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술자리 왕게임도 성추행이 될 수 있을까?

법무부 블로그 2010. 8. 5. 20:00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시원한 맥주 한 병이면 이 무더운 여름을 한 방에 날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위를 날려줄 것 같은 이 ‘술’ 웬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냐고요? 일일이 다 말로 설명해 드리긴 쉽지 않지요. 단, 한 가지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음주문화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술이 웬수가 되는 경험을 톡톡히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술자리 왕게임의 진실

 

즐겁자고 마시는 술이 가끔은 부담스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가장 부담스러울 때가 바로 술자리에서의 과한 스킨십이 발생했을 때인데요.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술을 먹이기도 하고 게임을 하여 짓궂은 벌칙을 수행하도록 하기도 합니다.

 

미션이 짓궂기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왕게임’ 인데요. 대략의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긴 나무젓가락이나 담배, 싸인펜을 준비합니다. 술자리에 함께 한 인원수에서 한명 모자르게 준비한 나무젓가락이나 담배 필터 부분에 숫자 적습니다. 예를 들어 술자리에 함께 한 인원이 5명이라면 4번까지, 10명이라면 9번까지만 적는 것이죠. 그리고 나머지 하나에는 ‘왕’이라고 적습니다. 그 후, 숫자가 보이지 않게 잘 섞어서 젓가락이나 담배를 잘 섞고, 모두 하나씩 뽑습니다. 그리고는 ‘왕’을 뽑은 사람이 숫자를 불러 하고 싶은 미션을 시킵니다.

 

왕게임의 ‘왕’들은 처음에는 일단 술을 먹입니다. 남자건 여자건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마시게 합니다. 그래야 취할 수 있으니까요. 일단 좀 취했다 싶으면 이번에는 스킨십 게임을 시킵니다. 1번과 3번이 뽀뽀해라, 4번과 6번이 포옹해라 등 남녀성별도 확인하지 않고, 해당한 사람의 의사또한 무시된 채 왕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합니다. 같은 남자끼리 혹은 여자끼리 게임을 해야하는 상황에도 군소리 없이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지요.

 

술자리 왕게임도 성추행 아닌가요?

게임 도중에 “나 쟤랑 뽀뽀하기 싫어!”라고 말했다가는 분위기를 망치는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여성들은 어쩔 수 없이 분위기에 묻혀 얼렁뚱땅 미션을 해치워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에서 하기 싫은 스킨십을 억지로 한 이런 경우 과연 성추행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은 왕게임을 하기로 시작했다는 자체가 ‘어떤 미션이든 행하겠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는 것이므로 게임 안에서 어떤 성적인 미션이 오고가도 그것은 성추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요.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왕게임이 비록 ‘왕이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하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거기에 성적인 행동이나 요구사항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되는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명령했을 때 자칫 게임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암묵적인 강요에 의해 억지로 미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미션을 하기 싫다는 사람이 있다면 억지로 시키지 말고 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해주는 게 좋겠습니다.

 

 

‘좀비게임’으로 성추행 당한 여학생의 죽음

왕게임보다는 좀 단순한 좀비게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방에 불을 꺼 놓고 손으로 더듬어서 특정인을 찾는 게임인데요. 이 게임에는 성추행을 충분히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바로 다수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고, 불을 끄면 그 다수가 섞여서 누가 누군지 모른다는 것이지요.

 

어둠속에서 뒤섞인 남학생들은 최적의 조건(?)속에서 여학생의 몸을 만지는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지난 4월에는 학교에서 MT에 갔다가 이 좀비게임으로 성추행을 당한 한 여학생이 자살을 했던 사건도 있었지요.

 

 MT서 ‘좀비게임’ 중 성추행 당한 여대생 끝내 ‘자살’ |폴리뉴스 2010.4.6.

http://polinews.co.kr/viewnews.html?PageKey=0101&num=102497

 

이처럼 게임이라는 명목 하에 이루어지는 스킨십게임, 또는 술김에 한 행동이 성추행으로 몰리는 위험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말 그대로 심각한 성폭력을 당했다면 대놓고 신고라도 할 수 있지만, 사실 성추행으로 신고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그 사람 또는 그 사람이 속해있는 단체와의 유대관계가 어색해 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고쳐지지 않는 그남자의 성추행! 법에게 상담하세요

성추행을 당했을 때 속앓이만 하지 말고, 성추행 가해자가 술이 다 깬 다음 그의 실수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고, 그때 자신의 기분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몇 번씩 경고를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당당히 신고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성추행은 보통 강간을 제외한 범위를 나타내기 때문에 처벌을 하는 정도가 성폭행에 비해 약한 편입니다. 성추행범 역시 피해자의 나이와 피해 정도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는데요. 성추행의 경우에는 형법상 강제 추행 죄로 처벌받게 되고, 특히 강제 추행 죄는 친고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직접 문제에 대해 고소를 해야 합니다.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성추행의 범위는 확실하게 명시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가 신체 접촉으로 불쾌함과 수치심을 느낀 경우 강제 추행이라고는 하지만 상대가 느낀다는 것은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자칫 실수로 한 행동으로 인해 좋지 않은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말 고소를 할 생각이라면 증인과 증거가 필요한데요. 대부분의 성추행은 상습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옆에서 지켜 봐 오던 증인을 먼저 확보해야 하고, 가해자와 나눈 이야기 등을 녹음하는 것도 좋은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기분 좋게 마시기 시작한 술! 마무리도 기분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이란 말이 있듯 과한 술은 애당초 마시지 않느니만 못하지요. 자칫 잘못 한 행동들로 서로의 관계가 껄끄러워 진다면 그 술자리는 기분 좋은 자리가 아닌 가시방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즐거운 음주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이미지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