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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외국인전용교도소’의 분위기는 어떨까?

법무부 블로그 2011. 1. 26. 08:00

 

외국인 전용 교도소는 어떤 곳일까?

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 범죄자들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수용자를 한국인 수용자와 함께 관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이에, 외국인 수형자들을 체계적으로 처우하기 위해, 2010년 2월 23일 외국인 전담 교도소인 ‘천안외국인교도소’가 개청하게 됩니다. 약 40여 개국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수형자들이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수용되어 있다가 천안교도소로 모이게 된 것인데요.

 

 

지난 24일, 법무부 인권정책과 관계자들과 인권정책자문위원단이 천안교도소를 방문해 교도소 현황을 듣고 직접 그 현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저희도 법무부 블로그 기자로서 그 자리에 동행해 보았는데요. 천안교도소가 어떤 곳인지 함께 둘러볼까요?

 

 

 

 

외국인 수형자는 교도소에서 한국어 공부를?

처음 외국인 수형자들이 입소하게 되면 직원과의 면담을 통해 언어사용정도를 평가 받고 문화와 관습이 비슷한 수용자들끼리 같은 방을 배정받게 됩니다. 또, 수형 생활이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가게 될 외국인 수용자들이 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 문화예술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고 한국에서 수형 생활을 하는 만큼 한글 교육 등 한국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역시 시행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전담 교도소인 천안교도소의 개청으로 외국인 수용자들의 인권 보호가 크게 향상된 것 같습니다.

 

 

 

 

현재 천안교도소에서는 중국, 대만, 베트남,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수용자들이 수형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데요. 사실, 천안교도소에서 지내다보면 자연스러운 교육을 통해 한국어를 습득하게 되어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어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등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을 두고, 외국인 관련 직원을 따로 선발하기도 하여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도록 특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 수형자의 언어, 풍습 등 특성에 따른 맞춤형 상담이 실시되고 있어 수용자 고충 처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 식단이 안 맞아? 그럼 서양식으로!

또, 다른 문화에서 온 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음식도 한 가지로 통일 시키지 않고 한식, 서양식, 이슬람식으로 구분하여 배식한다고 합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면 배가 고파도 먹지 않게 되는 점을 고려하여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의 입맛에 최대한 맞추려는 노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천안교도소에서 지내며 생활하다 보면 점점 익숙해져서 수용자들이 한식을 많이 선택하여 먹는다고 하네요.

 

 

이 곳에는 책을 읽고 마음을 수양할 수 있는 도서관도 잘 마련이 되어 있는데요. 이곳 역시 한국어 책만이 아니라 다양한 언어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러시아어의 책들이 수납되어 있는 책장.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언어권의 책이 구비되어 있다.

 

 

 

 

죄를 지었지만 출소 때에는 한국문화 홍보대사로

수용자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강제로 교도소에 들어온 것이다 보니 한국에 대해 나쁜 인상이나 거부반응을 가지게 될 우려가 큽니다. 그래서 천안외국인교도소는 교도소 내에 ‘다문화센터’를 설치하고 그 곳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수용자들에게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하고 있는데요. 교화와 함께 출소 후 자국에 돌아가서 한국문화 홍보 대사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미대생들의 도움으로 깔끔하게 꾸며진 다문화센터 내부 모습

 

 

그 노력의 일환으로 ‘굿모닝 코리아’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글 교육이 초급반과 고급반으로 나뉘어져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제과학기술자협의회 소속 외래강사가 주2회 방문을 해서 한글을 가르치는데 1월은 아쉽게도 겨울 방학이어서 교실은 텅 비어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센터에는 한국의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풍물반, 서예반, 한국화반등도 있습니다.

 

 

▲풍물을 배울 수 있는 곳

 

 

 

▲외국인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다문화센터 교육의 예 (2010.2월)

 

 

외국인 수용자들이 사물놀이를 하면서 더덩실 뛰어다니는 장면이 상상되지 않으세요? 이렇게 직접 한국의 문화를 체험해 보게 하는 것과 동시에 한국국제교류재단 제작 DVD를 한 달에 한번 상영하여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언어적 한계가 있다 보니 수용자들은 영상을 보는 것 보다 행동으로 체험할 수 있는 윷놀이와 다도 같은 우리의 전통문화에 더 호기심을 가진다고 합니다.

 

 

각국의 영사관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해 자국 수형자들의 건의사항을 들으며 애로사항을 확인하는 등 천안교도소는 외교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비록 우리나라에서 죄를 지은 자들이지만 그들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자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는 천안교도소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

 

 

 

 

글,사진 = 이슬기, 정민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