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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엘 시스테마(el systema)

법무부 블로그 2009. 5. 12. 07:34

 

 

 

 

지난 3월 16일 성남아트센터에서는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울려 퍼졌다. 세상을 바꾸는 음악 치료로 유명한 ‘엘 시스테마’가 만들어 낸 살아 있는 기적과도 같은 공연이었다.

 

세상을 바꾸는 음악 치료 교육, 엘 시스테마(el systema)  

'엘 시스테마'의 공식명칭은 '베네수엘라 청소년 및 아동 오케스트라 국가시스템'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편하게 '엘 시스테마', '시스테마', '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있다.

세계 5위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 그러나 국민의 80%는 빈민층이며, 청소년층 대부분은 마약과 범죄에 찌들어 있었다. 대물림 되는 가난으로 유발된 엄청난 청소년 범죄율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었다.

1975년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교수는 베네수엘라 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허름한 차고에서 11명의 학생들과 자원봉사 교사들로 구성된 ‘엘 시스테마’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 전국에 200여개의 어린이·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136개의 센터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이 음악치료 프로그램은 사회적 문제였던 청소년 범죄율 감소와 함께 신흥 클래식 강국이라는 새로운 국가 원동력을 베네수엘라에 선물했다. 이 음악 치료 교육은 2명의 세계적으로 뛰어난 음악가를 탄생시켰다. 25세에 베를린, 이스라엘, 로스앤젤레스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얼마 전에 있었던 내한 공연에서 선보인 열정적인 연주로 한국에서도 유명해진 구스타보 두다멜와 17살로 베를린 필하모니 최연소 기악가가 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에딕손 루이스이 그 주인공들이다.

 

 

 

 

한국에도 엘 시스테마(el systema)가 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엘 시스테마’와 같은 음악 치료 교육이 한국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바로 정심여자산업학교의 ‘정심관악대’이다.

정심관악대는 1996년 7월에 보호 소년의 정서순화, 문화 예술 체험을 통한 예능 소양 계발 목적으로 창단됐다. 창단 3개월 후부터는 교내행사는 물론, 지역사회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2000년에는 KBS ‘열린 음악회’에도 출연해 전국을 정심관악대가 연주하는 선율에 빠져들게 했다.

관악대원 선발은 1년 이상 재원자 중 본인희망, 또는 음악치료를 필요로 하는 학생을 선발한다. 4주 기본 교육 후 각종 곡을 연주케 하고, 경기 도립 예술단원 10여명의 선생님들로 부터 주 1회 멘토링 교육을 받는다.

1996년 3월 창단제의를 받고 13년 동안 약 50여명의 관악대원을 지도, 지휘한 박승익 담당 선생님은 어떤 계기로 창단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우연히 운명과 같이 시작하게 되었다.”고 대답하며 새삼 감회에 젖어들었다.

“13년 동안 갖가지 일들이 있었고 힘든 적도 많았지만, 아이들이 조직 활동을 통해 책임감을 배우고 무언가 자신의 손으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이곳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 힘들고 어려운 기억들이 싹 사라진다.”며 자신이 지도하는 정심관악대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과시 했다.

가장 보람 된 일 하나를 꼽아 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이곳에서 배운 악기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진로 방향을 정하고 음악 관련 전공의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에게 남다른 애정과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정심기악대의 뜨거운 향연에 취해보지 않은 이는 감히 모를 것이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 하루 6시간 씩 연습해 드디어 하나가 된 기악대가 들려주는 열정의 연주를 말이다. 그 연주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그 음악과 견줄 수 없다. 기악대가 연주한 유명 작곡가의 그 곡명으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단순히 악기들이 만들어 낸 소리의 기억 보단 마음으로 연주한 정심기악대의 가슴 속 부푼 울림의 에너지를 관객들은 기억한다.

 

 

글 |이지선 정책블로그기자