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외국인들 비중이 점점 커지는 이유

여러분은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는 어떠신가요?

 

외국인들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영화배우가 출연하는 한국 영화와 한국에서 거주하는 주한 외국인이 출연하는 한국영화입니다. 전자로는 수잔브링크의 아리랑(1991), 베를린 리포트(1991), 무사(2001), 파이란(2001), 2009로스트 메모리즈(2002)등이 있고, 후자로는 천하장사 마돈나(2006), 초능력자(2010), 방가?방가!(2010) 등이 있습니다.

 

 © 다음 영화검색

 

개봉연도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외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배우들이 한국 영화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한국말을 잘하는 주한 외국인들의 출연이 부쩍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달라진 사회현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영화에는 그 시대가 녹아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생기는 일들이 영화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영화 ‘파이란’만 보더라도 최민수와 위장 결혼한 중국 여성 파이란이 나옵니다. 위장결혼은 불법범죄조직이 검거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였고 지금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의 개봉 영화는 어떤 모습으로 외국인을 담고 있을까요? 2006년 개봉된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는 주인공 오동구(류덕환 분)가 짝사랑하는 일본어 선생님 역으로 일본배우 초난강이 등장하며, 오동구의 아빠(김윤석 분)가 동료와 술을 마시다가 시비를 거는 상대로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나옵니다. 여기서 동구의 아빠는 가만히 있는 외국인들을 화풀이 상대로 삼아 시비를 걸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만 해도 외국인들은 무시받는 근로자들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하지만 2010년에 개봉한 ‘초능력자’와 ‘방가방가’에서는 외국인들이 조금 다르게 등장합니다. 일단 한국어가 놀랍도록 유창한 외국인들이 단역이 아니라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초능력자에서는 두 명의 백인과 흑인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며 주인공 고수의 절친으로 등장합니다. 외국인들이 이제는 한국 사회에 많이 자리잡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듯이 이들의 비중도 무게 있게 다루어집니다.

 

같은 해에 나온 영화 ‘방가방가’에서도 외국인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등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주인공이 외국인 근로자 행세를 하며 외국인들 속에 파묻혀 살고 있습니다. KBS 1박 2일로 더욱 유명해진 ‘칸’도 이 영화에서 비중있게 나오는데, 한국인의 눈으로 보는 외국인 근로자가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의 입장에서 당하는 차별과 서러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 사회가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한 주한 외국인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조금씩 우리는 ‘친구’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네요.

 

 

© 영화 <방가?방가!>

 

설연휴 동안 주목받은 외국인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구잘 투르수노바’입니다. 구잘은 KBS '글로벌 스타 청백전’에서 개그맨 김영철과 ‘내 귀에 캔디’를 부르며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습니다. 그 덕분에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지요. ‘우즈베키스탄의 김태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드나들 정도로 폭 넓은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 숫자와 영역은 더욱 많아지고 넓어지겠지요.

 

 

© KBS <글로벌 스타 청백전>

 

 

더불어 우리의 인식도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등을 우리는 진정한 친구로 따뜻하게 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영화 속 외국인들도 더 이상 차별받지 않으며, 완벽한 친구로 그려질 것입니다.

 

 

비록 피부색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지만, 그들도 결국은 우리가 품어야 할 또 다른 이름의 한국인이니까요...

 

 

© 영화 <방가?방가!>

 

 

글 = 이민재
사진 = 출처 밝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