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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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는 나는 오늘도 불안하다

법무부 블로그 2011. 1. 18. 17:00

최근 전문적인 복장과 헬멧을 갖추고 도로를 당당하게 질주하는 자전거 유저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벼운 통학수단이나 주변 마실 용으로 여겨지던 자전거가 경제성장과 더불어 또 하나의 여가, 레포츠 활동으로 크게 각광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얼마 전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정부는 전국적인 자전거 도로 설계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단기적으로 10년에서 장기적으로 20년까지 전국을 잇는 자전거 도로를 신설하기로 한 것입니다. 서울 지하철의 몇 몇 차량과 기차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차량을 만들고 행정안전부와 일부 지자체에서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법안 등을 신설 및 개정하는 것에서 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 사진출처 : 연합뉴스
(<그래픽> 전국순환 자전거도로 계획노선  2010.8.4. )


프랑스는 일찍이 ‘투르 드 프랑스’ 같은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를 개최하는 등 자전거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자전거를 출퇴근 시 통근용으로 이용한다든지, 전문적인 레포츠활동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최근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전거 인구 증가는 한강에서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한강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 도로는 주말이면 북새통을 이룹니다. 예전에는 자전거만 달랑 탔던 사람들이 이제는 안전 헬멧과 자전거에 편한 복장을 갖추고, 제법 값이 나가는 자전거를 타기도 합니다.

 

 

▲ 다들 완벽하게 장비를 갖추었? ^^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를 맘껏 타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는 매주 땀 흘리며 50km 남짓 거기를 자전거로 타고 다니는 자칭 자전거 마니아입니다. 저는 학교 혹은 약속장소까지 교통비를 들이지 않고 자전거를 통해 빠르고 재미있게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끌고 나가기에 앞서, 제 안전을 생각하고 행여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게 되면 씁쓸히 자전거를 다시 걸어 잠그게 됩니다. 자전거 도로가 가장 잘 확충된 곳이 서울이지만 안전 불감증은 여전히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은 왜일까요?

 

도로교통법 제2조 제16항
‘차’라 함은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1) 자동차

(2) 건설기계

(3) 원동기장치자전거

(4) 자전거
(5) 사람 또는 가축의 힘이나 그 밖의 동력에 의하여 도로에서 운전되는 것. 다만, 철길이나 가설된 선에 의하여

    운전되는 것, 유모차와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보행보조용 의자차를 제외한다.

 

위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전거는 법적으로 ‘차’에 분류가 됩니다. 따라서 인도에 설치된 자전거도로가 아닌 이상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서 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와 자전거가 부딪치면 크게 상처 입는 쪽은 어디일까요? 아무리 자전거가 ‘차’에 해당한다고 해도 쌩쌩 달리는 차 옆으로 지나가는 건 무섭기만 합니다.

 

도로교통법 제13조 제3항
차마의 운전자는 도로의 중앙으로부터 우측부분을 통행하여야 한다.


또 위의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전거는 도로의 우측에 붙어서 통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죠. 그런데 도로 우측의 실태는 어떨까요?

 

 

 


위 사진은 우리가 흔히 보는 도로 모습입니다. 도로 가장자리는 강수 시 배수로의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사진에서처럼 포장이 되어 있지 않고, 약하지만 경사도 져있습니다. 도로를 빠르게 다닐 수 있는 로드사이클의 경우에는 바퀴가 얇고 공기압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어 MTB같은 산악자전거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시내 주행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충격에 민감하고 적절한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는 쉽게 펑크가 납니다. 우리의 도로는 도로 곳곳에 아스팔트가 꺼진 곳이나 사고로 인한 유리파편들이 종종 있습니다. 자전거로 다니기에 위험한 것이 사실이지요.

 

그렇다면 자전거 도로는 잘 되어 있을까요?

 

결국 자전거는 자전거전용도로로 다니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하지만 자전거 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을까요?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가 함께 만든 ‘자전거이용시설설치및관리지침’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내부에 자전거도로의 설치 방법이 자세히 안내되어 있습니다. 그걸 기준으로 직접 알아봤습니다.
 

 

 

[자전거 도로의 구분]

 

 

 

 

[자전거 도로 설치의 올바른 사례]

 

 

 

 

 

[자전거 도로 설치의 잘못된 사례]

 


관리 지침은 있지만, 그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자전거도로가 많습니다. 하천이나 공원에는 비교적 자전거 도로가 잘 설치되어 있지만, 일반 도로나 인도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는 대부분 잘못 만들어져 있는 실정입니다.

 

잘못된 사례 첫 번째 사진을 보면, 자전거 도로와 차도의 분리대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 자전거도로와 버스 정류장이 만나는 지점인데 아무런 안전표시가 없습니다. 거기다 버스는 자전거 전용도로 위로 아무렇지 않게 침범해 들어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잘못된 자전거 도로의 두 번째 사진은 자전거도로 위에 가로수가 있습니다. 과연 자전거가 달릴 수 있을까요?

 

잘못된 자전거 도로의 세 번째 사진은 두 번째와 반대의 경우입니다. 이번에는 오히려 사람이 다니는 인도가 가로수에 막혀 있습니다. 이 경우 보행자들은 불가피하게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게 될 테고, 보행자와 자전거의 충돌이 우려됩니다.

 

▲ 사진 출처 : 아이클릭아트

 

우리 주변에는 자전거 도로가 참 많습니다. 그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지요. 자전거도로를 전국적으로 연결하겠다는 설계도 많은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희소식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자전거 도로가 법에 맞게 잘 설치되어 있는지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기존 도로의 노면 관리도 꾸준히 해야 할 것입니다. 차도를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보수하듯이 자전거 도로에도 일정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자전거 도로가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지속적이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글·이미지 = 김회일 기자
참고 = 자전거이용시설설치및관리지침(2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