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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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우유가 특별한 이유

법무부 블로그 2011. 1. 19. 17:17

 

 

 

 

지난 1월 15일, 어느 일간지에 신정아씨의 교도소 생활에 관련된 인터뷰가 게재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교도소 생활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그의 새 삶을 응원하는 취지의 인터뷰는 좋지만, 교도소 수용 생활에 대해 오해를 살만한 내용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도소에 난방시설? 당연히 되어 있죠!

언론에서는 이날 그녀의 힘들었던 수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 했는데요. ‘구치소에서 담요 2장으로 겨울을 지냈고, 너무 추워 이가 딱딱 부딪쳐 잠을 못 이룬 날도 많았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수감되었던 영등포구치소 여사동은 전기판넬 등으로 거실바닥 난방이 되어 있으며, 동절기에는 추가로 매트리스와 솜이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녀가 추운 독방생활을 했다, 이가 부딪혀 잠을 잘 수 없었다고 이야기한 것은 자신이 처한 처지에 대한 두려움과 처음 접해보는 교도소 생활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작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용자도 사람이고 인권이 있기에 아무리 교도소라도 냉방으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모두들 잘 알고 계시겠지요?^^

 

 

 

 

입소 전 신체검사는 필수!

수용시설 입소시에는 누구나 신체검사를 받습니다. 담배나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속옷이나 몸속에 숨겨서 들어가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지요. 그렇기 때문에 모두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입소자들의 신체검사, 특히 여성 수용자들은 수용자의 인권을 고려하여 여사신입실에서 칸막이로 가린 상태에서 여자교도관 한명과 1:1로 신체검사를 실시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 대해 그녀가 ‘구치소 직원들이 수군대는 것 같았다.’라고 이야기 한 것은 아마도 불안한 당시의 심리가 투영된 주관적인 감정일 듯 합니다.

 

 

그녀는 또한 밤새 수용자 중 누군가가 “가랑이 찢어 죽일 X !!" 이라는 욕을 해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털어놓았는데요. 안타깝게도 이 사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단, 당시 같은 수용사동에는 독거수용중인 정신질환 수용자가 있어 거실내에서 수시로 떠들고 소란을 피운 사실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아마도 그와 연관된 오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등포 구치소에서 호송버스 오를 때 남·녀 서로 보지 못해

신문에서는 호송버스에 오르려던 그녀에게 남자 사동에서 ‘힘내!’라는 글을 쓴 종이를 흔들어 보였다는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이야기만 들어서는 왠지 운동장을 같이 쓰는 남자중학교와 여자중학교 학생들의 귀여운 장난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사실, 교도소에서는 이런 것들이 불가능합니다.

 

 

영등포구치소의 남사동과 여사동은 벽으로 차단되어 있고 거실창문도 차단펜스로 가려져 있습니다. 남사동 1동상에서 여사동 운동장이 노출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남사동과 여사동 사이 벽 윗부분에 1m 가량의 차단막도 설치된 상태입니다. 여자수용자는 정문에서 보안과 사이의 공간에서 호송버스를 타는데 그 장소에서는 남자수용사동이 보이지 않고, 거리가 15m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인터뷰 내용처럼 종이에 적은 글씨까지 식별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교도소에는 좀 더 안전하고 위생적인 우유가 보급됩니다.

 

 

 

 

 

진한 우유를 좋아한다는 신정아씨는 아마도 수감중에는 진한 우유를 마시지 못했을 겁니다. 인터뷰에서도 그 점이 아쉬웠다고 이야기 했는데요. 교도소에는 진하지 않은 묽은 우유가 공급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답니다.

 

 

우유에는 멸균 우유와 살균 우유가 있는데요. 시중에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것은 대부분 살균 우유로 냉장보관을 해야 하지만 교도소에 공급되는 우유는 멸균 우유로, 미개봉한 상태에서 유통기한까지는 상온보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냉장고가 없는 교도소에서는 살균 우유 보다 멸균 우유가 더욱 필요합니다. 게다가 멸균 우유는 살균 우유보다 유통기한이 훨씬 길기 때문에 교도소에서는 멸균 우유가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이야기 한 ‘유통기한 2개월의 묽은 우유’역시 교도소에 들여오기 위해 일부러 그런 우유를 만들어 낸 게 아니라 교도소에 공급된 멸균우유의 특징을 본인이 보고 느낀대로 이야기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절대 이상한 우유가 아니라 ‘멸균 우유’였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교도소는 수용자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신문지상에서는 ‘구치소에서 튀긴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는 내용도 있었는데요. 튀긴 음식이 일반 가정에 비해 적은 것은 다수의 수용자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매점에서 살 수 있는 과자가 1년에 한번만 바뀌는 이유는 1년에 한 번 입찰에 의해 업자를 선정하기 때문입니다.

 

 

죄 값을 치르기 위해 수감된 수용자들의 생활이 내 집 안방처럼 따뜻하고 아늑하기도 힘들지만, 먹을 것 역시 내 입맛에 맞는 맛있는 것만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도소에서도 수용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신문에 실린 신정아씨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교도소 생활이 최악이었다더라!” 라는 것이 아닌 “그녀가 죄를 모두 뉘우치고 새 삶을 살기 위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녀가 수인번호였던 ‘4001’을 휴대폰 끝자리로 선택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은 지난 죄를 뉘우치되 자신의 과오를 항상 잊지 말자는 의미도 담겨 있을텐데요. 큰 용기를 내어 세상 밖으로 목소리를 낸 그녀의 행보를 응원하며 관심있게 바라봐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 법무부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