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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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사진작가 김중만에게 묻는다, “당신도 폰카를 쓰나요?”

법무부 블로그 2009. 11. 30. 10:17

 

 

지난 11월, 사진작가 김중만의 스튜디오를 찾았습니다. 그곳은 주인을 닮아 무척이나 자유롭고 독특한 분위기였지요. 수납장 위에는 불상의 얼굴이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스튜디오 안 나무에는 살아있는 새가 있었습니다!! 새장도 없이 나무 위와 스튜디오 안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었지요. 신기해서 봤더니, 창문을 열어놔도 날아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난 아프리카 스타일~!! 프리스타일 김중만!!

 

김중만은 중 3때 정부 파견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로 갔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프랑스에서 마치고 귀국을 합니다. 23세에 프랑스 ARLES 국제 사진 페스티벌에 당시 최연소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귀국 후에는 패션 사진과 연예인 사진을 찍으며 이름을 드높이게 됩니다. 그 때 따라 붙었던 말이‘스타 사진작가’그리고‘상업 사진작가’입니다. 이 말에 대해 김중만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김중만: 사진가로서는 연예인스럽게 되는 걸 별로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사진가는 사진기를 통해 세상과 사람과 소통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 때문에 2006년부터 상업성을 버리고 자연과 야생동물의 사진을 찍게 된 건 아닐까?

 

김중만: 사실 집중 조명되는 것에 특별한 부담은 없습니다. 다만 어느 날 제 나이를 생각해보니 적은 나이가 아니더군요. 그 때까지 가진 게 없었고 가족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집이라도 있어야겠다 싶어서 사진 시작한지 26년 만에 처음으로 명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집과 스튜디오가 준비됐을 때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조금씩 준비를 했지요.

 

가장 많이 들었을 것 같은 질문,“어떻게 해야 사진을 잘 찍나요~?”하고 물어봤습니다.

 

김중만: 사진이라는 게 대부분 자신이 보고 생각한 대로 안 나옵니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죠. 제가 한 동안은 그 부분이 무척 고민 돼서 제 친구, 프랑스의 유명한 사진작가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진을 위해 아직도 400장이나 찍는다고 했더니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난 700장이야!!”다들 똑같은 고민을 합니다. 왜 안 나올까 고민하고 좌절하지 마시고 끊임없이 찍고, 인내하세요.

 

△ 풍기텡가/2007 히말라야/김중만 作 

 

요즘은 너도 나도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데, 이런 모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김중만: 굉장히 흐뭇하고 좋습니다. 저도 휴대폰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작업을 해봤거든요. 우리나라의 디카, 폰카 생산률은 세계적입니다. 갑자기 사진이 대세니까 사진을 어떻게 찍는가 궁금해지고 비로소 사진작가들이 조명을 받기 시작했지요. 그것이 제게는 굉장한 백그라운드가 됐습니다.

 

김중만의 두 아들도 사진공부를 하고 있다는데, 아버지가 김중만이니 얼마나 좋을까? 아들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냐고 물어봤습니다.

 

김중만: 아이들에게는 절대 사진 얘기 안 합니다. 첫째는 대학졸업하고 몇 년 후 시작했고, 둘째는 고등학교 사진반으로 들어갔지만 모두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애들 사진을 보면 놀랄 때가 많습니다. 한번은 해인사에서 촬영하고 그 사진을 아들한테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 몇 년 후 아들이 제가 찍은 곳에서 똑같은 앵글로 해인사의 한 곳을 촬영해 왔더군요. 그 때 처음 감성도 유전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 배우 강혜정

당대 최고 스타부터 아프리카 밀림의 사자까지 찍어낸 김중만, 아직도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

 

김중만: 가능하면 교도소의 범법자들 생활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으셨을 때, 춘천 구치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계셨던 방의 수의와 일기 등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후 신문사에 발표했지요. 그 후 교도소 사진을 찍어 보고 싶었습니다. 금지구역이라는 영역을 부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범법자들의 아픔을 우리가 제대로 봐 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혹시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본 적이 있을까요?

 

김중만: 만약 제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아동성범죄만큼은 엄중하게 처리할 것입니다. 어린 사람들에게 그건 평생 가져가야할 짐이거든요.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그들에게 죄의 결과만 따지지 말고 그 사람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환경, 가정환경 등을 고려해 인정을 베풀고, 인성교육에 더 신경을 썼으면 합니다. 법 대 법이 아닌 인정 대 인정으로 대하면 그들이 세상을 보는 것도 달라질 것입니다.

 

올해까지 찍은 사진이 무려 50여만 장!! 은퇴 전까지 100만장을 찍고 싶다는 김중만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무엇일까?

 

김중만: 글쎄요... 돈을 가장 많이 벌게 해준‘바람의 옷’(웃음). 이 사진은 약 20여년 전에 찍었는데, 우리 할머니들(선조)이 저렇게 아름다웠구나 처음 느끼게 해준 작품입니다. 뉴욕에서 큰 호평을 받아 소위 대박을 맞았지요. 또 강제 추방됐던 80년대 중반에‘Are you going with me?' 라는 사진을 찍었는데, 죽고 싶던 순간에 살아야겠다.. 생각하게 해준 사진입니다. 그 사진도 좋지만, 아직 이 50만 장 중에‘이게 나다’라고 할 만한 사진은 없습니다. 더 찍어야지요..

 

 

 

김중만은 20대에 길에서 여자친구를 벗기고 사진도 찍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 생각엔 괴짜 같은 행동이지만 그 때는 그게 전부였고,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와 같은 순수함이 지금의 김중만을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순수함은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고 점차 잃어가는 것이다”고 말한 김중만으로부터 사진만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