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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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만 가는 로스쿨?' 재학생에게 물어봤어요.

법무부 블로그 2011. 1. 17. 08:00

 

 

 

‘법무부 블로그 기자’가 되어 제가 처음으로 다룰 주제는 바로 ‘로스쿨에 대한 편견’입니다. 로스쿨은 입법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갈등, 논쟁을 유발하고 있는 이슈입니다. 특히 ‘진입 장벽이 있다’, ‘부자들만 갈 수 있다’ 등의 주장이 있는데, 이 주장은 일면은 옳지만 또 한편으로는 시행 중인 대책, 보완점 등을 온전히 고려하지 않은 주장일 수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법조인의 꿈을 꾸고 있는 약 2,500명의 로스쿨 학생들이 ‘부자 집단’이란 일반화로 비난 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로스쿨 제도는 왜? 도입된 것일까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취지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법률가를 양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로스쿨 지원 자격엔 학부 제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인문, 경영, 이공계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로스쿨 수업을 거쳐 M&A 법률 전문 변호사, 연예 법률 전문 변호사 등과 같이 전문적 분야에서 ‘전문 법률가’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또 전관예우와 서열 중심의 폐쇄적인 법조계 풍토도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가장 투명하고 정의로워야할 법조계가 각종 비리 사건들로 얼룩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법조계의 폐쇄적인 특성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로스쿨을 통해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이 대량 배출될 경우 법률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사소한 송무 의뢰도 깔끔하게 처리해줄 것입니다. 국민은 많은 수의 변호사와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들 가운데서 본인의 마음에 맞는 변호사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네이버에서 ‘로스쿨 부자’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한번 해봤습니다.


 

▲ 출처 : 네이버


위의 사진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네티즌 의견을 캡처한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대체로 ‘로스쿨 = 부자’ 로 일반화, 고정화시킨 표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처음 로스쿨을 인식할 땐 위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 주변에도 로스쿨에 대해 “못 마땅하다”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대학별 로스쿨(법학전문 대학원) 등록금은 어떻게 될까요?
 
아래의 자료는 서울신문 등록금 줄인상 ‘로스쿨은 돈스쿨’’이라는 기사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25개 대학의 로스쿨 등록금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스스로 ‘대표적 서민’이라 생각하는 제가 봐도 너무 비싸다고 생각됩니다.

대체로 국립대의 경우에 등록금의 범위가 400~700 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는 것에 비교한다면, 한 눈에 봐도 상대적으로 경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 출처 : 서울신문

 


로스쿨 등록금 비싼 건 맞습니다.

 

하지만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비용이 저렴한 것도 아닙니다!

 

현재의 사법시험 준비는 과거와는 많이 다릅니다. 동아일보 신광영 기자의 공정한 시험고시도 有錢합격 無錢탈락? 이라는 기사를 보면, 생활비가 한달에 약 120~170만원, 교재비가 연간 약 200만원, 학원비가 (종합반의 경우) 연간 500~600만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니 가정형편 때문에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제는 사법시험도 비용적 측면에서 자유롭긴 힘들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직접적 비용은 아니지만, 사법시험의 경우 ‘매몰비용’도 너무나 큽니다. 흔히 사법시험은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최소 3년은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 3년의 시험 준비 기간 동안 고시생들은 ‘아무 것도 하지 못 합니다.’ 그런데다 경쟁률도 워낙 치열해 합격을 확실히 보장하기도 어렵습니다. 소위 ‘고시 낭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또 로스쿨 등록금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로스쿨 설치 및 운영 규정에 의하면 학생 10명 당 교수 1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적은 학생 수에 비해 교수 인건비, 시설비 등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거기다 로스쿨에서는 기존의 사법연수원이 담당하던 ‘실무’에 관련된 교육도 제공합니다. 기존의 사법시험이 이론 위주였다면, 로스쿨은 이론과 실무를 모두 다룹니다. 따라서 그에 따른 교육환경과 인프라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비싼 등록금만큼 장학금 제도도 잘 되어 있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인가 심사를 위한 기준안’에 의하면 ‘로스쿨은 재학생의 20% 이상에 대해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또 이 장학금의 80% 이상은 성적순이 아니라 학생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지급해야 합니다.

 

재학생의 20% 이상이 받을 수 있는 전액 장학금뿐만 아니라 2/3를 지원하는 장학금, 1/2을 지원하는 장학금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장학금 제도 때문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모두 전액 장학금 지원을 받습니다.

 

 

 

 

제가 실제 로스쿨 학생에게 질문을 드려, 실제 로스쿨에서의 장학금 지원제도의 상황이 어떤지 알아봤습니다. (질문은 서로연 카페 회원에게 물어봤습니다. 서로연은 ‘서로 연합하는 로스쿨’이란 다음 카페로 로스쿨 재학생과 지원생이 정보를 교환하는 곳입니다.)

 

제 질문은 실제 로스쿨 내에서 장학금 혜택, 학자금 등이 상대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아니면 상대적 저소득층을 위한 로스쿨 내에서의 다른 배려 정책이 있나요? 좀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였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쪽지 전문>

 

질문이 크게 두가지라고 봤을 때 첫 질문은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 같아서 뭐라 답변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금 여부를 떠나 장학금은 큰 도움이 되니까요.. 일단 저희 학교는 장학금을 성적에 의하여 전액 -70%-50%-30% 로 구분하여 거의 모든 학생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두번째 질문은 현행 특별 전형장학생(전액 장학금 지급 받는) 이외에도 매 학기 장학금 산정시 소정의 서류(가정환경 등을 증빙해 줄 수 있는)를 제출하여 그 사정이 인정받으면 장학금 등급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질문에 답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위의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양한 학생들이 로스쿨 내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로스쿨이 시간이 지나 점차 자리를 잡아 가면, 장학금 혜택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회적으로도 이에 대한 논의가 많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로스쿨은 본래 법조인을 배출하는 통로였던 사법시험이란 큰 제도를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대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로스쿨은 ‘학자금 대출’이 가능합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의 경우 학자금 대출 없이 모든 경비를 개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그런 점과 비교한다면 학자금 대출이 비록 빚이기는 하나,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합니다. 미래의 법조인을 꿈꾸는 로스쿨 학생도 예외는 아닙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렵다고 해서 로스쿨에 지원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로스쿨 학생의 답변도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쪽지 전문>

제가 다른 학생들의 형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겠습니다만,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다양한 계층이 있겠지요^^ 다만 대학시절 때보다는 부유한 친구들이 좀더 많은 거 같다라는 인상을 받기는 합니다, (아마도 직장생활 등으로 벌어놓은 것이 있는 친구들도 상당 수 있을테니까요-또한 로스쿨 올 정도의 실력있는 친구들이 사회생활에서도 높은 소득의 직종에서 일했을 가능성이 높으니) 물론 장학금을 위하여 필사적으로 공부하거나 주말 등을 이용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도 공존합니다. 다른 집단에 비해서 나이층이 다양하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거 같네요.

 

부유한 학생도 있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있고...... 로스쿨에 진학한 학생들은 다양한 계층,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모두 하나의 꿈을 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의 법조인!!!’ 로스쿨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조금 더 열린 관점으로 바라봤으면 합니다. 그것이 부족한 로스쿨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학생들의 꿈을 온전하게 지켜주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글·이미지 = 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