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셉테드의 전국적인 설치를 기다립니다!

법무부 블로그 2015. 1. 27. 17:00

 

 

셉테드(CPTED)를 들어보셨나요?

셉테드는 범죄예방환경설계(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의 약자로,

건축설계기법의 한 종류입니다. 우범지대의 범죄 환경 요소를 차단할 수 있도록

건축물 및 도시 시설의 환경을 다시 설계 하는 기법 및 제도입니다.

 

범죄는 범죄자와 피해자, 취약한 공간구조의 3가지 조건이 갖추어질 때 발생하게 됩니다.

    

 

 

(통영 동피랑 마을의 벽화. 벽화 관람 관광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출처. 전북일보)

 

셉테드는 범죄 발생 소지가 있는 도시 구간의 환경을 재조성하여 범죄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환경 재조성이 다른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셉테드가 설치된 통영 동피랑 마을은 벽화로 유명해져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마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셉테드의 이론적 기초는 깨진 유리창 이론입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

1969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필립 짐바르도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하였다.

우범지역인 골목에 새 승용차 한대의 보닛을 열어 놓고 방치해 두었으나, 일주일 동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에 똑같은 새 승용차의 한 쪽 유리창을 깨뜨려 놓고 방치해 두자, 일주일 후 그 차는 폐차 직전 까지 훼손되었다.

1982년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켈링은 이 실험을 바탕으로 '깨진 유리창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된다는 사회무질서와 범죄의 관계에 대한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발표하였다.

      

공간 설계를 통해 범죄 예방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1960년대부터 미국에서 범죄이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다가,

1970년대에 미국의 오스카 뉴먼에 의해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오스카 뉴먼은 필립 짐바르도의 실험과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요,

뉴욕시내의 특정한 두 마을이 주민들의 생활수준이나 소득 면에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율은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두 마을의 공간 설계가 범죄율의 차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1980년대부터 셉테드 기법을 연구하여 실생활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해왔으며,

국내에는 1990년대에 유입되어 15년간의 연구 끝에 2005년도에 경기도 부천시에서 일반주택단지를

셉테드 시범지역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서울시는 2010년에 조례를 만들어 이후 만들어지는 모든 뉴타운에

셉테드 기법을 도입하도록 권장하고 있고, 같은 2010년에는 셉테드에 대한 전문적인 이론 연구와 인증제도를 관리하는

한국 셉테드 학회가 설립되었습니다.

 

법무부에서도 역시 전국적으로 셉테드 시범지역 14개 곳을 지정하여 셉테드를 설치했고,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부산 청학동 해돋이 마을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출처. 영도구청 제공)

 

이렇게 셉테드가 점차 늘어가고, 많은 효과를 나타내면서,

‘우리 지역에도 셉테드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셉테드는 주민이 원한다고 해서 바로 설치할 수 없습니다.

단점 없이 장점만 가득한 셉테드 설치, 왜 안 될까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작은 마을에 셉테드를 설치하는 데에도 억! 소리 나는 예산이 드는데요,

이렇게 설치 비용이 적은 금액이 아닐뿐더러 예산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곳에 셉테드를 설치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셉테드는 우범지대의 범죄 발생 요소를 제거하여 범죄를 방지하는 설계 기법이기 때문에

보통 지역에 설치하는 것보다 범죄율이 높은 지역에 설치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입니다.

따라서 범죄율이 높지 않은 지역에 셉테드를 설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굳이 셉테드를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셉테드가 설치된 마을들의 셉테드 설치 전 모습을 보면

CCTV같은 방범시설도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이 있었으며, 가로등 같이 기초적인 시설조차 미흡했습니다.

    

 

(셉테드 설치 전의 모습(좌)와 셉테드 설치 후의 모습(우). 출처. 부산사상경찰서 생활안전계 제공)

 

셉테드가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셉테드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 지역에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셉테드의 비용과 효율 문제로 가장 필요한 지역부터 차례로 셉테드가 설치되고 있습니다.

 

현재 셉테드를 저비용으로 직접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각 시와 도에서도 자율적으로 셉테드를 설치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 스스로도 이러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셉테드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