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압구정 인질극, 무서워서 어떻게 살아?

법무부 블로그 2014. 3. 20. 09:00

 

 

 

3월 1일, 삼일절 밤 9시 30분부터 세 시간 가량 강남 압구정동 한복판에 위치한 한 제과점에서

인질극이 벌어져 인근 주민이 불안에 떠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건 정황은 이렇습니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제과점에 들어온 50대 남성이 9시 30분경 제과점 주방에서

톱날형 칼 두 자루를 갖고 나오더니 여자 손님 한 명을 끌고 매장 안쪽에 앉힌 뒤 인질극을 시작합니다.

인질범 김씨는 경찰에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미행하며 감시하는 것 같다. 정신병 치료 경험이 있고 지금도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다"며 톱날형 칼을 자신의 목에 들이댔다 놨다를 반복했고,

인질인 40대 여성에게는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2시간여 동안 김 씨의 말을 들어주며 김 씨를 안정시키려 했고,

2일 0시 13분, 인질로 잡혔던 여성을 풀어주도록 유도한 뒤 인질범을 체포해 강남서로 연행했습니다.

이로써 압구정동 인질극 사건은 2시간 50분 만에 종료되었지요.

 

<압구정 인질극 범인, 어떻게 처벌 받을까?>

 

가장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 '과연 압구정 인질극 범인은 어떻게 처벌받을까?' 인데요.

관련법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및 '형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 자세히 살펴봅시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폭행등)

2항)「형법」 제260조제2항(존속폭행), 제276조제1항(체포, 감금), 제283조제2항(존속협박) 또는 제324조(강요)의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형법> 제324조의2(인질강요)

사람을 체포·감금·약취 또는 유인하여 이를 인질로 삼아 제3자에 대하여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 따로 정해져 있다니, 조금 놀라셨죠?

보통 조직 폭력 등의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인데, 이번사건과 같은 인질극(감금) 에서도 적용된다고 합니다.

 

<인질극, 이번 사건뿐만이 아니었어!>

 

이번 압구정 인질극 사건은 약 2년 전 (2012년 1월)에 일어났던 백화점 인질극(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과

여러모로 닮아 있습니다.

  

2012년 1월,

대낮에 서울 강남에서 임신부를 상대로

'묻지마 인질극'이 벌어졌습니다.

범인 이씨는 1월 11일 낮 12시12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7층

주방용품 매장에서 임신 5개월인 주부 김모씨를 흉기로 위협,

머리채를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습니다.

 

그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과 대치하면서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라"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외쳤다고 하는데요,

이씨는 범행 1시간 전인 오전 11시31분께

지하 코엑스의 대형 서점 서가에서

라이터와 휘발유를 이용해 불을 지르려고 했지만,

불꽃을 본 손님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바로 꺼버리자

백화점으로 올라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씨는 전날인 10일 새벽 인터넷 카페에 "천명하였다"라는 제목으로

"그날은 성경에 기록된 모든 것을 이루는 날이요 '성원' 주의 이름으로 주의 심판이 행하여지는 대재난의 시작이라. 너희는 각자의 마지막 날을 준비하라"는 글을 올려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하네요.

당시 경찰은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는 이씨가

사회에 불만을 갖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봤습니다.

 

2012년 백화점 인질극과 이번 압구정 인질극은 서울 강남구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났다는 점,

정신 질환을 갖고 있는 범인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큰 활약, 인질극 해결사 네고시에이터!>

 

2년여 만에 서울 강남에서 벌어진 한밤 인질극이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된 데는

인질협상 전문 경찰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번 인질극 현장에서 범인과의 협상을 주도한 서울청 인질협상팀은

상황 발생 시 일선 경찰서에 있는 협상 전문가들이 모여 구성되는 테스크포스(TF)입니다.

 

   

 

이번에 협상팀을 이끌고 상황을 지휘한 이종화 경찰대 교수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돌발변수가 아주 많은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침착하게 대처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으며,

"특별한 주장이 있거나 인질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면 일종의 '거래'가 되기 때문에

경찰이 인질범의 요구 사항에 따라 대응 방향을 결정할 수 있어 오히려 쉽지만

어제와 같은 상황은 인질범이 특정한 요구가 없었고,

그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특히 위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감정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춰서 다가가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다"며 "인질범의 감정을 인정해 주면서 다른 한편으로 최대한 말을 많이 시켜서 흥분 상태를 가라앉히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질극이 벌어진 제과점 안에는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이 투입되었으며

이들 경찰관은 인질 협상팀의 자문을 구해가며 끈질긴 설득 작업을 벌였습니다.

인질협상팀은 2012년 1월 강남 한복판 백화점에서 임신부를 두고 벌어진 인질극과

2010년 7월 중랑구에서 결혼 반대가 문제가 돼 빚어진 인질극 현장에서도 활약한 바 있죠.

인질극 범행의 해결사 협상전문가(네고시에이터), 정말 멋지죠?

 

<도심 한복판에서의 묻지마 인질극, 주민들은 불안해!>

 

이번 사건은 실시간으로 SNS 등을 통해 상황이 퍼졌는데요.

당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도 등장했습니다.

강남 주민들은 하나같이 무섭다, 불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도심 한복판에서 흉기를 소지한 정신이상자 범인에게

한 주민이 인질로 붙잡히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죠.

2010년, 2012년, 2014년, 인질극 사건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람을 인질로 세워서 벌이는 범행은 이제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