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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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5개 부처가 함께 ‘외국인 고충상담’ 새롭네요.

법무부 블로그 2010. 11. 10. 17:00

   

 

 

“제 동생이 공장에서 일 하고 있는데, 이제 체류기간이 다 돼서 중국으로 돌아가야 해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그만둬야 하고 중국에 가서 딱히 할 일도 없는데, 한국에 더 오래 있을 수는 없어요?”

 

중국 심양 출신인 조선족 동포 남 모씨(58세, 여)가 동생이 직장을 그만 둬야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남 모씨의 이야기를 들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은 꼼꼼히 메모했던 상담 내용을 들여다보며 말했습니다.

 

“동생분 체류비자가 H-2군요. 그런데 같은 직장에서 벌써 4년 넘게 일 하셨네요? 그러면 재외동포 자격인 F-4 체류비자로 변경해서 계속 한국에 계실 수 있어요.”

 

이 말 한마디에 얼굴이 환해진 남 모씨. 바로 동생에게 전화를 하더군요.

 

법무부는 지난 4월 26일부터 방문취업(H-2) 비자로 체류 중인 동포 중에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 재외동포(F-4) 자격으로 변경해주고 있습니다. 재외동포 자격으로 변경되면 2년마다 체류 연장을 하여 계속해서 한국에 체류할 수 있습니다. (H-2는 최장 4년 10개월까지 한국에 체류할 수 있습니다.) 또 전문직 등 취업 분야가 넓어집니다.

 

- 제조업·농축산업·어업·간병인 또는 가사보조인으로 1년 이상 동일 직장(혹은 직종)에서 근속한자

- 제조업·농축산업·어업 분야 6개월 이상 장기근속하고, 국내에서 관련분야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자

- 최근 2년간 연평균 200일 이상 국외 체류자(일명 보따리 무역상 포함) 또는 만 63 세 이상인 자

 

 

무릎이 아파서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왔다는 베트남국적 보터계우완 씨(29세.여). 두 살 된 예쁜 딸을 안고 정형외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조제해 준 약을 받은 후, 2주 후 치과 검진도 받겠다고 예약을 하고 돌아갑니다. 대기표를 받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본인 이름을 또박또박 적은 진료차트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흐뭇해하더군요. 하지만 잠든 아기를 안고 아기 짐 보따리까지 들고 다니는 보터계우완 씨가 힘들어 보였어요. 저는 버스 타는 곳까지 가방을 들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고맙다며 제게 음료수를 건네더군요. 제가 말을 걸어본 첫 번째 베트남 사람입니다. 다음엔 이런 아기 엄마들을 위해 행사장 내에 유모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민 많은 결혼이민자, 유학생, 외국인근로자 모두 모두 모이세요!

 

11월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시의사회관(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재한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정부합동고충상담 및 무료 진료’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를 포함해 5개 정부부처 실무진들이 분야별로 상담에 응해주고 있었는데요.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농협중앙회에서 쌀 2kg을 선물 해 주기도 했습니다.

 

 

 

▲ 2KG의 쌀이 들어있는 종이봉투.

서울시의사회관 앞에 이 종이봉투를 똑같이 들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 재밌었습니다. 

 

 

이 날 참여한 자원봉사자가 70~80명, 방문한 재한 외국인이 약 300여명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어디든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오후가 되어서는 진료실 복도를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대기표를 들고 위층 계단까지 사람들이 늘어섰습니다. 정부합동 고충상담 및 무료진료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매해 11월에 열립니다. 매해 이곳에서 무료진료도 받고 고충상담도 받았다는 50대 외국인근로자는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 고충상담을 받기 위해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들(좌)과 치과진료와 약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우)

 

 

 

 

 

가장 많이 받는 고충상담은 무엇일까요?

 

서울출입국사무소 박인태 계장을 만나 어떤 고충상담이 많았는지 들어봤습니다. 박 계장은 사증변경, 동포의 영주권 취득, 동포의 불법체류 등의 문의가 가장 많았다고 답했습니다. 체류와 관련된 사항은 개인별로 맞춤 상담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궁금한 점이 있다면 ‘홈페이지 하이코리아(www. hikorea.go.kr)’ 또는 ‘국번 없이 1345’로 문의하라고 했습니다.

 

서울시의사회 의료봉사단 김종흥 단장은 성인병인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의 상담이 가장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 외에도 내과, 외과, 정형외과, 안과, 치과 등 12개 과목이 있으니 몸이 아프신 분들은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하시더군요. 운영방법에 대해 묻자 후원이 절실하다고 하며 “제약회사의 후원 또는 소액기부라도 자동이체 후원을 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각국의 음식도 맛보고 가세요~

 

 

 

  ▲ 미얀마 만두, 스티키라이스(노란 찹쌀밥), 치킨 후라이 건강식 모듬

 

정부합동 고충상담이 있던 날, 1층 마당에서는 각 국가별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출입국 결혼이민자네트워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밤새워 가며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중국, 베트남, 몽골, 필리핀, 태국, 미얀마, 일본 등 준비된 음식이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저는 매콤하고 달콤한 칠리소스를 뿌린 미얀마 만두와 스프링 롤을 맛 보았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시 접시를 내밀었더니 두 개를 더 주셨네요.^^ 겉은 바삭바삭한 스낵 같고, 내부가 살짝 투명하게 보이는 만두는 각종 야채가 한가득해 정말 맛있었습니다.

 

“배부르지 않으시면 다시 와서 드세요~^^”하고 큰 소리로 외치는 일본인 차해영씨(36세)는 이런 행사가 꽤 즐거운 표정입니다. 유부초밥에다 소시지, 말린 두부채 무침을 담아 주었어요. 베트남 월남쌈, 두툼한 불판에 구운 몽골식 양고기도 빠지지 않았지요. 임신 했을 때 고향음식이 정말 그리웠다는 한 베트남 결혼이민자는 음식을 통해 향수를 달래고 있었습니다.

 

 

▲ 음식 맛보러 오라고 사람들을 모으고 있는 일본인 차해영 씨

 

 

 

마침 상명대 외식영양학과에 재학 중인 유학생 담야기(중국.23세.여)씨와 같은 학과 중국인 친구들이 왔는데 오랜만에 고향 음식을 보니 반갑다며 즐거워했습니다. 엄마를 따라 온 어린 아이들도 저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흙장난을 하더군요. 다문화를 온 몸으로 체험한 하루였습니다.

 

 

▲ 음식을 맛보고 고향 생각이 난다는 담야기(좌)씨와 친구들

 

 

 

이 날 하루 동안 한 장소에서 정말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재한 외국인의 고충을 듣고 해결하려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법무부, 과학기술부 등 5개 중앙부처가 함께 했다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네요. 매년 이와 같은 행사가 꾸준히 실시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사진 = 김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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