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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드라마 피고인과 교도소의 진실

법무부 블로그 2017. 3.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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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이 시청률 20%대를 웃돌며 성황리에 종영했습니다. 주인공인 박정우(지성)는 하루아침에 딸과 아내를 죽인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되어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렸는데요. 이러한 줄거리 때문에 드라마의 주 배경은 바로 교도소였습니다. 같은 감방 동기들의 존재부터 긴장감 넘치는 교도소에서의 탈옥 장면까지! 교도소는 드라마를 이끄는 핵심적인 배경이 되어왔는데요, 이러한 교도소 씬에 오류가 숨겨져 있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한번쯤은 가졌을 드라마 <피고인>교도소 장면에 대한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법무부 교정본부 페이스북 담당자인 김태원 교위와 인터뷰를 진행 해 보았습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기결수 박정우와 미결수 차민호가 같은 거실에서 만난다?!

    

     사형수가 된 박정우(지성)와 차민호(엄기준)은 기결수와 미결수인 채 한 거실에서 만난다. <출처 : sbs 드라마 피고인>

 

Q. 드라마 초반에서부터 같은 방을 사용하는 수용자들의 옷 색깔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후반에 들어오는 차민호도 그렇고요. 옷의 색깔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A. 20075월 이후 수용자 의류 색상은 다양해졌는데요, 교도소 내에서 수용자 의류 색상은 신분을 구분하는 역할을 합니다. 드라마에서는 미결수 동복에 해당하는 베이지 색의 옷과 기결수 동복에 해당하는 짙은 청색의 옷이 등장했는데요, 실제로는 계절에 따라, 수형자인지 미결수용자인지에 따라, 성별에 따라 각각 구분하기 때문에 평상복만 해도 총 18종으로 나뉩니다.

 

Q. 그럼 옷의 색이 다른 수용자가 한 방을 사용할 수 있나요?

A.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13조에 의거해 분리 수용이 원칙입니다. 때문에 기결수는 교도소에, 미결수는 구치소에 따로 수용되어야 하죠. 하지만 교도소와 구치소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과는 달리, 그 수가 부족한 지방에서는 때로는 교도소가 구치소의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교도소에서도 미결수의 수용은 가능합니다. 다만, 다른 건물을 통해서 해야 합니다. 때문에 위와 같이 같은 방을 쓰는 것은 법령에 어긋나는 것이죠.

 

 

밀치고, 폭행하고, 반말하는 게 교도관의 수용자 관리?


 드라마 초반, 극중 교도관들이 수용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출처 : sbs 드라마 피고인> 

 

Q. 초반에는 교도관이 수용자를 함부로 다루는 모습이 보여 지기도 했어요. 실제 교도관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교정본부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A. ‘교정이라는 말의 뜻처럼 교정공무원들은 기본 원칙에 때라 법질서 유지, 직업훈련 및 취업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수형자들이 사회로 복귀했을 때의 정착을 돕는 역할을 하기도합니다. 교정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이것이 지켜지는 상황 내에서 출소 이후 성공적인 사회 복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정공무원의 역할입니다.

 

때문에 최근 증가하고 있는 묻지마 범죄나 아동학대 사범들에 대해서는 심리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등, 최대한의 재범을 막기 위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음은 정상적으로 되어도 출소 후 갈 곳이 없으면 재범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형자들의 직업훈련과 학업지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교도관은 이런 역할은커녕 기본적인 업무에서 조차 태만함이 보여지는데요, 실제로 위와 같이 행동하거나 업무가 아닌 편리를 제공하는 것은 공무원의 징계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행위입니다.

 

Q. 실제 교도관과 수용자의 관계는 어떤가요?

A. 드라마에서는 상당히 강압적이고 폭력을 쓰는 존재로 그려지지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웃음). 교도관은 수형자를 엄정하게 구금하고 사회 복귀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도움이란 어디까지나 법이라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탈옥에 도움을 주거나 배달음식을 주문해주는 도움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탈옥! 정말 저렇게 하면 할 수 있는 거야?



드라마에서는 혼란을 틈타, 교도관의 허리춤에서 키를 훔쳐내는 수용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출처 : sbs 드라마 피고인> 


Q. 탈옥 할 때, 한 수용자가 교도관의 키를 훔쳐서 탈옥을 준비합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A. 우선 현재 교도소는 열쇠가 아닌 전자경비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열쇠꾸러미를 훔쳐 탈옥을 시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전자경비시스템 하에서는 해당 구역의 문이 열릴 경우 중앙 통제실에 바로 보고가 됩니다.

 

전자경비시스템을 도입하기 이전에는 열쇠로 경비를 한 적도 물론 있었어요. 하지만 그 때에도 교도관은 자신이 담당한 구역 지역의 열쇠만 가질 수 있으며, 사용 후에는 반납을 해야 했었습니다. 때문에 정말로 키를 분실했다면, 수용자들이 탈옥을 도모할 때 까지 모를 수가 없지요.

     



실제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사용중인 전자경비시스템 <출처 : 법무부> 


CCTV 얘기를 해보자면, 드라마에 소개된 ‘10초마다 방향을 바꿔 비추는 CCTV’는 현재 교도소에 없습니다. 수많은 CCTV가 사각지대가 없도록 늘 한곳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도는 항상 교도관이 지켜보고 있답니다.

 

 

3866의 감방 동기들, 은밀한 사생활을 즐기다


  


    화투를 치거나 수용번호에 장난을 치는 감방(?)식구들, 현실에서는 어떨까?  <출처 : sbs 드라마 피고인> 


Q. 1화에서 기억을 잃고 수감된 박정우(지성 분)의 수형번호를 빨갛게 칠해서 마치 사형수가 된 것처럼 그를 놀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실제로 이처럼 수용복 또는 기타 물건을 훼손하는 것이 용납되나요?

A. 임의적으로 부여한 번호나 표찰을 조작하는 것은 훼손이기 때문에 징벌 대상이 됩니다.

 

Q. 수형자들이 아이돌 춤을 따라하거나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받는 모습이 드라마에서 그려졌어요. 실제 수감자들은 어떤가요?

A. 앞서 말했듯이 재범방지와 사회복귀를 위해 수용자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TV를 보고 아이돌 춤을 추는 것 또한 교도관들이 통제할 일은 아닙니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일 수 있기 때문에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기는 합니다. 장기와 바둑 등은 적극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Q. 교도관으로서 드라마 피고인을 보며 어떠셨어요?

A.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만 6천 명의 교정공무원들이 헌신을 다해 근무하고 있습니다. 교정본부는 형을 받고 들어온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켜서 바깥으로 보낼지에 대해 고민하고 일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사실과 다른 드라마로 인해 오해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기도 합니다. 드라마를 통해서 교정본부라는 곳에 관심이 생기는 것은 좋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너무 극적으로 보여진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점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교정본부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취재 = 9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예덕(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