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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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하모니 수장, 강대규 감독 만나보니...

법무부 블로그 2010. 2. 25. 09:05

영화‘하모니’수장, 강대규 감독 만나보니...

 

남편이 아끼는 후배와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한 후 이들을 살해한 전직 음대 교수

오랫동안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후 견디다 못해 그를 살해한 성악 전공 여대생

자신을 괴롭히는 코치를 살짝 겁만 주려다 살인범이 되어버린 전직 프로레슬러

사랑하는 딸들을 위해 사채를 쓰다가 들어온 전직 밤무대 출신 가수

임신한 자신을 구타한 의처증 남편을 죽인 후 감옥에서 아이를 낳은 여자...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냐고? 아니다. 버젓한 영화 주인공들의 신분이다.

영화‘하모니’를 이끌어 가는 이 문제의 인물들은 교도소라는 한 공간에서 만나 환상의 하모니를 탄생시킨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은 재소자들을 노래의 선율로 엮은 장본인, 강대규 감독을 만났다.

 

INTERVIEW | 강대규 (영화 하모니 감독)

 

Q.'여자 교도소'라는 특별한 이야기를 다루셨는데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A. 실제로 교도소에 합창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실제 청주여자교도소 합창단이 공연했던 사진도 보게 되었고요. 수용자들이라서 정면 사진은 찍을 수 없고 노래하는 뒤태만 공개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합창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아마도 그 한(恨)을 느꼈나 봅니다. ‘노래하는 저 수용자에게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고요. 하모니의 시작은 거기서 부터였습니다.

 Ⓒ네이버

 

Q.영화를 만들 때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요?

A. 다들 훌륭한 배우들이고, 기관에서 협조도 잘 해줘서 굉장히 힘든 것은 없었어요. 배우 김윤진씨 캐스팅도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대본을 보시고 많은 헐리우드 제작자들의 섭외를 뿌리치고 하모니를 선택해 주었어요. 아무래도 따뜻함이 넘치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아무래도 말이 안 통하는 거겠죠? 김윤진씨 아들로 나온 아기와 함께 촬영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의사소통이 안 되니까 스텝들이 아이의 시간과 컨디션에 맞춰야 했죠.

                                                                                                              하모니 Ⓒ 올 댓 시네마

Q. 총 제작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A. 작년 6월 19일부터 8월 21일까지 찍었어요. 작년 여름을 몽땅 교도소에서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네요. 특히 법무부에서도 많이 도와주셔서 합창단의 진짜 배경인 청주여자교도소에서촬영을 할 수 있었어요. 세트나 준비된 공간에서의 촬영보다 더 긴장도 되고 감회가 새롭더군요. 

 

Q.특별히 애착이 가는 배역이 있었나요?

A. 하나하나 다 애착이 갔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나문희씨가 맡은 ‘문옥’역에 애착이 갑니다. 교도소에서 형성된 또 다른 가족에서 ‘엄마’와 같은 역할이에요. 자기 스스로도 상처가 있지만, 사회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보듬음으로써 수용자들에게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죠. 영화 촬영 기간 동안엔 저를 포함한 스텝들도 모두‘문옥’에게서 엄마의 포근함을 느꼈는걸요.^^

 

Q.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나 법무부 블로그에 남기고 싶은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A.저는 이 영화를 통해 천륜, 단절 된 가족관계의 회복을 나타 하모니 Ⓒ 올 댓 시네마             내고 싶었습니다.

                                   이성과 제도를 뛰어 넘는 인간의 존엄성을 그리고 교도소라는 공간을 통해 지은 죄를 반성하고 이들이 사회로 다시금 환원되길 바랍니다. 또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교도관들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그들은 제압하는 사람들이 아닌 옆에서 교화하는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영화 ‘하모니’가 사람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편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저기 훌쩍 거리는 소리가 하모니로 퍼지는 115분.

간단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영화는 잔잔하게 풀어나가며 보는 이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붉은 눈시울을 한사람들이 극장 밖으로 나올 때 그들은 감동 이상의 것을 마음속에 담고 돌아온다.

 

죄를 지었으면 죄 값을 달게 받는 게 원칙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수용자들의 죄가 용서가 될 만 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하모니’는 우리에게 ‘이들의 세상을’무심하게 지나치지 말라고 얘기한다.

 

이 영화를 보고 눈시울을 적실 만 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는 잘못을 뉘우친 이들이 떳떳하게 살 수 있게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이제, 인간은 신이 아닌 이상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두 팔을 벌릴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