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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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도 고기 반찬이 나올까?

법무부 블로그 2011. 7. 8. 11:00

 

 

 

 

예전에는 교도소에서 먹는 밥 하면 콩밥이 제일 먼저 떠올랐죠? ‘너 콩밥 한번 먹을래?’라고 말하면 교도소를 갈 각오가 되어 있느냐는 뜻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였는데요. 요즘엔 교도소에서도 콩밥을 먹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콩 자급자족율이 3%에 불과하고, 나머지 97%는 수입산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교도소에서 콩밥이 없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인지 확인해 볼까요.

 

교도소 밥은 누가 지어서 어떻게 제공하나?

먼저, 밥을 짓는 사람들은 수용생활의 성적이 좋고 요리사 자격증이 있는 수용자 중에서 뽑습니다. 이들은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밥을 지어서 각 관구(수용자를 관리하는 단위로 200~ 300명 단위로 구성됨)로 날라 주는데요. 다 먹은 식기를 걷어 세척을 하는 것도 이들의 몫입니다.

군대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작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할 수 없다.’ 이것을 취사병에게 적용하면, ‘작전에 실패한 병사는 용서할 수 있어도, 배식에 실패한 병사는 용서할 수 없다.’라는 말이 되는데요.

교도소에서도 배식은 매우 민감하고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반찬의 경우엔 미리 무게를 달아서 수용자들에게 아주아주 공~평하게 배식을 합니다.

식량이 모자라던 시절에는 밥이 모자라 배가 부를 정도의 양을 제공하지는 못했는데요. 지금은 충분히 배가 부를 정도의 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보리와 쌀의 배합비율이 2:8 가량인 것은 알고 계시죠?

 

반찬은 얼마나 제공되나?

요즘 군대에 가면 밥과 국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3개의 반찬이 공급됩니다. 이를 ‘1식3찬’이라고 하는데요. 수용시설도 마찬가지로 국을 제외하고, 1식3찬이 제공됩니다. 수용시설에서도 식사 때마다 반드시 국이 제공되는 것을 보면 역시 한국 사람들은 국이 없으면 밥을 먹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기반찬도 나오나?

신림동이나 노량진에 있는 고시촌에 가면 고시생들을 상대로 한 끼에 얼마씩 식권을 팔거나 한 달에 얼마 정도의 정액을 받고 세 끼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들이 있는데요. 이 식당들에는 고기반찬을 제공하는 날이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날은 고시생들이 외식을 하지 않고 되도록이면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요.

 

 

「월우수돈금계」

무슨 주문이냐구요? ^^

이걸 모르는 수험생은 고시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무슨 뜻이냐구요. 바로 ‘月牛水豚金鷄’입니다. 즉, 월요일은 소고기, 수요일은 돼지고기, 금요일은 닭고기라는 뜻이지요.

오랜 기간 금욕생활을 해야 한다는 면에서만 보면 고시생이나 수용자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만, 자의냐 타의냐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교도소에도 고시생 식당과 비슷한 비율로 고기 반찬을 제공합니다. 다른 점은 월우수돈금계가 철저히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즉, 교도소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외부인사가 포함된 급식관리위원회에서 식단을 정하게 되므로 1년 내내 같은 요일에 같은 고기반찬을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한 음식도 제공될까?

교도소에도 조금은 특별한 음식이 나오는데요. 무엇이 있는지 수도권 지역 어느 교도소의 2011년 7월분 차림표를 살짝 들여다 봤습니다.

먼저, 「빵, 스프, 딸기쨈, 샐러드, 두유」로 편성된 식단이 눈에 띕니다. 이 교도소에서는 7월에 주 2회 위와 같은 식단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빵을 좋아하는 수용자들은 아마도 이 날을 많이 기다릴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곰탕」 메뉴도 있습니다. 곰탕은 간편한 메뉴여서 자주 찾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가끔 시원한 깍두기와 함께 먹는 곰탕이 그립기도 한데요. 메뉴를 살펴보니 「무생채, 배추김치」와 함께 제공되고 있습니다. 역시 센스 만점이네요.

아! 7월이라 그런지 「냉면」도 메뉴에 들어가 있네요. 냉면은 시원한 동치미 냉면인데요. 「삶은 달걀, 오이채, 열무김치」와 함께 제공되고 있습니다. 역시 제대로 구색을 갖추었죠?. ^^

「자장」도 있군요. 가끔은 자장면의 형태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7월에는 면이 아닌 밥과 함께 제공합니다. 함께 제공되는 다른 반찬은 「두부새우젓국, 단무지, 백김치」로 이루어져 있네요.

 

교도소에서 콩밥이 없어진 진짜 이유는?

 

 

눈치가 빠른 분들은 이미 아셨겠지만, 교도소에서 콩밥이 없어진 진짜 이유는 국산 콩이 부족해서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성장해 수용자에게도 고기를 공급하게 되었다는 점에 그 이유가 숨어 있는데요. 바로 단백질 공급원이 콩에서 고기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굳이 콩으로 단백질을 보충하지 않더라도 돼지고기와 소고기, 닭고기 등이 제공되므로 이것만으로 인체에 필요한 단백질이 충분히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교도소, 얼마만큼 좋아져야 할까?

교도소에서 근무하는 교도관들도 때로는 수용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를 먹고 싶어 할 정도로 지금은 식단이 좋아졌습니다. 식단뿐만 아니라 수용 성적이 좋은 수용자들에게는 자치제 등을 실시하면서 자유의 제한 정도가 상당히 완화되기도 합니다.

교정당국의 생각과 달리 수용자들에게는 일부 불편한 사항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죄를 지어 그 벌로서 수용생활을 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불편은 수용자들이 당연히 감내해 내야 할 몫인 것 같은데요. 과연 어느 정도까지 좋아져야 할지는 상당한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형벌은 어느 정도의 고통을 수반해야만 수용자들에게 다시는 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하기 때문인데요.

아무리 징역 살기가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쌀밥에 고기 반찬을 먹으려고 죄를 짓는 사람이 생겨서는 안되겠죠? ^^

 

글 = 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