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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늘은 어느 경찰서에 조사받을까?

법무부 블로그 2011. 7. 18. 14:00

 

체포왕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세요?

 

 

범인 검거실적을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린 영화 ‘체포왕’ 알고 계시죠?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데다가 경무관 승진을 위해 서장끼리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마포경찰서와 서대문경찰서! 마포서는 전년도 체포왕인 황재성(박중훈) 경위가 팀장을 맡고 있는데다가 그 동안의 경험을 살려 좋은 실적을 계속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서대문서에는 경찰대 출신의 정의찬(이선균) 경위가 팀장으로 새로 부임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요. 그래도 서대문서는 여러 가지 분석을 통해 일명 ‘물총’ 즉, 연쇄 성폭력범의 윤곽을 잡아갑니다. 어쨌든 영화는 지구대로 쫓겨난 두 팀장이 합동으로 연쇄 성폭력범을 잡고, 체포왕을 공동으로 수상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애인의 변심에 화가 난 이하늘(극 중 이름이 나오지 않아 부득이 본명을 사용하게 됨을 양해해 주세요. ^^)이 한강대교에 올라가 애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시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 때 용산서로 옮긴 박중훈과 노량진서로 옮긴 이선균이 서로 관할 밖의 일로 만들려고 이하늘을 상대로 노력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과연 이하늘은 어느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까요?

 

범죄지, 피고인의 주소․거소 또는 현재지

영화 ‘체포왕’에서의 관할은 지역적으로 어느 경찰서, 검찰청, 법원에서 수사와 재판을 하느냐하는 토지관할의 문제를 말하는데요. 형사소송법은 이에 대해 제4조에서 ‘토지관할은 범죄지, 피고인의 주소․거소 또는 현재지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로 피고인의 편의를 위주로 규정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범죄지는 그곳에 범행과 관련한 증거가 가장 많이 남아 있고, 수사와 재판을 신속히 하는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소와 거소, 현재지는 검사가 법원에 기소할 당시 피고인이 있는 장소를 의미하는데요. 예를 들어 피고인의 주소지가 부산이라도 하더라도 서울에 와서 교통사고를 내어 구속이 된 상태라면, 피고인이 현재 서울에 있는 것이므로 서울에 있는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재판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법원에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된 경우, 즉 관할을 위반한 경우에는 사건이 어떻게 될까요. 형사소송법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즉, 피고인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현재 재판을 진행 중인 법원에서 그대로 진행됩니다.

 

원고는 피고의 법정에 따른다.

민사소송의 경우는 어떨까요.

민사소송의 경우는 관할에 관해 좀 더 많은 규정을 두고 있는데요. 민사소송법 제1장 제1절에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조문의 수도 제2조에서 40조까지로 39개나 되는데요.

‘원고는 피고의 법정에 따른다(actor sequitur forum rei)'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통상 원고는 소송을 하기 전에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피고는 아무런 준비 없는 상태에서 소송을 당하며, 소송이 지나치게 남발되는 것을 없애기 위해 위와 같은 원칙이 마련되었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재산권에 관한 소는 의무이행지의 법원에, 어음과 수표에 관한 소는 지급지의 법원에, 불법행위에 관한 소는 행위지의 법원에, 부동산에 관한 소는 그 소재의 법원에 제기할 수 있는 등 사건의 유형에 따라 형사소송 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관할권을 정하고 있습니다.

민사소송의 관할에 있어 또 하나의 특징은 당사자간의 합의로 관할법원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보통 계약서 등을 작성하면서 분쟁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관할법원을 지정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당사자가 대등한 상태에서 자유로이 합의를 한 경우 이를 존중하는 것이 당연한데요.

다만, 대기업이 소비자를 상대로 계약을 하면서 인쇄된 약관을 통해 분쟁발생시의 관할을 회사의 본점 소재지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곳으로 일방적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대등한 합의라고 볼 수 없겠죠. 이런 경우의 관할에 관한 합의는 무효라는 것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네요.

 

 

 

영화는 영화일 뿐, 따라하지 말자.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에서 관할에 관해 미리 정해 놓은 것은 기본적으로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서도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표준약관을 무효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체포왕에서 황재성 경위의 용산서와 정의찬 경위의 노량진서 중 어느 경찰서에서 이하늘 사건을 처리했을까요. 영화이다 보니 재미를 위해 하나의 풍자를 불과한 것에 불과한데요. 실제라면, 아마도 먼저 출동했던 용산서에서 당연히 처리를 했겠죠.

힘든 근무환경에서도 민중의 지팡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하는 경찰분들에게 박수~~~~ 한번 보내주세요. ^^

 

 

글 = 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