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법정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 막을 내렸습니다. 극 중에는 여러 법적 쟁점들이 사실감 있게 녹아있었는데요, 실은 드라마 특성상, 실제 사건의 해결방식과는 다른 내용들이 군데군데 섞여 있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극중 4회에 드러난 ‘아동학대’ 사안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사건 해결에 있어서의 허와 실에 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가정부는 최철민 대표에게 고용되어 최철민 대표의 아이를 돌봐주는 것을 비롯한 집안일을 보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정부의 말에 따르면 아이가 자신의 아버지, 즉 최철민 대표로부터 지속적인 폭행 등 학대를 받고있는 것이 의심이 되며, 가정부는 이 혐의점을 경찰에도 신고하고 언론에 제보하는 등 공론화를 시도하였습니다.

최철민 대표는 이에 무죄를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변호 의뢰 및 본인의 사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정부에게 명예훼손죄, 무고죄 등으로 법적 압박을 가하고자 윤석훈 변호사에게 찾아간 상황입니다.
쟁점- 아동학대 정황 의심 vs 아동학대의 증거 없음

사건이 이렇게 복잡해지게 된 이유는 최철민 대표의 아동학대 정황을 ‘증명’할만한 증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정부가 증거로 내세운 다친 아이의 사진은 ‘아이’의 사진에 불과합니다. 아이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최철민 대표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우리 형법은 ‘무죄추정의 원칙’ 즉, 모든 사람을 무죄로 놓고 판단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고있기 때문에, 드라마 속 상황처럼 심증이 확실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심증일뿐, 범죄 혐의에 대한 증명 증거로는 사용될 수 없습니다.
드라마 속 해결은?
극중 송무팀 신입변호사 강효민은 의뢰인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이가 다친 사진은 최철민 대표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입증증거가 될 수 없을뿐더러,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에도 반하는 일입니다. 변호사는 직무상 알게 된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해야 할 법적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윤석훈 변호사가 최철민 대표를 폭행하는 것으로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결말을 선사하며 마무리가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말그대로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렇게 법으로 해결하려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폭행 등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를 보고 ‘사적제재’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특히 형벌에 있어서의 사적제재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 용납될 수 없습니다.
형벌은 개인의 신체와 생명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서, 개인이 사사로이 행사해서는 안되고 국가가 수많은 조항과 여러 중첩적 견제를 통해 엄중하게 행사하는 영역입니다.
더군다나 극중 변호사, 즉 법을 잘 이해하고 알고있는 자가 이러한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입니다.
물론, 드라마 속에서 만들어놓은 여러 심적 정황 의심의 장치들을 통해 최철민 대표가 아동학대의 가해자라는 점이 기정사실화되고, 이것을 법적으로 해결할 수단이 없다보니(입증 자료가 없으므로)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 위해 드라마적 허용으로 갈음하려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한 맥락은 이해하는 바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통해 역설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의 엄중함을 알고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아동학대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드라마처럼 사적제재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극중 상황에서 설명해보자면, 가정부가 아동이 폭행당한 사진을 찍는데 그치지 말고, 가해 당시의 상황을 동영상 내지는 사진으로 촬영했어야(즉 가해자가 특정이 되는 동영상 및 사진) 합니다. 참고로, 녹음으로 입증하려는 경우 본인의 목소리가 들어가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타인 간 대화녹음은 불법임으로 이러한 증거 역시 증거능력을 상실합니다.
소위말하는 ‘법감정’적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의 범죄 입증을 위해 이렇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와닿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형벌은 우리 법과 사회가 부과하는 생명, 신체, 재산에 관한 가장 무거운 제재이니만큼 세밀한 주의를 기울여 접근해야 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글 = 제17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김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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