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내 꿈이 뭘까 고민하는 시간도 아까운 수험생들에게!

법무부 블로그 2010. 8. 19. 11:00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와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태풍 뎬무 때문에 수능 D-100일(8월 10일)도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갑작스런 폭우와 천둥번개가 쳐도 우리 수험생들은 여전히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수능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집에 수험생이 있으면 온 가족이 발뒤꿈치를 들고 다닌다는 말이 있듯이 수능은 너무나 중요한 시험입니다.

 

그런데 그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사고를 당하게 된다면..... 그 사고로 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장애를 입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꿈에 대한 도전을 계속해 나가실 수 있으신가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Hot Issue!!

 

지난 2월 8일, 대한민국에 ‘핫 이슈’가 된 검사가 있습니다. 매스컴을 통해 ‘휠체어 탄 검사 1호’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었는데요, 아마 얼굴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런 검사가 있었다는 걸 다들 기억은 하실 겁니다. ‘양익준’ 이라는 이름도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지난 2월 저는 매스컴을 통해 휠체어 탄 검사님 이야기를 접했고, 아버지와 함께 임명장을 들고 있던 사진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바로 팬이 되어 버렸지요. 그의 멋진 성공과 감동적 인생 스토리에 끝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양익준 검사님(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이 사고를 당하신 건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바로 수능 100일을 얼마 앞두지 않은 어느 날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고3이었던 양 검사님은 잠깐의 실수로 집 난간에서 떨어졌고, 믿을 수 없는 하반신 마비가 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척수장애 1급이라고 하면서 앞으로 걸을 수 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내가 겪은 사고가 그런 사고였나 싶고, 순간적으로 멍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양 검사님은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습니다. 사고를 당하고 한 2년여 동안 병원에서 지냈는데, 시간이 갈수록 또렷해지는 목표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검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검사는 늘 저의 선망의 대상이었지요. 단순히 멋있어서가 아니라 검사처럼 제대로 된 룰 안에서 수사를 진행해 보고 싶었고, 늘 법쪽 계통으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병원에 있으면서도 절대 검사의 꿈을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더 간절해지고 절실해졌던 검사의 꿈. 양 검사님이 몸을 일으키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도 바로 그 꿈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후원해준 든든한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양 검사님의 꿈을 위해 고향인 경남 마산에서 서울로 이사 왔고, 아버지는 기꺼이 아들을 위해 휠체어를 밀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희생과 사랑이 너무 감동스러워서 양 검사님은 아직도 누가 아버지 얘기를 물어보면 마음이 울컥해서 쉽게 얘기를 이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자신이 지금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가족 덕분이라고 양 검사님은 손을 꼭 모으며 말을 했습니다.

 

 

 

 

솔직 담백한 검사님과의 느끼~한 저녁 식사^^

 

사실 이 날의 인터뷰는 맛있는 파스타 집에서 이어졌습니다. 임명장 사진을 보고 이미 팬이 되어 버린 저는 검사님과의 인터뷰가 너무 떨려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주차장에서 한참 심호흡을 하고 검사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런데 검사님께서 저녁을 먹으며 편하게 얘기하자고, 고양지청 근처의 한 음식점으로 저를 데려가셨습니다. “여자 기자님이 오셨으니 맛있는 파스타 먹으러 가죠” 하시며 먼저 나서셨는데, 멋진 레스토랑 분위기를 보며 ‘옷 좀 예쁘게 입고 올 걸~’ ‘살 좀 빼고 올 걸~’ 하고 후회를 많이 했답니다. 열혈 팬인 것과 동시에 아줌마 팬이기에~ ㅎㅎ

 

 

그런데 검사님께서 메뉴판을 보시며 “저~ 이 많은 파스타 이름과 설명을 읽어봐도 어떤 게 맛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시며 저를 크게 웃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저녁 식사시간에 가진 인터뷰라 그러셨는지, 바쁘신 와중에도 근처에 맛있는 집을 추천받아 오신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됐지만 검사님도, 저도 구수한 찌개에 밥 쓱쓱 비벼 먹는 것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를 위해 이곳으로 오셨다고 하니,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식사를 하며 대화는 편하게 이어졌습니다. 매스컴에 주목 받은 이후 제일 크게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결혼정보회사에서 그렇게 전화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양익준 검사님은 아직 미혼이시랍니다^^) 그때마다 양 검사님은 이미 결혼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셨다고 하는데, 왜 그러셨냐고 하니까,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 됐다고 하시더군요.

 

“꿈에 그리던 검사가 이제 막 되었는데, 더 열심히 검사로서의 기본기를 익히고 충실해야죠”

 

정말 양익준 검사님 머릿속에는 ‘검사’ 말고 다른 단어는 없는 듯 했습니다.

 

 

 

 

 

흐르는 시간도 아까운 수험생들에게!

 

13년 전 양 검사님이 사고를 당했던 순간이 바로 지금과 비슷합니다. 수능 D-100일이 갓 지난 요즘, 초조해 하는 수험생들에게 양 검사님께서 해주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일까요?

 

“13년 전 저도, 대학을 가기 위해 참 미련하게 공부했습니다. 꿈도 없이 말이죠. 그 때는 내 꿈이 뭘까 고민하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게 그 시절이 다시 온다면 저는 제 꿈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해볼 겁니다. 막상 검사가 되고 보니 아쉬운 게 많아요. 더 빨리 검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더라면 더 많은 지식과 노력을 이미 과거에 더 빨리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꿈과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은 아주 좋은 거예요. 수험생 여러분들도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가져보세요”

 

늦은 밤, 다시 청사로 돌아가야 한다며 검사님께서 마지막 인사를 하셨습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다고 하시더군요. 저녁까지 먹었는데 집에도 못 가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 한다니...... 우울한 기분이 들 것 같아 “힘들지 않으세요?”하고 여쭤봤습니다. “제가 임용된 지 이제 6개월 조금 넘었거든요. 아직 초임 검사라 모든 게 힘든데요, 그래도 공부할 때보다는 안 힘들어요” 하면서 씩 웃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듬직해 보인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검사님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저는 문득 ‘세상에서 가장 좋은 건 뭘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난 돈이 많아~’ , ‘난 정말 건강해~’ 이런 말 보다 ‘난 꿈을 이뤘어~’ 이런 말이 훨씬 멋진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는 돈도, 건강도 양 검사님께는 필요 없어 보이더군요. 제일 좋은 건 ‘꿈’! 그 꿈을 이루어낸 검사님의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어 보였습니다.

 

바쁜 시간 소중한 말씀 해주신 양익준 검사님께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제가 구수한 된장찌개 사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휠체어 탄 검사 1호’라는 수식어를 이제 양익준 검사님으로부터 떼어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룬 멋진 검사님으로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