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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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이 아닌 교실에서 파티하며 졸업식해요

법무부 블로그 2011. 2. 17. 08:00

 

길게만 느껴지던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어느새 따뜻한 봄이 찾아온 것 같은 2월입니다. 2월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리는데요. 정든 선생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에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설렘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날이 바로 졸업식이 아닐까 합니다.

 

올해는 유독 특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졸업식들이 많았는데요. 2월 15일에 있었던 안산 ‘석수중학교’ 졸업식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과거엔 일부 학교에서 ‘알몸 졸업식’, ‘밀가루 졸업식’ 등 안타까운 광경들이 있었는데요. 석수중학교는 그와 같은 ‘막장 졸업식’을 근절하고 올바른 졸업식 문화를 만들기 위해 특별한 졸업식을 진행했습니다.

 

 

올바른 졸업식 문화를 만들어 나가요~!

 

 

 

 

이른 아침. 석수중학교의 졸업식을 위해 법무부 범죄예방위원들이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졸업을 하는 학생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고, ‘올바른 졸업식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었는데요

 

하나둘씩 학교로 들어오는 학생들. 처음에는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범죄예방위원들이 기념품을 전달하고 올바른 졸업식 문화에 대해 설명하자 금방 환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다른 학교의 졸업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색 풍경.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캠페인을 준비한 범죄예방위원들을 만나 이런 캠페인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어떤 계기로 이런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그 동안 저희 위원회에서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왔지만, 졸업식과 관련된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최근 좋지 않은 졸업식 문화들이 있어 걱정스런

    마음에, 부모의 심정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졸업식 문화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고, 뜻깊고 의미있는 졸업식을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법무부 범죄예방위원회 안산단원지구협의회 허금석 씨) 

 

 

 
우리들만의 DIY 졸업식!
단 한번뿐인 소중한 졸업식, 우리가 직접 만들어요!

 

 

 

 

 

 

 

캠페인이 마무리 되고 졸업식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강당이나 운동장으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과거의 졸업식은 소중한 말씀이지만 지루하게만 들렸던 교장선생님의 훈화나 내 차례가 오지 않는 시상식에서 박수만 쳐야 하는 따분함이 있었습니다. 물론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마지막 추억을 남기는 즐거운 시간도 있었지만요~

 

그런데 이곳 석수중학교에서는 졸업식 때마다 있었던 따분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졸업생 전체가 일괄적으로 참석하는 과거의 졸업식과는 달리 학생들이 각 반 담임선생님과 함께 교실에서 자율적으로 졸업식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어떤 반은 1년 동안 재미있었던 일을 모아 만든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그 동영상을 담임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셨다고 하더군요.) 학급 문집 발표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교실 천장엔 예쁜 풍선들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교실 창문에는 졸업식의 아쉬움을 담은 글귀들이 가득했습니다.

 

요즈음 스스로 생활공간을 꾸미거나 자신만의 물건을 창작하는 DIY 활동들이 인기인데요, 석수중의 졸업식이야말로 학급만의 특색을 살린 DIY 졸업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복도에서 졸업식을 구경하는 가족들 모습

 

석수중학교장 천인순 교장선생님은 오늘의 졸업식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미래를 준비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또 석수중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교장선생님 말씀 속에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습니다.

 

10대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졸업식~! 볼수록 재미나요~!

  


▲ 특별한 졸업식을 하는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여중(좌)과 인천 산곡중학교
(출처 : 연합뉴스(좌) 와 인천광역시교육청(우))

 

안산 석수중학교 이외에도 최근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하는 학교들이 많습니다.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여중에서는 학생들이 준비한 공연들을 모아 콘서트 형식으로 졸업식을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졸업식을 저녁에 해서 직장에 다니시는 부모님께서 조퇴를 하시지 않고도 자녀들의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천 산곡중학교에서는 ‘뜻 깊은 졸업식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여 졸업식 당일 트럼펫 연주와 연극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이 이외에도 음악회, 타임캡슐 봉인, 교복 물려주기와 같은 행사들이 여러 학교의 졸업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10대의 가장 큰 무기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은 일부 학생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소위 ‘막장 졸업식’을 치르는 학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학생들 스스로가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막장 졸업식’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10대 청소년들의 개성과 아이디어가 가득 메워져 있습니다. 볼수록 재밌고 신기하더군요. 이런 졸업식이라면 나이가 들어도 오래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끝으로 전국의 졸업생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친구들과의 마지막 기억, 행복하게 남기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 원보람, 남장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