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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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범이 아이들을 유혹할 때 사용하는 말은?

법무부 블로그 2011. 1. 27. 08:00

 

“낯선 사람 따라가지 마!”하면 만사OK?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학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내 아이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도 선뜻 그 해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이를 단속한답시고, “낯선 사람 따라가지 마!”라고 말하는 것이 능사는 아닐겁니다.

 

 

▲영화 ‘체인질링’의 한 장면.

한 남자가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거짓말로 아이를 유괴하고 있다. ⓒ체인질링

 

 

아이를 꾀어 범죄를 저지르는 유괴범들은 이미 아이의 심리와 특성 그리고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도움을 요청받은 아이들이 쉽게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 EBS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 제작팀에서 펴낸 책 ‘아이들은 왜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에는 아동의 심리를 이용한 유괴의 방법과 유괴에서 아이들을 지켜내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요. 책에는 유괴범들은 다짜고짜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접근한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심리를 유혹하는 사람들

 

 

아이들을 꾀어내는 말

 

"내가 다쳐서 아픈데 좀 도와줄래?"

▶ 아이에게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겠다는 동정심을 유발하는 동시에 착한 행동으로 칭찬받고 싶다는 보상심리를 이용한 접근입니다.

 

 

"길을 잘 모르는데 알려줄래?"

▶ 똘똘해 보이는 아이에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똑똑하고 잘 안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아이의 심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우리 같이 놀까?"

▶ 외로워 보이는 아이에게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이렇게 다가오는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려고 하겠지요?

 

 

"너 정말 예쁘게 생겼구나?"

▶ 과잉보호를 받고 자란 아이는 누구나 자신에게 호의적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쉽게 경계를 늦춥니다. 아이를 칭찬하는 것은 아이의 경계를 늦추기 위한 말로 자주 사용됩니다.

 

 

- 책 「아이들은 왜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 참조

 

유괴를 마음먹은 사람들은 어떤 아이에게 어떤 말이 통하겠구나!를 먼저 파악하고 아이에게 접근합니다. 평소에 어른께 인사 잘 해야 한다, 공손해야 한다, 남을 잘 도와줘야 한다는 것을 꾸준히 배웠던 아이들은 심성이 여리고 착해서 ‘도와달라’는 말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응합니다.

 

 

똘똘해 보이는 아이는 똑똑함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강하고, 외로운 아이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말에 약합니다. 각각 아이들을 보고 심리를 파악하여 그에 맞는 질문을 던지고 아이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눠 봄으로서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게 되는 것이지요.

 

 

점점 더 지능적이고 다양한 수법으로 변모하는 아동범죄! 모르는 사람과 일체 말을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면 부모들이 해야 할 방법은 딱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바로 ‘상황 놀이’에 함께 몰입해 보는 것입니다.

 

 

 

 

아이의 판단력을 키워주는 ‘만약에 놀이’

 

 

 

“만약에 어떤 아줌마가 엄마 친구라고 하면서, 널 데려오라고 했다며 같이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가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고 하지!”

“그 아줌마가 엄마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엄마 친구 맞다고 자꾸 우기면 어떻게 하지?”

“음....그럼 정말 엄마 친군가?”

 

 

상황을 예로 들면서 해주는 설명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상황을 연출하며 대처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여기서 주의할 점은 ‘흉악하게 생긴 사람’이 아니라 잘생긴 사람, 예쁜 사람, 못생긴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다 나쁜 사람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범죄자를 그려보라고 하니 얼굴에 흉터가 있고,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상태의 인물을 그렸다고 하는데요. 범죄자는 절대 자신이 범죄자인 것처럼 하고 다니지 않지요! 아이들이 상상 속에서 그려놓은 ‘나쁜 사람’의 이미지가 현실에서와 다르다는 것을 어른들이 먼저 인지를 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세요

엄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싫어요. 안 돼요.'라는 저항의 의사표시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도와달라’, ‘함께 가자’는 어른의 말에 감히 ‘안돼요!’라고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을 엄격하게 기르는 것도 좋지만 동시에 자존감이 높아지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타인의 감춰진 감정을 지각하고, '내가 소중하기 때문에 이럴 때는 아니라고 강하게 말하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행동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식간에 기본적인 애착관계가 형성되어야 함은 물론, 아이들의 자기표현을 잘 들어주는 양육태도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

요즘에는 '성범죄자 알림e서비스'(http://www.sexoffender.go.kr) 등을 통해 주변에 위험인물이 살고 있는지도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올해부터는 지역별로 아동 안전지도를 전국에 보급하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경찰청에서는 실종아동찾기 센터(국번없이182)를 운영하고 있고, 유괴된 지 오래 된 아이에 대해서도 과학수사센터의 몽타주 시스템을 활용, 연령 변환을 통해 현재로 추정되는 아이의 얼굴을 전단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법무부에서도 올해 9월에 서울중앙지검에 '여성·아동범죄 조사부'를 신설하여 아동 범죄에 보다 발 빠르고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입니다.

 

 

 

 

아동 범죄를 막기 위해 온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지만, 이런 사회적 제도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아이에 대한 깊은 관심이겠지요? 아이가 어느 시간에 어디 있는지, 학교 끝나고 학원은 잘 갔는지, 통금시간은 어기지 않고 집에 잘 들어갔는지 ‘체크’만 하는 것이 아이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아이에 대한 관심은 아이를 바라보는 것,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는 것,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부모가 하는 유괴방지교육도 효과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서운 일이 닥쳤을 때 우리 아이가 얼마나 현명하게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시고 오늘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눈높이를 맞춰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 이미연기자

참조 = EBS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 제작팀,「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지식채널,2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