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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부는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나요?

법무부 블로그 2015. 8. 4. 17:00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미혼부의 자녀 출생신고가 매우 복잡하고 힘들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현행법에서는 혼인 외 출생자의 출생신고는 원칙적으로 ""가 해야 하고, 모가 신고를 할 수 없을 때에는 동거하는 친족이나 분만에 관여한 의사조산사 등이 순위에 따라 신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행법 제57조에서는 "부가 혼인 외의 자녀에 대하여 친생자 신고를 한 때에 그 신고는 인지의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모의 인적사항을 기재할 수 있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따로 부의 혼인 외 출생자 신고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모의 인적사항을 기재할 수 없는 경우에는 후견인 지정 신청, 가족관계등록창설 및 성본 창설, 인지라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내 자녀이라는 것을 확인받고, 부자() 관계를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친생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아이들의 생명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미혼부가 아기를 키우는 건 정말 불가능에 가깝더군요. 출생신고만 되어도 이렇지는 않았을 텐데..... 당장 몇 시간 뒤 출근해야 하는데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습니다...." 

 

 

법률안 개정 전,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넣고 간 미혼부가 남긴 편지입니다. 위의 편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미혼부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지요. 내 자녀인데, 왜 법에 가로막혀 나의 자녀인 것을 수차례 확인받아야 하는 걸까요?

 

 

§ 가족관계등록법

462혼인 외 출생자의 신고는 모()가 하여야 한다. 

 

 

먼저, 이 규정 때문에 미혼부가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자신과 같은 성()과 본()을 만들어주기 위하여 법원에 성본(姓本)의 창설 허가심판청구를 해야 합니다. 갓난아이가 청구할 수 없기에, 미혼부가 특별대리인으로 나서야 하고 특별대리인이 되기 위해서는 DNA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고 합니다. 성본 창설허가가 나오면 이번엔 가정법원의 재판을 거쳐 가족관계등록부 창설을 허가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해야 합니다. 그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이 아닙니다. 다시 구청에 가서, ‘내 자녀가 맞음을 인정해 달라고 인지(認知) 신청을 해야 합니다. 이 신청이 받아들여진 뒤에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신고까지 마치면 마침내 가족관계등록부 상 아이를 친자녀로 기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미혼부가 법적으로 아빠임을 인정받기가 얼마나 힘들고 까다로운지 아시겠죠?

 

하지만! 이제는 미혼부를 배려하도록 법률이 개정되어 미혼부가 조금 더 쉽고 간단하게 가족관계를 증명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57(친생자출생의 신고에 의한 인지) 부가 혼인 외의 자녀에 대하여 친생자출생의 신고를 한 때에는 그 신고는 인지의 효력이 있다.

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부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할 수 있다.

가정법원은 제2항에 따른 확인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 국가경찰관서 및 행정기관이나 그 밖의 단체 또는 개인에게 필요한 사항을 보고하게 하거나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신고의무자가 1개월 이내에 출생의 신고를 하고 등록부의 정정을 신청하여야 한다. 이 경우 시··면의 장이 확인하여야 한다.

1. 출생자가 제3자로부터 민법844조의 친생자 추정을 받고 있음이 밝혀진 경우

2. 그 밖에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확인절차 및 신고에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위의 법률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 즉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해도 그 신고는 효력이 있고, 모의 기본정보를 모를 때에는 미혼부의 등록기준지나 주소지를 관리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법률이 개정되면서 미혼부가 훨씬 쉽고 간단하게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변화속도에 따라 법의 변화속도도 보조를 맞추어 나가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미혼부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법률안이 개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7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나연(중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