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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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에서 선녀옷을 훔친 나무꾼의 죄는?

법무부 블로그 2020. 4. 29. 11:30



우리는 어릴 적부터 다양한 전래동화를 많이 일었습니다. 호랑이와 팥죽할멈에서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말을 우리는 늘 들었기에 호랑이가 나쁘다고 생각이 되지 않고 오히려 친숙한 느낌이 드는 것일까요? 이렇게 우리는 전래동화를 아이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들려줍니다. 하지만 사실 법적으로 재해석해서 읽어보면 전래동화 주인공들은 나쁜 잘못들을 저질렀답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재미있게 읽었던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전래동화 이야기 속에서 나무꾼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주인공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주인공들의 범죄 행위들에 대한 판단을 중점으로 두어 실제상의 형사법리를 떠나재미를 위해 모의재판 형식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재판장: 지금부터 사건번호 2020나무꾼XX의 피고인 선녀와 나무꾼주인공들에 대한 복합 범죄 사건 공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사건의 유래 전래동화는 선녀와 나무꾼으로 약취유인죄, 강요죄, 감금죄, 절도죄 등 여러 가지 범죄들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건번호 2020나무꾼XX의 올바른 판결을 위해 사건의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검 사: 옛날 옛적에 아직 장가를 가지 못한 마음씨 착한 나무꾼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숲 속에서 나무를 하던 나무꾼은 사냥꾼에게 쫓기는 아기 사슴을 만났습니다. 나무꾼은 아기 사슴을 숨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기 사슴은 나무꾼에게 너무 고마워서 나무꾼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나무꾼님, 이 아래 골짜기 연못에서 선녀들이 목욕을 할 거예요. 그 때 선녀의 날개옷 하나를 감추고 아내로 맞으세요. 그런데 아이 셋을 낳기 전에는 절대로 옷을 돌려주시면 안돼요.” 이 말대로 나무꾼은 연못을 찾아가 날개옷 하나를 감췄습니다. 그러자 날개옷을 잃어버린 한 선녀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어 나무꾼이 얼른 달래서 집으로 데려와 아내로 맞았습니다. 나무꾼은 이렇게 아름다운 선녀와 두 아이, 그리고 건강한 어머님이 함께 지냈기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나무꾼은 아기 사슴의 말을 까먹고, 너무 행복했던 나머지 선녀에게 날개옷을 주고 맙니다. 그리고 선녀는 날개옷을 받자마자 두 자식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올라갑니다. 나무꾼은 자신이 선녀에게 날개옷을 준 것을 땅을 치며 후회합니다. 그러자, 예전의 아기 사슴이 나타나 또 이런 조언을 해줍니다. “왜 제 말을 듣지 않고 날개옷을 보여주셨나요? 내일 밤 다시 그 연못으로 가 보세요. 하늘에서 물을 기르기 위해 두레박이 내려올 테니 그걸 타고 하늘로 올라가세요.” 나무꾼은 또다시 사슴의 말대로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가족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재판장: , 사건 잘 들었습니다. 이제 기소할 사항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 사: 먼저 나무꾼이 저지른 범죄 행위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몰래 선녀들이 목욕하는 것을 훔쳐보는 장면입니다. 나무꾼은 아기 사슴의 말을 듣고 연못으로 내려가 선녀들의 목욕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몰래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봅니다. 이건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 성폭력 특례법 제12에 따르면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 목욕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나무꾼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일부러 선녀들의 목욕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기 때문에 성폭력 특례법 제12조에 해당됩니다. 다음은 나무꾼이 몰래 선녀의 날개옷을 감춘 장면입니다. 선녀들이 목욕을 하는 동안, 나무꾼은 몰래 한 선녀의 날개옷을 감추었습니다. 형법 제329(절도)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따라서 선녀의 옷을 훔친 나무꾼에게 절도죄를 적용해야 합니다. 이후 나무꾼은 한 선녀의 날개옷을 훔쳐 그 선녀가 연못에서 수치심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을 무심코 지나갈 수 있지만 선녀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굉장히 수치스러웠을 것입니다. 이는 나무꾼이 선녀를 감금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현행 법에 따르면 형법 제276조에서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감금에는 수단과 방법에 제한이 없어 당사자가 감금당한 감정을 느꼈다면 그것은 감금죄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나무꾼 또한 선녀가 연못에서 수치심을 느껴 못 나오게 하였으므로 감금죄에 해당됩니다. 마지막으로 선녀를 데리고 나와 아내로 삼고 아이를 낳게 한 장면을 살펴보면 나무꾼은 선녀를 결혼 목적으로 유인하여 함께 살게 됩니다. 나무꾼이 선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점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제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아기 사슴의 말을 충고 삼아 선녀를 아내로 삼기 위해, 즉 선녀와 결혼을 목적으로 선녀를 잘 달래서 자신의 집에 유인한 점은 명확합니다. 형법 제288조에 의하면 추행, 간음, 결혼 또는 영리의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또한, 더 나아가 나무꾼이 조금이라도 날개옷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를 이유로 선녀에게 결혼과 출산을 원했다면 형법 제324조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를 적용합니다. 이상 기소를 마치는 바입니다.

 

재판장: 변호인은 이에 반대 변론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변호사: 먼저 첫 번째로 나무꾼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목적으로 선녀들이 목욕하는 것을 봤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나무꾼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또 이를 목적으로 간 것이 아니라 선녀를 아내로 삼기 위해 갔던 것입니다. , 나무꾼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목적으로 갔다고 하더라도 이는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다음으로 검사 측에서는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감추었기 때문에 형법 제329조에 의해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절도의 행위가 인정되려면 불법영득의사가 필요합니다. 불법영득의사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 또는 처분할 의사를 말합니다. 나무꾼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습니다. 선녀의 날개옷을 자기가 입지 않았고 사용하지 않았을 뿐더러 경제적 용법에 따라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선녀를 자신의 아내로 만들기 위해 잠시 감췄던 행위로 짐작되기 때문에 나무꾼은 형법 제329조의 절도죄가 아니라 형법 제366조인 재물은닉죄, 즉 제366(재물손괴 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에 해당될 뿐입니다. 이상 마치겠습니다.

 

재판장: , 검사 측 다음 기소 사항을 말해주세요.

 

검 사: 다음 주인공이었던 선녀의 범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무꾼에게 입은 피해가 너무 많아 선녀의 범죄가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선녀도 분명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나무꾼에게 날개옷을 받자마자 선녀는 자신의 두 자식들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남편의 사전 협의와 아무 동의 없이 순식간에 자신이 가고 싶어 했던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물론 자신의 자식이기에 데려가는 것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이는 형법 제287조 미성년자의 유인죄에 해당됩니다.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형법으로 아무리 그 자식들이 선녀의 자식들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식들의 보호자인 아빠, 즉 나무꾼의 의견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법을 위반하는 사항입니다. 따라서 선녀를 미성년자 유인죄로 처벌해야 합니다. 사슴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슴도 선녀처럼 아무 잘못 없이 오직 나무꾼에게 도움만 준 착한 아기 사슴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슴은 나무꾼의 공범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기 사슴이 나무꾼에게 도움을 준다는 구실로 오히려 나무꾼에게 잘못된 행실을 알려줬습니다. 이렇게 사슴한 행위를 교사라 칭합니다. 타인으로 하여금 범죄 실행을 결의하고 이 결의에 의하여 범죄를 실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범죄 의사가 전혀 없던 나무꾼에게 도움을 준다며 여러 가지 범죄들을 저지르도록 하였습니다. 따라서 형법 제31조에 의해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을 처벌한다를 적용하여 사슴을 처벌해야 합니다. 이상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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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몰래 선녀들이 목욕하는 것을 훔쳐보는 장면

성폭력 특례법 12(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목욕실 또는 발한실(發汗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나무꾼이 몰래 선녀의 날개옷을 감춘 장면

형법 329(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366(재물손괴 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선녀의 옷을 숨겨 수치심에 연못에서 나올 수 없게 한 장면

형법 276(체포, 감금, 존속체포, 존속감금)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2항 존속에 대한 부분 생략).

 

#4 선녀를 데리고 나와 아내로 삼고 아이를 낳게 한 장면

형법 288(추행 등 목적 약취, 유인 등)

추행, 간음, 결혼 또는 영리의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이하 제2, 3항 생략).

형법 324(강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이하 제2항 생략).

 

#5 선녀가 나무꾼에게 날개옷을 받고 자신의 자식들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날아가는 장면

형법 287(미성년자의 약취, 유인)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6 사슴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나무꾼에게 도움을 주며 조언하는 장면

형법 31(교사범)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이하 제2항 및 제3항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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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지금부터 사건번호 2020나무꾼XX, 피고인 선녀와 나무꾼주인공들에 대한 판결을 내리겠습니다. 먼저 피고인 나무꾼에 대해서는 성폭력 특례법죄, 감금죄, 약취유인죄에 대한 죄가 인정됩니다. 피고인이 성적 욕망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어도 몰래 지켜보았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범죄에 해당됩니다. 감금죄는 법에 명시된 대로 감금이라는 기준 자체가 피해자인 선녀에게 있었기 때문에 명백히 잘못된 행위입니다. 따라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약취유인죄 또한, 범죄 행위가 명확하여 부정할 수 없다. 나무꾼이 나이 들어 장가를 가지 못해 아내를 삼기 위해, 즉 결혼을 목적으로 그녀를 날개옷을 숨겨 유인했기 때문에 약취유인죄가 적용 돼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합니다. 절도죄 같은 경우에는 변호사의 의견과 같이 나무꾼의 불법영득의사가 전혀 없었기에 절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신 이를 재물은닉죄라고 판단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바입니다. 다음 주인공이었던 사슴과 선녀는 모두 무죄라고 판결합니다. 현행 법상 위반된 범죄 행위이지만 그들의 범행 의도와 동기를 고려하여 증거 불충분 및 부족으로 인해 무죄라고 판결합니다. 따라서, 성폭력 특례법 제12, 형법 제276, 288, 366조에 근거하여 성폭력 특례법죄 및 경범죄, 재물은닉죄, 감금죄, 약취유인죄를 저지른 피고인 나무꾼에게 10년 이하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하는 바입니다.

 


= 12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심규리(고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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