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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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동생의 아주 특별한 초능력!?

법무부 블로그 2011. 5. 18. 08:00

 

5월은 가정의달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정을 위한 행사도 많은데요.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문화어린이 축제가 열린다고 하여 다녀왔습니다.

 

 

 

 

▲ 제1회 다문화어린이축제 행사장 안내판

 

행사장에서 가장 처음 대덕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의 다문화 가족으로 구성된 공연팀의 민속공연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전통 필리핀의 민속공연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서툰 공연이었지만 가족이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한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것 같아 힘찬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각 부스에서는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코너, 세계의 의상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 등 각종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저도 올해 마지막으로 어린이날을 맞는 여동생을 데리고 각 부스를 찾아다니며 작은 세계 일주를 시작했습니다.

 

 

 

 

▲ 세계의 음식 맛보기 체험

 

<지구촌 맛기행> 부스에서는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 준비한 베트남, 필리핀, 중국음식 등을 종이컵에 나눠주고 있었는데요. 필리핀에 가면 꼭 먹어보라는 ‘바나나 튀김’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구름떼처럼 몰려든 아이들이 종이컵을 순식간에 집어가는 바람에 테이블이 텅 비어버렸는데요. 처음 먹어보는 외국 음식에 잘 적응하여 맛있게 먹는 어린이들도 있었고, 익숙지 않은 맛에 당황해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어땠냐고요? 저는 무엇이든 잘 먹습니다.^^

 

 

 

 

 

▲ 세계의상 체험중인 동생 기연이

 

<세계의상 체험 및 포토존>이 마련된 곳에서는 부모님들이 세계의 신기한 의상을 입은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느라 바빴습니다. 아이들은 번쩍 번쩍 빛나는 다른 나라의 옷들을 입어보고, 자신을 거울에 비추어보는가 하면, 셀카를 찍기도 했습니다. 함께 행사장을 찾은 제 동생에게도 필리핀 전통 모자를 씌워보았는데요. 예쁘다고 해맑게 웃는 걸 보니 아직 어린이가 맞는 것 같습니다.^^

 

 

 

 

▲ 여동생과 우즈벡에서 온 9살 어린이 아장헌

 

행사장에서 부모님을 따라 5년 전, 우즈벡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온 아장헌(9살, 대전 어은초등학교)어린이를 만났습니다. 동생과 비슷한 또래여서인지 둘이 금방 친해져서 이야기를 나누더니, 곧 사진까지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이미 고등학생인 저 같은 경우엔 피부색이 다르거나 말투가 다른 아이들을 만나면 어색함 때문에 자꾸 쳐다보게 되는데, 아무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게 말을 거는 동생의 행동이 신기하면서도 부러웠습니다. 동생이 자연스럽게 대하니까 장헌이도 거부하지 않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역시 어린이끼리는 통하는 게 있나 봅니다.^^ 이게 바로 순수함에서 나오는 ‘초.능.력’ 일까요?! (초등학생들끼리 통하는 능력? ^^;;)

 

 

 

 

▲ 가족 티셔츠를 제작한 남편 인경선씨와 부인 탄투이씨

 

어린이들이 아닌 가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다름 아닌 <가족 티셔츠 만들기> 코너였습니다. 이 곳에서는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를 통해 사전 접수를 한 110가족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그 사진을 티셔츠에 인화해 가족 티셔츠를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사전 접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몇몇 가족들은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다른 가족의 티셔츠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안타까운 눈길이 너무 많아서 프로그램 관계자도 미안했는지, 고맙게도 바로 현장접수를 시작하는 융통성을 발휘해 주었습니다.^^

 

베트남 부인과 함께 온 인경선(43세, 대전광역시 대덕구 법동)씨는 “가족사진도 찍고, 티셔츠도 선물로 받고, 재밌는 구경거리도 많아서 좋습니다.”라고 소감을 이야기 하며 가족사진이 찍힌 티셔츠를 들고 촬영까지 할 수 있도록 멋진 포즈도 취해주었습니다. 부인 탄투이(21세, 베트남 출신)씨는 "한국 사람들이 정도 많고 따뜻해서 좋아요. 한국에 와서 사니까 좋아요." 라며 활짝 웃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를 그려주는 <페이스 페인팅> 행사장에 들렀습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나라의 국기를 얼굴이나 손에 그리는 걸 보며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에는 억지로 다른나라 국기 외우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런 재미있는 행사들을 자주 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 국기가 외워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자연스러운 교육이 아닐까요?^^

 

 

 

 

 

이번 행사를 둘러보면서 ‘다문화’라는 용어 자체가 필요 없는 함께하는 사회를 위해서는 서로의 문화를 접해보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런 행사가 많이 열리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보다 생활수준이 낮은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하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문화적 차이를 인정해주고 서로 배워나가는 것’이야 말로 다문화가족들이 이방인으로 차별받지 않고 한국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축제를 마치고 나오면서 동생은 “여기 와서 같이 어울리다보니까 다문화 친구들인지 아닌지 따지지 않게 되니까 좋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피부색이나 말투에 섣불리 선을 긋지 않고 ‘나와 같은 또래의 친구’라는 인식으로 다문화 친구를 대하는 초등학생 동생을 보니,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다문화’라는 말 자체를 잊고 ‘모두가 내 친구’라는 인식을 갖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취재 =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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