 살해하는 경우, 자신이 병에 걸리자 고도의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자녀를 살해한 경우 등 안타까운 사연도 있어, 신중하게 법안을 발의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참담한 비극인 존속살해와 비속살해, 여러분들께서는 지금의 처벌 수위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 = 제14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민지(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