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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 금지법이 있는데 선행학습이 계속되는 이유?

법무부 블로그 2020. 9. 23. 09:00

 

얼마 전 수학 학원을 다니는 문제로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다른 학생들도 다 하는 선행을, 혼자만 마다할 할 이유가 없다"는 부모님 의견과 "그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내 의견이 팽팽했다. 결국 어떤 것이 답인지 알 수 없었다.

 

수학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학원 홈페이지에 선행학습이란 단어만 없을 뿐 학원등록을 하고 로그인을 하면 수업내용에서 선행학습을 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친구들이 들고 다니는 교재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주변이 다 선행학습을 한다. 당연히 고민하시는 부모님을 이해한다.

 

지난해 학교 부학생회장 자격으로 한 교육청 토론회에 다녀왔다. “학원에서 선행학습까지 하며 학교에 다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손을 들어 질문을 했다. 토론자로 나온 한 학원 원장님이 "다른 친구들이 학원에 다니는데 너는 손해본다"고 답했다.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우리나라 입시교육 문제 질문을 했는데 "학원 안 다니면 바보야"라는 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법에는 선행학습금지법이 있다. 6년 전 만들어진 이 법은 정식 이름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다.

 

하지만 이 법은 학교에서 선행학습을 못하게 하고 학원은 선행학습 광고를 할 수 없게 하는 법이다. 이 법 제8조 선행학습 유발 광고 금지조항에 따라 학원은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나 선전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광고만 하지 않으면 학원은 강의실에서 선행학습을 해도 괜찮다. 광고를 하더라도 처벌은 교육부장관이나 교육감이 시정이나 변경 명령을 내릴 수 있다'(14) 뿐이다. 그런데 학원은 사교육 시장이기 때문에 함부로 규제조항을 만드는 게 어렵다고 한다. 법만으로는 선행학습을 막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몇 년 전 미국 초등학교에서 잠시 공부를 한 적이 있다. 6학년 수업인데 선생님은 곱셈과 나눗셈의 원리를 한 달 정도 가르쳤다. 하루는 과일을 갖고 와서 잘라서 나눠보며 토론수업을 했다. 우리나라였으면 구구단 외우고 시험문제 풀면 끝이었는데 정말 이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렇게 실험을 하고 토론을 하면서 정확한 원리를 배우는 활동이었다. 한국처럼 계속 진도만 나가는 것이 아니었다. 속도는 느리지만 모든 학생들이 기본을 알게 하는 환경이었다.

 

사실 세계적 수학자는 미국에 대부분 있다는 뉴스도 봤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시대라고 한다. 컴퓨터가 어려운 수학을 다 풀어줄 수 있는 시대다.

 

사람들이 각자 갖고 있는 소질로 더 공부를 하고 더 능력을 키워갈 수 있는 교육제도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사촌오빠는 학교교육을 다 마치지 못하고 바둑에 전념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열리는 바둑대회에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그 능력을 인정받아 로스앤젤레스의 한 대학에 입학했다. 전공은 컴퓨터 공학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창의적인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모두가 똑같은 선행학습을받는 교육환경은 좋은 것일까? 교육 환경이나 법을 바꾸는 건 참 힘든 일인 것 같다. 우선은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요즘 내 주변에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수업을 하며 자신의 적성을 찾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선행학습금지법' 이름처럼 정말 선행학습이라도 금지하려면 스스로 마음을 바꿔야 한다. “아빠, 엄마! 학원 안 다녀도 되지?”

 

 

 [블로그기자의 의견이 반영된 기고문입니다]

 

 

 

= 12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최인화(중등부)

이미지 =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