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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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약자석 앉았다가 봉변당한 초기임산부

법무부 블로그 2011. 2. 10. 08:00

지난주 금요일 저녁, 저희 언니가 속상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벌써 임신 5개월째인 언니가 걱정이 되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더니,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 있다가 어떤 할아버지께 꾸중을 들었다는 겁니다.

 

“ 아가씨, 거긴 노약자석이야 ”
“ 할아버지, 제가 임신 중인데 서서 가기가 너무 힘들어서요. 죄송합니다. ”
“ 아니, 아무리 그래도 늙은이들 서있는 데 젊은 아가씨가 앉아있으면 안되지, 쯧쯧.   어여 안 일어나?? ”

 

결국 언니는 옆 칸으로 자리를 옮겼고, 30분 정도 되는 거리를 서서 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약자석’
과연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자리일까요?

 

 

정부가 2006년도부터 시행해 온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에 따르면, 교통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는 교통수단에는 ‘교통약자용 좌석’을 일정 비율로 반드시 설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교통약자용 좌석의 명칭이 바로 노약자석인데요,

 

그렇다면, ‘교통약자’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 법 제2조
“교통약자”라 함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자, 어린이 등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자를 말한다.

 


즉,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약자석’은 단순히 노인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어린이 등 모든 교통약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자리랍니다. (잘 살펴보면 노약자석마다 교통약자 배려 픽토그램이 붙어있답니다 ^^)

 

하지만, 아무래도 ‘老’(늙을 로) 자를 연상시키는 노약자석의 명칭 때문인지, 아직도 많은 분들이 노약자석에 대해 오해를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출처 :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베이비)

 

 

 

( 출처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732156 )

 


위와 같은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일인데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서울, 대전 등 여러 도시의 대중교통에 ‘교통약자석’이 신설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통약자석? 노약자석이랑은 다른 건가요 ? 


 


‘나에게는 잠시 편한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자리’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교통약자석은, 기존 노약자석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임산부나 장애인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배려의 자리’입니다.

 

 

 

 

신설된 교통약자석 위에는 사진과 같이 고령자, 임산부, 장애인, 유아동반 승객을 상징하는 픽토그램이 함께 설치되어 있는데요. 한글을 모르는 교통약자들도 교통약자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세계공용인 픽토그램을 부착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계 법령에 따르면 교통약자석은 버스에는 전체 좌석의 3분의 1 이상, 지하철에는 1개 차량 당 12개 이상 출입구 부근의 편리한 위치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교통약자석은 기존의 노약자석과는 별도로 배치되어 있는데요. 지하철의 경우 노약자석은 그대로 두고 일반 좌석의 좌,우측 가장자리 7석을 교통약자석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노약자석의 확대가 아니랍니다”

 

교통약자석에 대해서 일부 승객들은 노약자석의 확대는 불필요하다고 반대 의견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교통약자석은 기존의 노약자석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자리입니다.

그렇다면 노약자석과 비교해서 교통약자석은 어떤 점이 다를까요?

 

1. ‘노’약자석 에서 ‘교통’약자석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교통약자 모두를 위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아서 기존의 노약자석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초기임산부나 잘 넘어지는 어린이 등이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자리가 비워져 있다면, 누구나 앉을 수 있습니다 !

기존의 노약자석은 자리가 비워져 있어도 주변의 눈치 때문에 쉽사리 앉지 못했는데요. 교통약자석은 평소에는 누구나 앉을 수 있답니다. 다만, 교통약자가 탑승했다면 반드시 양보해 주어야 겠죠?

 

3.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해요 !

기존의 노약자석과 달리 교통 약자석은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데요, 대신 교통약자가 근처에 오면 자리를 양보해주어야 합니다. 교통약자석은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양보와 배려의 좌석이랍니다!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노약자석 입니다.
 이른 아침 출근시간, 자리는 비어 있었지만 노인분들 외엔 다들 서서 가시더라구요.
 사실 저도 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노약자석에는 쉽사리 앉질 못하겠더라구요 ^^;

 

 

같은 지하철 내의 교통약자석입니다.
할머니와 손자로 보이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분도 앉아 계시죠?
교통약자와 일반 승객이 함께 어우러져 갈 수 있답니다 ^^

 

교통약자석을 일반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홈페이지 및 역 내의 홍보 포스터, 지하철 안내방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여전히 많은 시민들은 ‘교통약자석’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생소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휴대용 노선도에 교통약자석을 홍보하거나 열차 내 홍보방송을 강화하는 등 더욱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홍보가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귀기울여 주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누구나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먼저 양보하고, 남을 조금 더 배려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통해서 편리한 대중교통이 만들어 집니다 ^^

 

 

글·사진 = 원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